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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재원박사(영남불교문화 연구원 원장) ⓒ데일리안 |
가을 하늘이 높고 푸르른 날, 운 좋게 답사 정보를 접하여 사단법인 영남불교문화연구원(원장 김재원)에서 실시하는 제9회 삼국유사문화유적답사에 따라 가기로 했다. 나는 사실 설악산 등산을 가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갑자기 스케줄을 변경했다. 이럴 만한 이유부터 설명하고 넘어 가겠다.
불교문화와 불교미술에 관하여 여러분이 계시겠지만 김재원 원장(문학박사, 현 영남대학교 교수)에게 그 시대 배경과 역사, 인물, 작품의 특징, 변천과정, 그에 따른 설명과 해설을 듣는 것은 마치 그 시대를 살면서 주인공이 왜 그렇게 했는가를 체험하고 느끼게 하는 생동감 있는
파노라마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나는 예전에 이 분의 불교유적 탐방에 동행하여 고급
문화체험이 어떤 것인가를 깨달은 바 있다. 그 당시 화순 운주사, 쌍봉사 철감선사비, 여주 고달사지, 신륵사, 세종대왕릉,남해 금산 보리암, 내장산 백양사등을 다녀온 바 있다.
이즈음 문화유적답사기을 읽고 우리문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게 한 계기였던 것 같다. 사실 난 절간에서 공부한답시고 근 1년간을 있었지만 불교에 대한 인식과 체험을 위해서가 아닌 단지 일신의 영달을 위해서 조용한 곳을 찾아 가서 머물러 있었을 뿐이다.
아침에 약속 장소로 가니 80여명과 스님과 김 원장이 보인다. 인사를 드리고 도와줄게 없는 지를 물었다. 모 전문 방송국의 기자 몇 명과 공중파 방송국의 간부이신 분과 사찰 답사를 즐기는 분과 대학교수님이 주축과 일반 사람들로 어우러진 답사전문모임이다.
여태까진
45인승 버스 1대였으나 이번엔 지원자가 많아 버스 2대로 간다. 사실 동적인 이벤트에 연령층, 직업분포가 다양하면 어떤 기준에서 운영할지를 잘 정해야 한다. 그래도 영남지역에서 고급
문화 체험을 원하는 식자층이며 속된 말로 먹물 꽤나 먹은 사람들이 온 것이다.
차는 20분이나 늦게 출발을 했다. 동행하는 어느 분의 떡보시로 금방 만든 따끈따끈한 백설기, 베지밀1통, 오늘 가는 곳의 해설유인물이 지급되었다.
중앙고속도로를 진입하자 김 원장의 설명이 단양휴게소가지 이어지는데 박학다식한 전문가의 명쾌하고 막힘없는 설명과 해설에 난 속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어떤 분야에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적절한 예와 구수한 언변이 없으면 남을 감동시키는 게 어렵다. 그것도 이 분야에 어느 정도 지식과 체험을 한분에게는 어렵다.
아니 오늘 온 사람은 불교에 관하여 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를 가르치는 교수님들과 불교신도들이 주축이 사람들 앞에서 체계화된 엄청난 지식을 연대와 인물,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유창하게 쏟아 낸다. 아니 저분이 나이 60인데 기억력도 좋다. 대단하다는 수준은 벌써 넘어 서있다. 이 분야에선 따라올 자 없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 버렸다. 나는 이분을 이 분야에서 감히 국보급 문화재를 해설하고 연구하는 ‘국보급 인물’이다고 서슴없이 주장한다.
A4용지 총16페이지 자리 해설문을 사전에 준비해 오셨지만 이것은 그냥 교과서이다. 교과서는 딱딱하고 어렵지만 직접 듣는 강의는 이런 문제를 풀어준다. 사전에 선정된 총무와 간사가 부산하게 움직였다. 김원장이 하는 일에 그냥 조금 도와주는 수준이며 행사를 도우는 전문도우미 수준은 아닌 것 같았다. 차가 2대이다 보니 인원점검이 어렵다.
오늘 보게 될 상원사종에 대한 설명과 오대산의 국보급 문화재에 대해서는
인터넷에도 잘 만 검색하면 다 나온다. 하지만 이분의 설명처럼 각 문화재가 갖는 역사적인 의미와 중요성, 그리고 현재 오늘을 일깨워 주는 산 체험은 쉽게 접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종이며 안동의 누각에서 안치된 종을 이곳 오대산 상원사로 옮기게 된 연유와 연뢰 하나가 없어지는 이유를 들었다.
한국종( KOREAN BELL)과 서양종의 차이와 종의 모양, 주물로 양각된 각종의
문양과 비천상의 구름문양과 서양의 비천문양의 날개를 단 천사의 모습 설명, 왜 불교에 새벽의 33번의 타종과 저녁의 예불시 28번의 타종은 왜 했는지? 이어지는 숫자 1.2.3의 의미 33자의 의미와 3단.3백.3세, 3단. 3장,3흑 등 미인의 조건을 설명하는데 듣도 보도 못한 지식의 깊이와 폭에 경외심이 생긴다. 국보강사 김 재원교수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당대 이처럼 불교와 불교역사에 대해 알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건축, 천문지리,
풍수지리, 해학등 가늠할 수 없는 식견에 머리를 숙인다. 이런 명강을 다음엔 꼭 촬영 내지 녹음해 두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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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성사비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적성산성은 단양휴게소 뒷편에 단양천과 조령천을 끼고 전략요충지에 있다 ⓒ데일리안 |
누구에게나 쉽고 명쾌하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능력! 절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다.
차가 단양휴게소에 도착했다.단양 휴게소 뒷편에 산성과 중요한 비문이 있는 줄을 오늘에야 알았다. 현재 충주호 상류인 이곳 적산 산성의 쌓을 당시의 고구려, 신라, 백제, 그 이전의 대가야, 역사에 주요 인물과 신분계급은 핸드
마이크를 통해 돌을 쌓듯이 적성을 하고 내 지식과 경험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신라가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승리을 하여 세운 적성비와 산성의 흔적, 개천에 버려진 것을 우연히 발견하여 오늘 이 자리에 서있는 음각된 돌에 새긴 귀한 역사를 본다.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새긴다.
단양휴게소에는 가을 찾아 떠나는 관광객의 차량과 사람들로 바다을 이루고 있었다. 그렇다! 가을은 산을 타고 위에서 내려온다. 위쪽부터 위에서부터 아래로 아래로 내려오고 있다. 가을의 아름다움과 스산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1년 중에 가장 풍요롭고 먹을 게 풍부한 이 계절에 우리는 자연에 감사를 드렸을 것이다. 신앙이 체계화 되기 전에 자연의 오묘한 섭리와 일월성신의 변화에 그저 순응하고 따랐을 것이다.
차가 영동고속도로 진부IC를 빠져나와 강원도 평창에 도착하니 2014년 동계올림픽유치를 위해 나라와 강원도에서 애쓰는 모습들이 보였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게 마련이다.
관광산업이 굴뚝 없는 문화자원으로 수익증진은 물론 한류를 심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히 강원도는 우리나라 자연관광의 보고이며 산자수명한 으뜸 고장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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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정대가람 일주문(차안에서 찰칵찍었는데 상태가 안 좋다) ⓒ데일리안 |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차량으로 버스와 승용차가 봇물 터지듯 이곳으로 몰려왔다. 어디 이곳 뿐이랴. 금수강산 곳곳에 곱게 물든 단풍찾아 오는 관광객, 영험한 신앙의 신비와 스님의 법문을 듣기 위해 오는 불도들, 가는 세월 아쉬워 세월 잡으러 몸부림치는 우리 관광객들! 더 늙기 전에 한번 더 한번 만 더 보자. 보드라도 제대로 보자. 특히 역사와 문화재의 숨결을 제대로 느껴보자. 국보강사 김재원 박사와 함께!
상동교 근처에 있는 보현암 선진스님의 동행과 지원으로 우리는 상원사 주차장까지 인도되었다. 하지만 차로 사람으로 막혀서 5㎞정도는 차로 갈 수 있었지만 3㎞는 걸어서 걸어 가야만 했다. 이런 길은 걸어서 가야 제격이다.
아름드리 전나무는 이 산을 지켜는데 사찰의 도움이 컸을 것이다. 만져보고 사진도 찍고 내 폐부속으로 오대산의 맑은 공기를 채우기에 바쁘다. 곱게 물던 단풍과 비포장
마사토로 깔린 길이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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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정사의 전나무길과 낙엽,오대산 월정사에는 소나무보다 전나무가 많다. 그 이유는? ⓒ데일리안 |
이런 길은 그저 고즈넉하게 들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가야한다.
국내 유명 숲길중에서 이름난 월정사 앞길의 숲길은 누구나 다시 찾고픈 곳이다.
이참에 이곳을 보호하고 더욱 효율적인 방법은 없는가? 이곳의 차량은 전부 통제하고 상원사-월정사 주차장을 오가는 버스를 증편하고 일체의 차량은 외곽 주차장에서 대기시키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꼭 필요한 차량은 요금을 비싸게 받아 이용하게 하면 될 것이다. 장애자나 노약자를 인솔하는 차량은 별도의 정책을 세우면 될 것이고 왜 이곳까지 와서 계곡까지 차량의 복잡함을 느끼게 하는가? 사찰측도 마찬가지이다. 차량을 버젓이 사찰 경내에 세워두고 일반사람의 차량은 못 들어오게 한다면 오히려 이상한 짓거리이니 승려도 당연히 버스를 이용하는 과감한 지혜를 모아야 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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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대교의 단풍(관대걸이 표식은 생략함) ⓒ데일리안 |
어느새 관대걸이에 도착하여 이조시대에 단종을 죽인 삼촌 세조의 의복을 걸은 관대걸이에 사연에 얽힌 얘기를 들으니 정당하지 못한 방법에 의한 권력승계가 여론 조작을 통해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조가
피부병으로 이곳을 오게 되었는데 물 좋은 이곳에서 세조만 목욕을 했는데 갑자기 미소년이 보이는게 아닌가? 미소년이 세조의 등을 밀어주고 세조가 “너는 절대로 임금의 벗은 몸을 봤다”하지 마라.
미소년은 “임금은 절대로 문수 보살을 봤다는 말을 하지 마시오”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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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동자와 세조의 벽화 및 앙증스런 고양이 석상 ⓒ데일리안 |
이 물로 씯은후 그토록 고생하던 피부병은 나았다. 아울러 상원사에 도착한 세조가 부처님을 친견하기위해 상원사를 들리는데 갑자기 고양이 한 마리가 임금의 옷을 물어서 잡아 끌어 이를 이상히 여겨서 이곳을 수색하니 과연 세조를 죽일려는 자객이 숨어 있었다. 세조는 이를 고맙게 여겨 고양이에게 땅을 하사하여 묘전이 있다. 문수보살상을 상투 2개로 머리에 튼 문수보살상을 보며 아름다움과 해학과 친근함을 느낀다. 고양이 모양의 돌모양이 2개가 마치 투박하고 익살스럽게 상원사 경내에 있다.
이처럼 세조가 하늘도 도우는 신이 인정하는 인물임을 부각시키는 대표적인 것이 보은
속리산가는 길에 있는 “정이품송”이다. 이 외에도 상원사와 관련하여 안동 관풍루에 있는 것을 여태까지 전해져오는 최고의 종을 옮겨오는데 군사 80명이 상원사까지 더딘 진행, 죽령고개에서의 종이 꿂적하지 않아 연뢰하나를 떼어서 안동 관풍루 자리에서 이별의 섭섭함을 달래고 나니 종을 옮길수 있었다는 얘기에 정든 고향땅을 떠나는 별리의 아픔을 종도 알았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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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상원사종 (연뢰 하나가 없다) ⓒ데일리안 |
실제 상원사 종에는 연꽃모양의 연뢰하나가 없다. 종의 상단에 있는 위아래가 관통된 음관, 용모양의 포뢰, 천판, 상뢰,연곽, 비천상, 당좌, 하대등의 설명에는 종하나에도 우주 만물의 오묘한 섭리와
음양오행의 이치를 담은 조상의 지혜에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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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정사 8각9층탑에서 해설을 듣고 있는 답사팀 ⓒ데일리안 |
상원사 월정사앞의 고려시대 쌓은 8각9층탑 아래서의 설명을 듣는데 벌써 가을날의 해는 짧아 갈 길을 재촉했다. 광적전에서 비로자나불을 모셔야 하는데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신얘기, 절과 탑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 6.25동란 적군의 소굴이된 월정사와 상원사를 태우지 않은 사연은 부처님의 가피가 없으면 불가능 하리라. 이는 당대 최고의 지성인 선우휘 중대장의 기지와 부처님제자인 한암주지스님의 죽음을 각오한 부처님을 지킬려는 정신이 없었으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이처럼 역사 뒷면의 숨겨진 보석같은 얘기가 머리의 용량을 초과하고 있다.
만물의 아름다움도 어둠속에 갇히고 일행은 월정대가람 일주문밖의 유명한 숲길을 물소리를 들으며 내려와 갈 길 먼 길손들은 차에 몸을 실었다.
참고:문화재 설명서는 ´관련자료다운´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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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산의 단풍 ⓒ데일리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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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멸보궁,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했기에 불상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