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없이 찾아와 깨달음 얻는 계기 됐으면"
영축문화축제 개최 통도사 원산 주지 스님
- [출처]국제신문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2013-10-10 19:54:43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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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까지 통도 개산대재 개최
- 지역민들과 가까워지고 싶어
- 문화이벤트·전통의식 등 추가
-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 소외 이웃 돕기 행사 등 주관
천년고찰 도량 곳곳에는 형형색색의 가을 단풍과 어우러져 국화향이 바람에 흩날렸다. 조용하던 산사는 축제분위기로 모처럼 들떴다. 절을 세워 산문(山門)을 처음 연 날을 기념하는 개산대재(開山大齋). 개산 1368주년을 맞은 통도사가 지난 9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영축문화 축제를 열고 있다.
"개산대재를 처음 연 곳이 통도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불교신자만의 행사가 아닌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축제로 승화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영축문화축제로 명칭을 바꾸고 전통의식과 문화 이벤트를 다양하게 마련했습니다."
통도사 주지 원산 스님은 지역주민과 불교문화의 화합과 상생·소통에 초점을 맞춰 다채로운 문화한마당을 기획했다고 10일 밝혔다. 통도사 개산대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산문을 연 것을 기념해 해마다 음력 9월 9일을 전후해 열리고 있다. ▷예경의 장 ▷찬탄의 장 ▷공양의 장 등으로 나눠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예경의 장'에는 통도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전통의식이 다채롭게 마련됩니다. 보물 1562호인 영주 부석사 괘불탱을 전시하는 특별전을 비롯해 12일에는 자장율사를 비롯한 60여 고승들이 부도탑에 차를 올리는 부도헌다례가 열리는데 장엄함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원산 스님은 성보박물관에 보관된 괘불을 대웅전 앞 괘불대까지 옮기는 의식인 '괘불 이운', 부처님 앞에 차와 향을 올리는 '괘불 헌공', 설법전 '법요식'도 영축문화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통도사가 지역민과 불교의 소통을 강조하는 행사를 기획한 데는 '부처님은 생활 속에 있다'는 원산 스님의 포교철학에서 비롯됐다. 원산 스님은 2011년 5월 주지로 부임한 이후 통도사의 문을 활짝 열었다. 지난해부터 양산시민이 입장료를 내지 않고 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고 지역 노인들을 위한 만발공양, 난치병 어린이 돕기, 다문화 가족 지원 등 어렵고 힘든 이를 위한 행사를 많이 열고 있다.
"주민들이 절을 찾아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도록 무풍한송 솔밭길 보행로를 자연친화적으로 꾸몄습니다. 산책을 하면서 '나는 누구인가'에 집중하다 보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 공부가 어디 따로 있겠습니까."
원산 스님은 해인사, 송광사와 함께 우리나라 삼보사찰로 꼽히는 통도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불심을 모으고 있다. 또 다음 달 2일 통도사 서운암 장경각에서 열리는 '16만 도자 대장경 회향 대법회'를 통해 온 국민의 평화통일 염원과 의지를 하나로 결집할 수 있도록 진두지휘하고 있다.
"1991년 서운암 성파 스님을 주축으로 세계문화유산인 목판 대장경을 현대적인 도자 기술과 접목해 16만 도자 대장경을 조성했습니다. 이번 회향 대법회까지 23년이 걸린 대작인데 통도사 장경각에서 영구 보존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습니다."
조계종 초대 교육원장을 역임하는 등 종단 내 대표적 학승이자 선승으로 통하는 원산 스님은 지난해 12월 '통도사 영축 마인드케어 평생교육원'을 개원한데 이어 템플스테이 정보센터·요양병원·수행복지관 등의 건립을 추진하며 사회복지와 지역 포교에도 앞장서고 있다. 통도사를 국민사찰로 승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원산 스님은 약관의 나이인 1964년 5월 통도사 극락암에서 출가해 1968년 4월 통도사에서 월하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고 벽련화사 주지 등을 지냈다.
[출처] 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