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부터 미어(美語)의 슬랭 한 부분에 수상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Lie 와 Lay 사이에 혼돈이 온 것입니다.
Lie 를 동사(動詞)로 쓸 때 잘 아시다시피 두 가지의 전혀 다른 뜻이 있는데
첫째는 '거짓말하다'이고 둘째는 '눕는다'는 뜻이지요.
'거짓말하다'의 과거형은 Lied 이고 '눕다'의 과거형은 Lay 입니다.
공교롭게도 Lay 라는 동사가 따로 있는데 '알을 낳다', '놓다', '깔다',
또는 '눕히다' 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꼬집어 말해서 Lie 는 '눕다' 라는 자동사(自動詞)고
Lay 는 '눕히다' 라는 타동사(他動詞)라는 얘기지요.
그리고 Lay 를 속어에서 명사로 쓸 때는
'성교(性交)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됩니다.
-- She is a good lay.
-- 그녀는 잠 자리 기술이 좋은 여자야.
문제의 발단은 교육 수준이 낮은 미국인들이
'눕는다'(Lie) 라고 말 해야 할 경우에
'눕히다'(Lay) 라고 말을 하기 시작한 데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컨대,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행동을 조심하는 것을
표준영어 슬랭으로는 Lie low, '낮게 눕다' 라고 하지만
흑인들은 백이면 백이 다 Lay low 라고 틀리게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 눈치가 이상해. 며칠 동안 숨어 있으라구.
-- Something's fishy. Why don't you lay low for a few days?
심지어는 침대에 눕는다는 기본적인 뜻의 동사도
요사이는 Lie 에서 Lay 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우찌된 일인지 웬만큼 교육을 받았다는 대학 졸업생들 마저도
시치미를 뚝 떼고 Lay 라고 틀리게 말합니다.
-- I miss you as I lay alone on bed without you.
-- 당신 없는 베드에 홀로 누워 있을라 치면 당신이 그리워 져
상기 (上記)의 두 예문을 표준어 Lie 를 써서 말하면
도저히 슬랭의 거칠고 저돌적인 매력이 없어져 버리고 맙니다.
솔직히 말해서 나 자신도 Lie 대신에 Lay 를 일부러 자주 쓰는 형편이랍니다.
한국말이건 영어건 말이라는 것은 늘 민주주의 원칙 대로 좌지우지 되는 터
임의로 한 개인이 다수의 위력과 횡포를 견디어 낼 재간이 없는 것이니까요.
첫댓글 얼마전에 가졌던 의문점을 해결하게 되었네요. 미국교회 어린이반에 갔었는데 아이들이 잠자는 척 하는 순서가 있었거든요. 흑인 엄마가 아이에게 "lay down"이라고 하길래..으잉? 내가 잘못 들은건가? 잘못알고 있었나? 헷갈렸다니까요..감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