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에 덕유산에 갔다.
밤새 걷고 또 걸어도.... 쉽사리 비워지지 않는 무엇이 나를 괴롭혔다.
山에 묻어야 할것이 많아진 것일까?
내친김에 남덕유까지 내달리고 싶었지만.... 다음날 급식이 발목을 잡았다.
이번주 메뉴는 오징어국, 돼지 불고기, 콩나물 무침, 그리고 김치.
서두리회 이승찬 작업반장님이 이미 오징어채,삼겹살,김치를 후원받아 놓았고
용운사로부터 쌀까지 50㎏ 가져다 놓고 , 시장도 완벽하게 봐놓은 상태였다.
묵묵히... 그러나 꼼꼼히 챙기시는 그분 때문에 나는 늘 감동받는다.(참으로 보배같은 사람이다)
급식당일.
비가 많이 오기로 되어 있었지만, 왠지 걱정이 안되었다.(결국 비가 안왔다)
손큰 아줌마들... 이제는 익숙하게 미애원 주방을 점령하고 능숙하게 일을 해낸다.
업무에 시험준비에 여념없는 난순이 목소리도 주방에서 들렸다.(언제 왔을까?)
정우물산으로부터 후원받은 삽겹살에 모두들 눈독을 들인다.
마침 한경자씨가 한미유통으로 부터 후원받아 온 양념 돼지고기가 있어
미애원 아이들 몫까지 충분히 요리하고 남는것은 조금씩 나눠 가지도록 했다.
손큰 아줌마들 삼겹살 한줌에 삶의 보람을 느끼듯 행복해 한다.(하지만 이게 마지막이다)
언제나 듬직하고 아름다운 신빈회의 청년 용범이, 창용이, 귀동이가 소리없이 움직이고.
메리츠 화재팀도 이젠 식기소독 전문가다.
그런데 메리츠화재 이호중 부장님 다리가 썩어가는 병으로 고생하신다.(병명은 무좀이다)
급식시간에 비가 오기는 커녕 오히려 햇살이 따가왔다.
급식 인구도 꽤 늘었다.(노숙인들 서울에서 대거 피서를 왔다고 한다. KTX를 타고...)
급기야 반찬이 모자라고.... 식기와 그릇도 모자라 설거지를 하여 재활용 했다.
몇 주째 안보이던 할머니.... 벤치에 앉아서 다른 노숙인들 눈치 보길래 밥을 가져다 드렸다.
그 할머니 어찌나 맛있게 드시는지... 눈물이 날것 같아 애써 외면했다.
나중에 보니 지하도 입구에 깡통을 앞에 놓고 앉아 계셨다.
팔없는 거인 포돌이는 8월달에 어디론가 간다며 인사를 한다.(화살기도를 했다)
일하러 떠난지 몇 주된 뻰치와 이빨도 보고 싶었다.
이삭의집 다영이와 수미 아빠가 오늘은 깔끔하게 와서 밥을 먹는다.(단지 술 안먹었을뿐인데)
배식을 마치고 미애원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식기와 수저 국그릇 숫자를 파악했다.
식판 198개, 숟가락 165개, 젓가락 163조 , 국그릇 175개....(아마 맞을 것이다)
수저는 200개 씩 채워 넣었고 국그릇과 식판도 담주에 200개로 보충하기로 했다.
눈을 감으면 끝없는 잠속으로 빠져들것 같은데.... 왠지 술이 땡겼다.
막판에 회장님 수박이야기를 하셨다.
수박을 샀는데 겉은 좋은데 속이 덜익었단다.
혹시 우리의 삶도 그렇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신다.
모두들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담에 수박 고를때 회장님께 맡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댓글 정이 넘치는 풍경에 가슴이 따뜻해지네요^^ 지두 수박 먹고잡아요 이번주엔 밥을 넉넉히 해야하려나 비도온다는데...,ㅇ-ㅇ
글을 읽는데 입가에 웃음이 지어지네요 ...기분이 왜 좋은지 그것은 잘 모르겠고 그냥 좋네요^^ 그날 수고 많으셨습니다 담에 수박이든 참외든 회장님 시키시면 안됩니다 왜냐 어떤것이 맛나는지 모릅니다 ㅋㅋㅋ 지난주에 밥은 남았습니다 ㅋㅋㅋ 밑에서 세판하고 전기밥솥에 한솥헸는데 위에서 그의 세판을 했다고 하네요 ㅉㅉㅉ 싸인이 조금 빗나갔습니다^^ 위에서 두판만 한다고 했거든요 다섯판하고 전기 밥솥에 한솥하면 되지 싶습니다^^
갑자기 삼겹살이 먹고 싶어지네요~~~ ktx 타고 피서온 숙자아저씨들은 이번 주에도 계시겠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