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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적 가족화(Kinetic Family Drawing)
I. 동적 가족화란 무엇인가?
'동적 가족화'(KFD: Kinetic Family Drawing)란 번즈와 카우프만(Burns and Kaufman, 1970)에 의해 개발된 기법으로 가족화에 움직임을 첨가한 투사화이다. 동적 가족화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로, 가족 내에서의 자기 자신과 다른 가족구성원에 대한 지각을 파악한다. 둘째로, 가족 간의 상호작용과 역동성을 파악한다.
동적 가족화는 일반적인 상담 장면에서 그리게 한다. 그다지 크지 않은 방에 적당한 높이의 책상과 의자가 있으면 충분하지만 피험자가 자유롭고, 수용적인 장면임을 느낄 수 있는 친화관계(Rapport)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개의 경우 책상을 가운데 두고 마주보는 형태로 검사준비를 갖추지만, 어린 아동인 경우에는 시선을 마주보는 형태로 의자의 위치를 바꾸거나 평행으로 같은 방향에 앉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다. 물론 집단적인 검사도 가능하나, 적어도 임상적 상황에서는 일대일로 검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 동적 가족화 실시 방법1)
1. 준비물 : A4 용지, 4B[혹은 HB] 연필, 지우개
2. 실시 방법
a. A4 용지, 4B[혹은 HB] 연필, 지우개를 제시하고 다음과 같은 지시사항에 따라서
그림을 그리게 한다.
“지금 당신을 포함하여 당신 가족 모두가
무엇인가 하고 있는 그림을 그려 보세요.
만화나 막대기 같은 사람이 아닌 완전한 사람을 그려주세요.
무엇이든 어떠한 행위를 하고 있는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당신 자신도 그리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b. 시간제한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대략 30분 정도가 적당하다. 본래 투사법 심리검
사를 일상장면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시간적 제한을 설정할 필요는 없으나 일반적
으로 30-40분에 완료하도록 한다.
c. 그림을 그리는 도중에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자유입니다.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세요. 완전히 자유롭게 그리십시오.”라고 하고 어떠한 단서도 주지 않도록
한다.2)
d. 치료자는 내담자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림을 그리는 순서나 그리는 태도 등의
과정을 잘 관찰한다.3)
e. 만약 가족 중 그리지 않은 사람이 있을 경우는 “누구는 없네요. 그려 보세요.”라고
치료자가 제안하여 나중에 다시 그려 넣는 일이 없도록 한다.
f. 그림을 그린 후 치료자는 그린 순서, 인물의 나이, 하고 있는 행위, 생략한 사람,
가족 이외에 그린 사람이 있는 지 물어서 기록한다.
g. 내담자의 그림을 보면서 그림을 그린 뒤의 느낌이나 자신이 생각하는 가족의
특성, 가족 간의 관계 등에 대하여 이야기하도록 한다.
B. 동적 가족화의 진단 및 해석 기준
동적 가족화의 해석은 (1) 인물상의 행위, (2) 양식, (3) 상징, (4) 역동성, (5) 인물상의 특성 등 5개의 진단 영역으로 나누어서 해석한다.
1. 인물상의 행위
인물상의 행위는 두 가지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
첫째, 행위의 상호작용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 가족 모두가 상호작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일부가 상호작용하고 있는가 또는 상호작용 행위가 없는가에 따라 가족의 전체적 역동성을 엿볼 수 있다.
둘째, 각 인물상의 행위를 중심으로 가족 내 역할 유형 등을 알 수 있다. 주로 아버지, 어머니, 자기상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그 이유는 이 세 사람이 공통되는 가족구성원이며 자녀에게 있어서 부모는 성격형성의 중요한 장을 형성해 주기 때문이다.
대체로 아버지상은 TV 보기, 신문 보기, 일하는 모습 등으로 그려지고, 어머니상은 주방일이나 청소 등과 같은 가사 노동을 하고 있는 모습 등으로 그려지고, 자기상은 공부, TV 보기, 노는 모습 등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행위에 대한 해석은 다음에 언급할 그림의 양식, 상징 등을 고려하여 전체적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2. 양식
일반적으로 양식은 가족관계에서 자기의 감정과 상태, 신뢰감을 나타낸다. 양식은 일반 양식, 구분, 종이 접기, 포위, 가장자리, 인물하선, 상부의 선, 하부의 선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a. 일반적 양식
보통의 신뢰감에 가득 찬 가족관계를 체험하고 있는 경우 그려지는 것으로 복잡하거나 명백한 장벽을 나타내지 않고 온화하고 우호적인 상호관계를 암시하는 그림이다.
b. 구분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직선이나 곡선을 사용하여 그림에서 인물들을 의도적으로 분리하는 경우이다.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내성적인 내담자에게서 보여 지는 것으로 다른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자신과 그들의 감정을 철회하고 분리시키려는 욕구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c. 종이 접기
구분검사용지를 접어서 몇 개의 사각 형태를 만들고 그 안에 가족구성원을 그리는 것으로 구분의 극단적인 양식이다. 이는 가족관계 내에 존재하는 강한 불안이나 공포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d. 포위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인물을 어떤 사물이나 선으로 둘러싸는 경우다. 가족 간의 관계에서 자기 자신이 개방적인 감정적 태도를 가지지 못할 때, 가족원 혹은 자기 자신을 닫아버리는 양식이다. 강한 불안이나 불안의 표현으로 주로 책상, 그네, 자동차 등의 사물을 이용하여 교묘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e. 가장자리
인물상을 용지의 주변에 그리는 경우로, 상당히 방어적이며 문제의 핵심에서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강한 저항을 나타낸다.
f. 인물하선
자신이나 특정 가족구성원에 대해 불안감이 강한 경우에 인물상 아래에 선을 긋는 경우가 있다. 가족성원 상호간의 인간관계의 불안정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본다.
g. 상, 하부의 선
용지의 상부에 그려진 선으로 불안, 걱정, 공포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하부의 선은 강한 스트레스 아래에 있는 내담자가 안정을 필요로 하고 구조 받고 싶은 욕구가 강할 때 나타난다. 붕괴 직전에 놓여 있는 가정이라든지 스트레스 아래에 있는 내담자가 안정을 강하게 필요로 하고 또 구조 받고 싶은 욕구가 강할 때 나타난다.
3. 상징
동적 가족화에서 나타난 모든 사물들에 대한 임상적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많은 동적 가족화를 통해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사물과 거기에 공통된 임상적 의미를 예측한 것을 상징의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상징의 해석이 주관적, 독단적으로 행해지면 내담자의 특성을 잘못 해석할 수 있다. 하나의 상징이 항상 내담자에게 같은 의의와 깊이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역동적, 통합적 관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물들을 영역화해서 몇 가지로 고찰하자면 다음과 같다.
a. 공격성 혹은 경쟁의식 : 공, 축구공, 던지는 물체들, 빗자루, 먼지떨이 등
b. 애정, 온화함, 희망적임 : 태양, 전등, 난로 등의 열과 빛이 적절할 때,
빛이나 열이 강렬하고 파괴적일 때는 애정이나 양육의
욕구, 증오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c. 분노, 거부, 적개심 : 칼, 총, 날카로운 물체, 불, 폭발물 등
d. 힘의 과시 : 자전거, 오토바이, 차, 기차, 비행기 등.
자전거를 제외하고 모두 의존적 요소에 의한 힘의 과시
e. 우울한 감정, 억울함 : 물과 관계되는 모든 것 [비, 바다, 호수, 강 등]
4. 역동성
가족 간의 감정을 용지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인물상의 순서, 위치, 크기, 거리, 방향, 생략, 타인의 묘사 등이 이에 속한다.
a. 인물상의 순서
가족 내의 일상적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특정 인물이나 자기상이 제일 먼저 그려진 경우에 내담자의 가족 내 정서적 위치에 대해서 특별히 고찰할 필요가 있다.
b. 인물상의 위치
위쪽으로 그려진 인물상은 가족 내 리더로서의 역할이 주어지는 인물을 나타내며 높은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에 도달하고자 노력한다. 가족 구성원 전원이 위쪽으로 그려진 경우는 가족 전체의 현재 상황에 대한 피험자의 불안이나 불안정감을 의미한다. 아래쪽은 억울한 감정이나 침체감과 관계가 있다. 또한 가장자리나 아래쪽은 불안정, 낮은 자존감을 의미하기도 한다.
좌우로 구분했을 때, 우측은 외향성과 활동성에 관계하며, 좌측은 내향성과 침체성과 관계가 있다. 적절히 적응하는 사람들은 남녀 모두 자기상을 우측에 그리는 일이 많다.
중앙부에 그려진 인물상은 가족의 중심인물인 경우가 많다. 만약 내담자가 중앙부에 자기상을 위치시켰을 때는 자기중심성이나 미성숙한 인격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c. 인물상의 크기
가족 구성원에 대한 관심의 정도가 인물의 크기를 반영한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관심이 큰 인물이 크게 그려진다. 전반적인 그림이 현저하게 큰 것은 공격적 성향이나 과장, 부적절한 보상적 방어의 감정이나 과잉행동을 나타낸다. 반면에 현저하게 작은 그림은 열등감, 무능력함, 혹은 부적절한 감정, 억제적이고 소심함을 나타낸다.
d. 인물상 간의 거리
인물상 간의 거리는 내담자가 본 가족 구성원들 간의 친밀성 정도나 심리적인 거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물상이 겹쳐지거나 접촉되어 있는 것은 두 사람 사이에 친밀함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반대로 거리가 먼 경우에는 실제 생활에서도 상호작용이나 의사소통이 소원한 경우가 많다.
e. 인물상의 방향
그려진 인물상의 방향이 정면일 경우에는 긍정적인 감정, 측면일 경우는 반 긍정, 반 부정적인 감정 그리고 뒷면일 경우에는 부정적인 감정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f. 인물상의 생략
가족 구성원의 생략은 그 가족 구성원에 대한 적의나 공격성, 불안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물상을 지운 흔적은 지워진 인물과의 양가감정 혹은 갈등이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거나 강박적이고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나타낼 경우도 있다.
가족 구성원의 일부를 용지의 뒷면에 그리는 경우는 그 개인과의 간접적인 갈등을 시사한다.
g. 타인의 묘사
가족 구성원이 아닌 제3자를 그리는 경우에는 가족 내에 누구에게나 마음을 터놓을 수 없는 상태에 있음을 나타낸다. 친구가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5. 인물상의 특성
a. 음영이나 갈기기
신체 부분에 음영이 그려진 경우 그 신체 부분에의 몰두, 고착, 불안을 시사한다. 또한 정신신체증상의 호소와도 관련된다. 그림의 윤곽선이 진하고 그림 안의 선들이 진하지 않을 경우 성격의 평형을 유지함이 곤란함을 나타낸다.
b. 윤곽선 형태
강박적 사고와 관련이 있다. 인물상을 빈틈없이 그릴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게 집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c. 신체 부분의 과장
신체 부분의 확대 혹은 과장은 그 부분의 기능에 대한 집착을 나타낸다. 신체 내부를 투명하게 보이는 경우는 현실 왜곡, 빈약한 현실감각, 정신장애 가능성을 내포한다.
d. 신체 부분의 생략
그 신체 부분의 기능의 거부와 그 부분에 집착된 불안이나 죄의식을 나타낸다.
e. 얼굴 표정
직접적인 감정을 나타내므로 해석상 확실한 지표가 된다. 인물의 표정은 가족활동 안에서 내담자가 지각하는 정서반응일 수 있다. 얼굴 표정을 생략한 경우 가족 내에서 느끼는 갈등이나 정서적 어려움을 회피하거나 거리감을 두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f. 의복의 장식
나체상을 그리는 사람은 사회규범에 대해 반항적이며 성적 문제를 가지는 경향이 많으며, 의복을 통하여 신체가 보이도록 그리는 경우는 현실 검증력이 낮고, 심리적으로 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의복의 단추 모양이나 액세서리의 강조는 의존성 또는 애정욕구의 불만을 의미한다.
g. 회전된 인물상
인물상이 기울기도 하고 옆으로 누워 있는 경우가 있다. 이는 가족에 대한 인식 기능이 상실되었을 때, 혹은 거절이나 다른 가족구성원과의 분리감정을 나타낸다. 즉, 보편적으로 강한 불안정과 정서 통제가 되지 않는 내담자에게서 나타난다.
h. 정교한 묘사
그림이 극히 정교하고 정확하며 질서가 있는 경우는 환경구성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관심이나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나, 과도한 표현은 강박적이고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의미한다.
i. 필압
선이 굵고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는 충동이 밖으로 향하고 공격적이고 활동적이다. 반대로 약하고 가는 선은 우울하고 소극적인 사람에게 나타난다.
II. 동적 가족화의 적용
동적 가족화는 가족이 무엇인가 하고 있는 것을 그리는 것으로 현재의 가족 모습이 나타나기도 하고 자신이 바라는 가족 모습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그림 자체만으로 해석하는 것은 상당한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치료자는 내담자의 현재의 상황과 잘 연결시켜 생각해 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치료자가 그림의 해석 기준에 맞추어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진단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그림을 설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 설명을 유도하고, 그에 따른 이해가 전제되어야 그림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 그림을 그린 후 그림을 보고서 어떤 느낌을 가졌는가?
* 누구를 그릴 때 가장 힘들었는가?
* 가족 중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누구인가?
* 평소에 생각하는 가족과 그림에서 나타나는 가족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동적 가족화는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앞으로 희망하는 가족의 모습이나 바램이 표현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림 한 장만 보고 해석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그러므로 내담자와 대화를 통하여 진단하고 해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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