전례의 인효성과 사효성
사효성[事效性]
교회에서는 성사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주님께서 직접 제정하신 성체 성사(감사성찬례)와 세례 성사가 있고 나머지 5개의 성사적 예식(혼배, 견진, 고해, 신품, 조병)이 있습니다. 이 성사는 교회에서 거행하는 거룩한 행위이므로 그 자체로 은총이 있다고 가르칩니다. 성사 안에서 활동하시는 분은 그리스도이시고, 성부께서는 각 성사의 성령 청원 기도에서 성령의 능력에 대한 자신의 신앙을 표현하는 교회의 기도를 항상 들어주십니다. 이를 사효성이라고 합니다. 성사 그 자체로 은총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견진에 참여하는 사람의 마음 정도는 다르겠지만 주교님의 도유와 안수의 눈에 보이는 가시적 행위를 통해 이미 견진 성사의 은총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성사는 그것을 주는 사람이나 받은 사람의 의로움이 아닌 하느님의 능력에 의해서 이루어진다."(성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 3.68. 8). 성사의 효력은 그것에 참여하는 사람의 성덕이 어떠하냐에 따라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올바르게 거행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은총은 인간에게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고, 또한 인간의 공로에 의해서 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성사를 집행하는 사제나 성사를 받는 사람이 죄 중에 있더라도 올바르게 집행된 성사는 그 행위자체로 유효한 것입니다. 성사를 집행하는 자의 태도가 문제가 아니고, 또 성사를 받는 사람의 자격이 문제가 아니고, 주님께서 만드신 그 성사 의식 그 자체로서 주님의 은혜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인효성[人效性]
그러나 성사의 은총을 받는 인간의 마음가짐이 전혀 도외시 될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신자로서의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성사를 받는 사람의 태도가 얼마나 잘 준비되었느냐에 따라서 성사의 은총을 많이 받을 수도 있고 적게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인효성'이라는 말은 성사를 받은 사람과 집전하는 사람의 준비 상태에 따른 효과라고 합니다. 달리 표현한다면 성사를 받음으로서 구원에 이르는 데는 하느님의 은총(사효성)이 필수적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사람 편에서도 그 만큼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강복을 받는다면 그 때의 기도가 강복의 은혜는 그 의식 자체로서 은혜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주체자(받는 자)들의 정성과 마음의 자세에 따라 다르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 열심도에 따라 하느님의 은혜가 크고 작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