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자신의 성격 정체성을 탐구해야만 할까?
자신의 성격을 알아가는 과정은 이를테면,
퍼즐을 맞춰나가는 것과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MBTI 성격 유형의 이론적 모태가 되었던 정신분석학자 칼 융에 의하면,
인간은 평생토록 내가 누구인지를 탐구하며 종국에는 자아대통합을 이뤄야한다고 주장합니다.
퍼즐로 따지자면,
우리는 한평생 나라는 복잡한 자아의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나가는 존재인 것이죠.
퍼즐의 중요한 부분을 맞춰나가면 전체 그림의 대략적인 윤곽을 알 수 있듯이,
성격 역시, 내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성격 조합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면,
나라는 사람의 자아에 대해서 '아! 나는 이런 사람이었구나.'와 같은 아하 모먼트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내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나의 사회생활, 커리어, 행복과 불행, 사랑과 우정 등이 어떻게 흘러갈 지 이해하고,
나에게 맞는 삶의 방향성을 스스로 선택함으로써 자기주도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뜻해요.
즉, 자기주도적인 삶의 핵심은 바로 정체성의 완성에 있는 것이죠.
성격의 개성
센터에서 사람들의 성격을 분석 및 진단할 때,
가장 명쾌하고 난이도가 쉬운 사례가 바로 개성이 강한 성격 조합을 가진 케이스입니다.
개성이 강한 성격 : 성격 스펙트럼에서 극단값에 위치하는 성격 (ex. 외향성 80점)
아웃라이어들의 특징은 스펙트럼을 대표하는 요소가 매우 강하거나 약하기 때문에
굉장히 전형적이고 고정적인 특성을 나타낸다는 점입니다.
가령,
극외향인들은 외부 활동에서 긍정적인 자극을 경험하는 정도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쉴 때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밖에 나가서 뭐라도 하는 것이 베스트가 됩니다.
반면, 극내향인들은 자극이 임계치를 넘으면 불안도와 긴장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쉴 때는 최대한 개인적인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베스트가 되죠.
그런데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내향성과 외향성이 어느정도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어떨 때는 밖에서 노는 것이 좋고, 또 어떨 때는 집에서 쉬고만 싶어지는 애매모호한 성향을 나타내게 돼요.
MBTI 같은 테스트를 할 때, 항상 결과가 뒤죽박죽으로 나오는 이유는
내 성격이 중위값에 해당되기 때문에,
성격보다는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내가 느끼는 내면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외향성 50점대의 사람들은 학기 중에는 E 쪽이 강하게 나오고, 방학 중에는 I 쪽이 강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즉, 성격보다는 상황이 나의 생각과 행동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개성이 강한 성격 vs 개성이 없는 성격
어감상 개성 없는 성격이라고 하면 아무런 장점도 없어보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개성이 강한 성격 역시 명확하게 장단점이 혼재하죠.
가령, BIG 5 성격 검사 결과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친화성, 신경성 모두 중위값에 해당한다면,
이러한 유형에게는 성격이 갖는 영향력의 세기가 굉장히 약화됩니다.
이말인즉슨, 자신의 성격에 구애받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돼요.
성격보다는 상황이나 나의 의지, 신념, 동기, 목표 등이 내 인생에 훨씬 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내가 어떤 성격에서 지표 상 아웃라이어에 해당된다면,
그 성격이 나에게 주는 장점만큼이나 단점의 세기도 똑같이 강해지며,
무엇보다도 이 성격이 나의 인생에 평생토록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게 돼요.
예를 들어,
극E들은 타고난 외향성 덕분에 인생 전반부의 사회화 과정을 누구보다도 쉽게 잘 헤쳐나갑니다.
보통 삼십대 중후반까지는 사회생활도 잘하고 풍성한 인간관계를 통해 자신의 인생에 만족감을 느끼죠.
하지만, 에너지도 떨어지고 가족 봉양의 의무로 인해 자연스럽게 인간관계가 정리되는 사십대부터는
주변에 사람이 귀해지면서 혼자 보내야 하는 시간동안 어쩔수없이 외로움과 맞서 싸워야 합니다.
주변에 사람이 넘쳐흐를 땐 누구보다도 유리한 성격이지만,
반대로 주변에 사람이 부족할 땐 누구보다도 불리한 성격인 셈.
개성이 강한 성격은 그 성격에 맞는 삶의 결을 지닌다.
개성이 없는 성격은 스스로 삶의 결을 만들어 내야 한다.
개성이 강한 성격일수록 명확하고 고정적인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그러한 성격에 맞는 삶의 방향성이라는 게 존재하게 됩니다.
비유하자면 어느정도 정답지가 정해져있는 문제인 것이죠.
따라서, 개성이 강한 성격을 지닌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 정체성을 깨닫는 과정을 통해
훨씬 더 많은 아하 모먼트와 삶에 대한 명료함, 확실한 방향성 등을 획득하게 돼요.
※ 유니크한 성격일수록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HSP나 Empath(엠파스), 신경과민, 극내향인 등등이 이에 해당된다.
반면, 개성이 없는 성격을 가진 사람들의 삶은 논술에 가깝습니다.
성격이 나의 삶을 특정지어주지 못하기 때문에,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탐구하고, 더 많이 고민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해요.
성격심리학의 세계에서 성격이란 가치중립적인 개념에 해당됩니다.
좋은 성격, 나쁜 성격이란 애당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나의 성격에 가치를 부여하는 건
당사자인 내가 결국 나의 성격을 어떻게 활용하는 지 여부가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