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보다 협력이 더 중요하다☆
혼자서 물건을 들어보라고 할 때와 동료가 물건을 함께 들 거라는 말을 들었을 때, 놀랍게도 같이 들어 줄 동료가 옆에 있다는 것 자체가 물건의 무게를 실제보다 적게 추측하도록 만든다.
애덤 도어펠드(Adam Doerrfeld)와 동료 연구자들은 대학생 6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를 증명했다.
도어펠드는 177개의 골프공이 담긴, 총중량 20파운드의 바구니를 학생들에게 보여준 후 바구니를 들기 전에 무게를 추측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바구니를 혼자서 들어야 하는 그룹과 둘이 함께 드는 그룹으로 나뉘었다.
둘이서 바구니를 함께 들 거라고 들은 참가자가 방의 한쪽 구석에 앉으면 그를 도와줄 동료(실은 연구자 중 한 명)가 다른 쪽 구석에 앉았다.
도어펠트는 바구니의 무게가 15파운드에서 25파운드 사이라고 일러줌으로써 과도한 추측을 방지했다.
실험 결과, 혼자서 바구니를 들어야 하는 학생들은 바구니의 무게를 약 21파운드 정도라고 추측함으로써 실제 무게인 20파운드에 근접한 정확도를 보였다.
반면, 동료와 함께한 학생들은 바구니의 무게를 약 17.5파운드라고 짐작했다.
혼자 들어야 하는 학생들보다 약 3.5파운드를 적게 추측했던 것이다.
실험 방식을 약간 변형한 후속 실험(골프공 개수도 추측해 보라는 요청이 추가)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다.
우리 앞에 커다란 물건이 하나 놓여 있고 누군가가 그걸 들어달라고 부탁할 때, 우리는 자동적으로 무게가 어느 정도일지 추측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무게가 가벼운데 무거울 거라 생각하고 과도하게 근육을 사용하면 몸짓이 우스꽝스러울 것이고, 반대로 무거운 물체를 가벼우리라 예상하고 들어 올린다면 미처 대비하지 못한 팔 근육에 무리가 갈지 모릅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어떤 대상을 대할 때 그것의 무게, 촉감, 맛, 냄새 등을 미리 짐작하고 행동을 결정하곤 하는데, 이는 오랜 옛날부터 거친 자연에서 생존하기 위해 이런 단기적 예측 능력은 매우 필수적이었을 것이고,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대상 자체를 보며 그것의 무게, 촉감, 맛, 냄새 등을 짐작할까요, 아니면 그 대상을 둘러싼 환경을 함께 고려해 맛보고 냄새를 맡는 등의 행동을 결정할까요?
깨끗한 접시 위에 담겨진 빵이 최신식 인테리어로 빛나는 찻집에 있을 때와 화장실 변기 위에 놓여져 있을 때,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의 빵을 선택하는 이유는 빵의 신선도와 맛을 빵 자체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으로도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밝은 곳에서 어딘가를 응시하며 앉아 있는 경우와, 컴컴한 밤에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경우는 매우 다르듯, 우리는 대상의 성질을 판단할 때 항상 주변 환경을 함께 인식합니다.
함께 바구니를 들어줄 동료가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에게 부과된 부담을 적게 느낀다는 이 실험의 결과는, 조직에서 서로 협력하고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합니다.
인간이 어떤 대상의 무게, 촉감, 맛, 냄새 등을 판단할 때 주변 환경을 유리시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구성원들은 자신과 한 조직에 소속된 동료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에게 부과된 목표나 일상업무의 부담을 인식합니다.
이런 측면에 보면 구성원들의 업무영역을 자로 잰 듯 반듯하게 구분하고, 개인 성과목표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성과주의 문화는, 구성원들이 협력하려는 동기 자체를 줄이도록 유도하고, 그로 인해 동일한 난이도의 업무를 더욱 힘들게 느끼도록 만들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반면, 협력이 권장되고 협력이 문화로 정착된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동일한 난이도의 업무를 착수하기 위해 필요한 ‘활성화 에너지’의 문턱 값이 낮기 때문에, 목표 완료의 속도가 빠르고 성과의 질도 뛰어날 것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