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연인 2014 겨울호(통권 24호)

[연인MnB]

계간 연인 2014 겨울호(통권 24호)

(The Quarterly Yeonin)

․제 목 : 계간 연인 2014 겨울호(통권 24호) ․발행인 : 신현운 ․분 야 : 문예교양지(계간) ․발행일 : 2014년 12월 15일 ․판 형 : 신국판(150×220) ․면 수 : 416면 ․발행처 : 연인 ․출판사 : 연인M&B ․가 격 : 값 13,000원 ․ISSN 2005-7407

계간 연인 2014, 겨울 문학콘서트 ‘행복’-계간 연인 2014 겨울호(통권 24호) 발행

-우리 글과 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문학콘서트!

아름다운 우리 글과 말로 가슴을 울리는 문학콘서트 ‘행복’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연인 2014년 겨울호(통권 24호)를 발행합니다. 올 겨울은 모두가 더욱 따뜻하고 새롭게 소망하는 새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특별기획 <특종자료발굴> 이번 호에는 이상화 선생의 미발굴 시 ‘설어운 조화’(1926) 외 2편과 산문 ‘심경일매’(1926), 시인 신석정 선생의 미발굴 시 ‘가을 밤비’(1921) 외 30편, 서정주 선생의 미발굴 산문 ‘만주일기’(1941)가 발굴 소개되며, 한국 문단 이면사는 김팔봉 선생의 ‘나와 카프문학 시대’가 나갑니다. 문학 연구가들의 새 연구 자료가 될 귀중한 자료들이라 생각합니다.

<특종자료발굴> 해설 -------------------------------------------

문학 연구가들의 새 연구자료가 될 이상화, 신석정, 서정주과 김팔봉의 글들

-유한근(문학평론가·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

1. 이상화의 시와 산문

<나의 침실로>의 시인인 이상화(李相和, 1901~1943)는 백조 동인, 경향파이다. 카프의 창립 회원이었던 그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발표하면서『개벽』지가 폐간되는 계기를 만들었던 치열한 반골 기질의 시인이다.

이번에 발굴된 작품은 미발굴 시 3편(1926년 발표)과 산문 <심경일매(心境一枚)>『( 문예운동(文藝運動)』2호 1926년 5월호) 1편이다. 시 <새 세계(世界)>는 G. W 러셀의 시로 이상화가가 번역한 시이다. 그는 프랑스 유학을 목적으로 동경에 유학했던 학구파였기 때문에 번역에도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굴 시 3편 중 시 <설어운 조화(調和)>는 ‘편집자 주’를 통해 부기되어 있듯이 처음 알려지는 미정리 시이다. 이상화의 여러 전집에서 이 작품을 탐색해 보다가 시 제목이 비슷한 <서러운 해조(諧調)>와 비교 검토했지만, 내용이나 발표 연대는 다르다.

일은몸 말업는 한울은

한숨을 지어보아도 나즌텬정과가티 가위만눌린다.

낫고도놉흔 그한울로

솔개한마리가 제비가되여

「서울장안」우에서 검은쇠북을탁고 [떠]도라다니니

비웃는듯 세상을 조상하는가보다

일은몸 힘업는 이 [땅]은

발버둥을 쳐보아도 죽은무덤과가티 가위만눌린다.

_이상화의 <설어운 조화(調和)>『文藝運動』제2호 1926년 5월)

이상화는 위의 시에서 일제 치하의 조국을 “잃은 몸 힘 없는 이 땅”으로 표현한다. 이 땅의 하늘조차도 “잃은 몸 말 없는” 하늘로 “한숨을 지어 보아도 낮은 천정과 같이 가위만 눌린다”고 인식한다. “그 하늘로 솔개 한 마리가 제비가 되어/‘서울장안’ 위에서 검은 쇠북을 닦고 떠돌아다니니/비웃는 듯 세상을 조상”한다고 표현한다. 솔개가 제비가 되었다는 말은 축소를 의미한다. 힘이 약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제에 주권을 뺏겨 힘없게 되어 버린 조국. 그 조국, 이 땅도 죽은 무덤과 같이 가위만 눌린다고 이 시는 표현한다. ‘서러운 조화’라는 이 시의 제목은 하늘과 땅의 조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늘은 낮은 천정처럼 가위눌리고, 땅은 죽은 무덤같이 가위눌린다라는 것이 곧 ‘서러운 조화’이다. 하늘을 땅같이 내려앉고, 땅은 무덤이 되어 버린 이 땅의 처참한 비극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민족 시인의 한 사람으로 그의 애국심은 이 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 신석정의 31편의 시

신석정(1907~1974)의 미발굴 시 <가을 밤비>에서 <새벽>까지 31편은『조선일보(朝鮮日報)』에서 1921년 9월 21일부터 1926년 12월 30일까지 발표된 시이고, <비의 서정시>는『신문예(新文藝)』(1946년 7월호)에 발표된 시이다. 신석정은 목가적 시인으로 불리워진다. 그렇게 말한 사람은 김기림이다. 신석정의 시는 암울한 일제시대 상황과 비참한 현실에 저항하는 방법으로 초월적이고 본원적인 실재에 대한 강한 희구, 전원적, 자연친화적 이상향에 향하는 열망의 시인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발굴된 시들도 이런 맥락의 시들이다.

가을비는 오도다/부실부실/끊일시업시 늘/들닐낙말낙/소리업는 늣김을/주도다/밝고 맑은 전등(電燈)불밋헤/하염업시 안젓는/그와 나에게/가을비는 오도다/쥴곳 꾸준이/우수수 ㅼㅓ러지는 빗방울은/헤너부러진 그/널은 입을/비단질보다도/‘다이아몬도’보다도/더 윤나게/히미하게 빗치는/구석장 이불에/반사(反射)되도다/가을비는 오도다/살랑거려 불메/석걱나리도다/비야 바람아/너와 나 나와 그/오래 장치(裝置)하엿던/그 늦김을/힘것 마음것/부러라 우러라

_<가을밤비>『朝鮮日報』1921년9월21일) 전문

<가을 밤비>는 자연친화 상상력으로 쓴 시이다. 일제 침략이라는 역사적 폭력에 정면 대결하지 않고, 그들의 존재를 외면하는 가을의 서정으로 딴청 부리는 신석정 시인의 속셈은 무저항을 통해서 저항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 <새벽>에서는 “백사장(白沙場)에 흘린 피’ 가운데서/…/절에서 흐르는 새벽 종소리/푸른 하늘을 찾아 오르고/지평선(地平線) 위에 햇발이 흐르면/나의 마음은 헤매입니다!/새벽부터 살 곳을 찾느라고/새벽입니다!”라고 노래한다. 당대를 “백사장에 흘린피”라고 표현하고 새벽에는 “살 곳을 찾”는다고 토로하고 있는 것은 새 세상에 대한 갈구, 광복에 대한 염원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3. 서정주의 산문 <만주 일기(滿洲日記)>

서정주의 미발굴 산문 <만주 일기>는『매일신문(每日新報)』에 1941년 1월 15일부터 1941년 1월 21일까지 발표된 산문이다. 이 산문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아래의 글이다.

10월 29일 담천(曇天)

1. 첫날밤에 신랑(新郞)이 변소(便所)엘 가는데 한 장절(裝節)에 도포(道袍)자락이 걸린

걸 신부(新婦)의 경솔(輕率)과 음탕(淫蕩)인 줄 오해(誤解)하고 버렸더라.

10년 후에 돌아와 보니 신부는 거기 10년의 첫날밤을 여전(如前)히 앉았더라. 오해가 풀렸거나 말았거나 손목을 잡아 보니 신부는 벌써 새까만 한 줌의 재였다…… 신랑은 출세(出世)를 할까. 그러나 신랑은 벌써 웃을 수가 없는 것이다.

2. 비밀(秘密)히 처(妻)는 바람벽을 뜯어먹고 있었다. 불쌍하였다. 그러나 처는 벌써 중인(衆人)의 제물(祭物)이었다. 나는 재상(宰相)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웃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하 략-

이청주(李情主) 군의 아버지는 실로 이상한 이야기를 잘 한다. 조선 사람은 실로 이상한 이야기를 잘하는 것인가.

회령(會寧) 수달피의 아버지가 청태조(淸太祖)의 아버지라든가…… 그런 이야기를 묘(妙)한 광망(光芒)이 보이는 것 같은데 이게 무얼까.

_『每日新報』1941년 1월 15일

위의 인용문에서 ‘1.’의 내용은 시집『질마재 신화』의 시 <신부>의 모티프가 되는 내용이다. 첫날밤 소피가 마려운 신랑은 급히 방을 나가다 문쩌귀에 도포 자락이 걸린다. 그것을 신랑은 신부가 그 사이를 못 참아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것으로 알고 음탕한 여인이라 여겨 그 길로 내빼 10년을 떠돈다. 우연히 그 집을 지나다가 그 집을 들어가 봄으로써 자신의 오해가 풀리게 된다. 그런데 신부는 10년 전 원삼 족두리를 입은 채 그대로 앉아 있는 것이다. 색시가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에 신랑은 신부를 안아 주니 신부는 다홍 재, 초록 재로 폭삭 내려앉았다는 이야기를 시 <신부>로 쓴다. 이 시는 토속적인 시로 여인의 한(恨)과 정절을 그린 이야기 시이다. 이의 모티프가 되는 산문을 발굴했다는 점은 미당 시 연구 학자에게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4. 김팔봉의 <나와‘카프’문학 시대>의 비화

김팔봉의 문단 이면사 <나와‘카프’문학 시대>는『대한일보(大韓日報)』1969년 6월 12, 17, 21, 24일, 7월 1, 3일에 발표된 글이다. 이 글은 소제목으로 카프 회원이었던 ‘회월(懷月) 박영희(朴英熙)’, ‘석송(石松) 김형원(金炯元)’, ‘서해(曙海) 최학송(崔鶴松)’, ‘독견 최상덕’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신경향파는 명칭에 대한 비화이다. 최학송의 ‘문예시평’에 신경향파라는 용어 시작이 그것이다.

6월에 발표된 창작에서도 주요섭(朱耀燮)의 ‘살인(殺人)’과 최학송의 ‘기아와 살육’ 두 편이 똑같이 주인공이 살인하는 것으로 그 종국(終局)을 마쳤다. 이 모양으로 주인공이 살인하던지 자살하던지 하게 만든 것이 문단의 유행이라 할 만큼 여러 사람의 손으로 시험되고 있다 …중략… 주인공이 한 사람을 죽인다 하면 그 배후(背後)에는 반드시 죽이지 아니치 못할 정도의 적개심(敵愾心)과 분노와 생명적 반역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자살을 한다면 자살 않고서는 못 견딜 정도의 울분과 염세(厭世)가 있어야 한다. 살인, 자살을 주제로 붙잡고서 창작한다는 경향은 이 두 가지 사실을 구성하는 필연적 조건상의 일치되는 경향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러면 근대의 문단에는 적개심, 분노, 반역, 울분, 비관, 염세를 그리어 내는 한 개의 경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_『개벽』1925년 7월호

신경향파(新傾向派)라는 용어(用語)가 그때 문단에 생기게 된 유래(由來)가 이 글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_김팔송의 문단 이면사 <나와 ‘카프’문학 시대> 중에서

이 글에서 보면 신경향은“적개심, 분노, 반역, 울분, 비관, 염세”적

인 내용을 담은 작품 경향을 말한다. 신경향파로 지칭된 유래를 밝히

고 있어 이 글도 문학 연구자에게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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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초대전-이수철 사진작가>는 ‘작가 이수철의 기억의 풍경’이라는 주제로 지상 전시되며, <김세영의 포토필> ‘빙폭 오르기’ 외 2편, <동네의사 우영춘 박사의 의가(醫家) 산책> ‘ 가까워진 화장실과 처가’ 외 1편이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2015년 봄호부터 미국 현지에서 문학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전해 주시면서 함께하게 될 본지 미국 특파원(워싱턴)으로 모신 최연홍 선생의 특집 단편소설 ‘빙하’가 소개됩니다. 많은 기대와 성원 바랍니다.

특히 김남권 시인이 지도하는 3개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특집으로 ‘김남권의 힐링 동시’로 꾸몄습니다. 동심의 세계를 통해 마음의 여유와 치유, 추억이 있는 따뜻한 겨울이 되길 바랍니다.

기획특집으로 연재되고 있는 김희영 선생의 우리 국악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함께하는 시간으로 <김희영의 국악, 바람 불다> ‘거문고’와, 우리 공연 예술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더해 주는 <윤향기 시인의 공연리뷰> ‘지킬 앤 하이드’, 김석호 전 교장 선생님의 참교육을 위한 단상 <교육에세이> ‘제2장의 인생, 제2막의 교육’이 나갑니다.

사회 전 분야에 계신 분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통해 이 시대를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는 기획에세이 <여운>은 김종만(셰프), 남복희(아나운서), 박춘근(수필가), 이영림(시인), 이지수(수필가), 전선주(꿈너머꿈 대표) 씨를 모셨습니다. 시대를 반영하는 문자화된 우리글과 말들의 발굴, 재조명함으로써 글과 말의 역사성과 문화사적 의미를 찾아가는 기획특집 <글글말말>에는 예쁜 우리글 엽서 공모전 수상작들과 드라마 ‘미생’의 명대사로 꾸몄습니다.

본지 출신 3인방의 ‘리뷰-어떤 오독에 관한 기록’으로 시 리뷰-마진수, 소설 리뷰-최예빈, 비평 리뷰-김예은 세 분이 21세기 한국 문학의 ‘지금-여기’를 진단합니다.

강만수 시인의 일어 번역시 12회분을 비롯하여, 김익회 수필가의 <섬에서 쓴 일기>, <함께 가는 세상-이강조>, <한 줄의 시-유창근>, <더불어 사는 세상-방귀희>, <사진으로 떠나는 세계 문학기행-배경숙>, <산행에세이-박병준>, <장기오의 방송에서 못 다한 이야기>, <이지윤의 짧은 글-긴 감동>, <고정국의 체험적 글쓰기론> 등 연재물에 대한 계속적인 성원 바라오며, 아울러 이번 20회로 장기오 감독과 고정국 선생의 연재는 마칩니다. 두 분께 감사드리며 그동안 아낌없는 성원에 고마움을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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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달]

수고 많이 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