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와 신안군이 ‘사파리(safari) 아일랜드’ 조성에 착수한다.
코끼리·사자·호랑이·원숭이 등 초식·육식동물을 섬에 들여와 사파리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전남도가 1000억원이 넘는 지방비를 투입해 조성하겠다던 애초 방침을 전면 수정해 민간사업자를 끌어들여 추진키로 했다.
전남도는 신안군 도초면 발매리 1394-3번지 일대 376필지(100만3688㎡)를 ‘사파리 아일랜드’로 조성하기 위한 부지 매입에 나서기로 하고 조성 예정 부지를 사들이기 위한 ‘2012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수립해 지난 11일 공고했다.
동물의 섬은 ‘갤럭시 아일랜즈(Galaxy Islands) 계획’중 영광·신안 일대 다이아몬드 제도를 중심으로 한 섬 관광개발사업의 하나로, 기존 동물원 개념을 벗어나 자연환경 속에서 먹이사슬이 공존하는 국내 최초의 야생동물원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전남도는 사자·호랑이 등 육식동물과 코끼리·기린 등 초식동물과 원숭이들을 풀어놓는 등 기존의 동물원처럼 그냥 지나치는 형태가 아닌, 관광객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꾸미겠다는 발상이다. 사파리 아일랜드는 사파리(79만7000㎡)와 플라워윙(9만6000㎡), 키즈프렌들리시설(9만9000㎡), 테마숙박시설(6만7100㎡) 등으로 이뤄진다.
총사업비 1324억원 투입, 100만㎡ 부지매입 공고 … 접근성과 투자유치 현실성 결여 등 일부 부정적 시각도 만만찮아
총 사업비는 1324억원으로, 부지 매입비(84억7900만원)와 도로 등 인프라 시설에 들어가는 비용(425억원)은 전남도가 지방비(297억원)와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213억)를 활용해 충당하고 나머지 814억원은 민간사업자가 투자하는 방식이다.
전남도는 당초 도비를 1000억원 넘게 투입해 추진할 방침이었으나 도의회가 “현실성 없다”며 반대하는 등 논란이 일자 계획을 전면 수정,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전남도는 변경된 조성 계획을 사전에 도의회와 논의한 만큼 사업 추진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육지 동물원과의 차별화, 배로 1시간 가까이 들어가야만 하는 접근성 문제가 여전한 걸림돌인데다, 관건인 민간 투자자 유치 문제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있다.
지난해 11월 전남도의회 이용재(광양1·민주) 의원은 경제관광문화위원회 행정감사에서 "전남도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신안군 도초면에 조성하려는 사파리형 동물원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비용면 등에서 경쟁력이 낮아 실패할 가능성이 큰 무모한 계획인 만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포에서 도초까지 일반여객선으로는 2시간 20분, 쾌속선은 1시간이 걸리는 데 배를 타고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고 쾌속선 이용 시 4인 가족 관람비용이 최소 20만원이 드는데 서민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란 지적과 함께 재정이 열악한 전남도가 F1에 이어 또 하나의 짐을 지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것.
한편 전남도가 사업 추진을 위해 환경부에 '동물의 섬' 관련 예산을 요청했지만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