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이엔가 나는 하루에 두 잔 정도 꼭 커피를 마셔야만 카페인의 갈증을 달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지 3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그렇게 되어 버렸다는
사실이 놀랍기조차 하다. 혼자 있을 때, 몸이 축 늘어졌을 때, 특별한 주제는 없지만 누군가와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그때 나는 커피를 찿는다.
어제는 강릉에서 삶의 의미를 즐기시는 3 분이 찿아오셨다. 바리스타 원서 접수 하러 오느라고
갑자기 찿아온터라 마음의 준비없이 맞이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처음으로 내가 관리하는 실습실(치악 카페), 치악산 비로봉이 잘 보이는 그 곳에 그 분들을 안내하고 우리 학생들이 실습 시간에 볶은 커피를 갈아서 커피를 손으로 내려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 혼자, 또는 직장 동료들과 있을 때는 가끔 커피를 내리지만 이렇게 외부에서 오신 분들에게 커피를 내려 대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커피를 알고 나서 겪는 즐거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를 알고나서 겪는 괴로움도 적지않다. 그 중에 하나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마시는 커피 때문이다. 여행의 즐거움 중에 하나가 커피의 향기를 맡으면서 낯선 곳에서의 여유로움을 찿는 그것이 아니겠는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의 원두커피 맛은 정말 이게 아니다 싶을 정도다. 휴게소에서의 원두 커피가 원두 커피를 멀리하게끔 하는 주범이 아닌가 할 정도로 그 맛은 정말 싫다. 오히려 자판기에서 갓 뽑아 낸 값이 저렴한 그 커피가 훨신 마시기에 편하다.
고속버스 터미널에 있는 원두커피점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도 가끔 서울갈때면 고속버스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맛이 좀 다르겠지?하는 기대감을 안고 커피를 주문해 먹지만 오늘도 역시나였다. 그래서 요전부터는 아예 자판기 커피로 여행가는 기분을 내고 있다.
외국에 자주가지는 않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음식점이라던가 카페는 그 규모가 너무나 크다. 손님을 끌기 위해서는 무조건 그 규모가 커야만 된다고 하는것이 일반적인 생각인 것 같다. 그러나보니 맛을 추구하기 보다 양이 우선이고 대량생산이 우선이다보니 그 집의 특유한 맛을 즐기기가 쉽지않다.
손님이 많이 올 것에 대비해서 미리 여러개의 포터에 에스프레소커피 가루를 올려놓고 기다리고 있는 원두커피점에서 어떻게 맛과 향이 좋은 커피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커피가게는 결코 돈을 많이 들여서 할 사업이 아닌 것 같다. 돈이 많이 들어가면 그 돈을 회수하기 위해서 무진 애를 써야하고 다행히 잘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손님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베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테이블 3-4개 놓고 맛있는 커피를 내려주고 서비스 좋은 그런 커피가게가 가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