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불회 시즉견성 (但知不會是則見性)
유물론자나 유심론자나, 자연주의자나 합리주의자나 철학자나 종교인이나 과학자나 다 그들은 아는 것을 가지고 있다.
보조 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단지불회면 시즉견성이라(但知不會是則見性)
다만 알지 못할 줄을 알면 곧 성품을 본다.
하시었으니,
그렇다면 어떻게 알지 못할 줄을 알아야 하는가? 알지 못할 줄을 아는 말 한 마디를 일러보라.
경전에
“석가모니도 알지 못하였거니 어찌 가섭에게 전할 수 있으랴.”라는 법문이 있는데,
그러면 석가는 무엇을 알지 못하였던가?
이 법문은 어렵다 쉽다는 두 가지 명사를 다 초월한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도 아니요, 쉬운 것도 아니다.
말하자면 누구나 다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과학, 철학, 자연 ․ 비자연, 각 종교에도 다 안다는 생각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무엇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가? 마음인가, 법인가, 성품인가? 무엇을 알지 못하는지 한 마디 일러 보라.
시방 세계 ․ 삼라 만상 ․ 우주 전체가, 다 이 무엇을 알지 못한다는 한 마디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만일 누가 내게 그것을 묻는다면 그것은 파설하지 못하는 법이라, 그 뜻과 꼭 같은 비유로 나는 답하리라. 즉
“단단부지단(團團不知團), 즉 둥글고 둥근 것은 둥근 것을 알지 못하느니라.”
안이원래자몰적(眼耳元來自沒迹)
개중수득오원통(箇中誰得悟圓通)
공비상처번신전(空非相處翻身轉)
견곡려명시활로(犬哭驢鳴是活路)
눈과 귀가 원래 스스로 자취 없거니
그 가운데 누가 뚜렷이 깨쳤던고?
비어서 아무 것도 없는 곳에 몸을 뒤쳐 굴리면
개 짖고 당나귀 우는 것이 바로 사는 길이네.
참고) 다만 알지 못할 줄만 알면 곧 성품을 본다 하셨으니 어떻게 해야 알지 못할 줄을 알겠는가.
그 알지 못할 줄 아는 말 한마디 일이다. 알지 못할 줄 아는 말을 분명히 이르더라도 참으로 알지 못한다.
그런데 보조의 뜻은 무엇을 알지 못한다는 <말>에 골자가 한마디 있다.
마음을 알지 못하는가 법을 알지 못하는가,
무엇을 알지 못하셨는지 만일 이 도리를 진실로 바로 안다면 안다고 하지만
만일 이 도리를 진실로 모른다면 누구를 물론하고 평소에 안다고 하는 변이 어디 있는가.
다시 말하면 거짓말 망어법에 범한다는 속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