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글인데 아무도 답을 달지 않아 깜박 넘어갔네요.
1. 타고난 그녀의 음악성은 빠른 시일 내에 기타의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는 데에 그녀를 가르친 선생님은 탄미하고 말았다는 후일담도 있다.
이 문장은 우선 이렇게 분석됩니다.
[ ]는 후일담도 있다.
주어는 '후일담'이고 서술어는 '있다'입니다.
[ ] 안은 긴 인용절로서 후일담을 수식하는 동격관형절입니다.
문제는 [ ]이겠지요. [ ]은 복잡하게 되어 있습니다. 주성분이 무엇일까요?
서술어는 '탄미하고 말았다'겠지요. 그럼 주어는 당연히 '그녀를 가르친 선생님'이 되네요.
그럼 그 앞의 긴 문장은 긴 관형절과 의존명사 '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데'에 처소격 조사 '에'가 붙었으니 부사어가 되겠군요.
원인을 나타냅니다.
철수는 친구 성화에 마지 못해 따라 나섰다.
나무가 쓰러지는 바람에 밑에서 자고 있던 철수가 다쳤다.
원인의 '에'가 쓰인 예들입니다.
그럼 [ ]은 이렇게 분석됩니다.
그녀를 가르친 선생님은 ( ~ )는 데에 탄미하고 말았다.
우선은 ( ~ )는 데에를 고쳐 보겠습니다.
타고난 그녀의 음악성은 빠른 시일 내에 기타의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는 데에
이 문장은 정말 이상합니다. 정보를 주는 글임에도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1.'빠른 시일 내에'
이 표현이 영 걸립니다. '내'라는 단어가 과거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1)ㄱ.빠른 시일 내에 결판을 내자.(O)
ㄴ.그는 빠른 시일 내(안)에 과제를 제출하기로 했다.(O)
ㄷ.그는 빠른 시일 내에 결판을 냈다.(?)
ㄹ.빠른 시일 내에 결판을 내거라.
ㅁ.그는 며칠 안 걸려서 결판을 냈다.(O)
'내'는 미래와 더 잘 어울립니다. ㄴ.은 설사 현재는 과제를 제출한 상태이라 하더라도
상대시제가 미래이고 명사형 어미 '기'가 [미정]에 쓰이므로 자연스럽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예를 보겠습니다.
(2) ㄱ.정해진 기간 내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ㄴ.수일 내로 결과를 통보해 드리겠습니다.
역시 과거 사건엔 시간 표현에 '내'를 쓰지 않았습니다.
의미론 관련 논문으로 확인해 봐야겠지만 우선은 다른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빠른 시일이 며칠인지 몇 달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정본데 결국 음악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뒷받침해 줄 근거가
전혀 되지 못합니다.
일단 며칠은 너무한 것 같고 몇 년으로 뛰어나다는 얘길 하진 않을 테니
'몇 달 만에'로 바꿔보겠습니다.
타고난 그녀의 음악성은 몇 달 만에 기타의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냈다.
주어가 뭘까요? 그녀의 음악성?
서술어는?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냈다'
그럼 [음악성이 기타의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자기'입니다. 만들다의 주체는 '그녀'입니다.
그래야 '자기'가 '그녀'를 받는 재귀대명사가 됩니다.
'음악성'을 주어로 보면 '자기'가 음악성이 되어버리니 틀리게 됩니다.
결국 '음악성'을 주어로 해놓고 뒤를 이어가려니 이상한 문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역시 숨어버린 사람 '그녀'를 주어로 하면 다 해결됩니다.
그녀는 타고난 음악성으로 몇 달 만에 기타의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냈다.
이 긴 문장이 문장 맨 앞에서 뒤뚱거리며 의존명사 '데'에
안타깝게 매달려 있어서 종속절로 바꾸는 게 좋겠습니다.
그녀는 타고난 음악성으로 몇 달 만에 기타의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냈던지라
그녀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탄미하고 말았다.
어색합니다.
'탄미하다'는 '감탄하여 크게 칭찬하다'라는 뜻입니다.
타동사가 필요하군요. 뭘까요?
그녀의 타고난 음악성?
몇 달 만에 기타의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낸 사실?
그녀의 기타 실력?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
그녀는 몇 달 만에 기타의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냈던지라
그녀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그런 그녀의 타고난 음악성을(에) 탄미하고 말았다.
계속 고쳐봅니다.
선생님을 수식하는 '가르치는'은 불필요합니다.
그녀는 몇 달 만에 기타의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냈던지라
그녀의 선생님은 그런 그녀의 타고난 음악성을 탄미하고 말았다.
자기 것으로 만들다가 아무래도 번역투의 영향 같습니다.
그녀는 몇 달 만에 기타 연주를 완벽히 소화해 내어
그녀의 선생님은 그런 그녀의 타고난 음악성을 탄미하고 말았다.
종속절의 주어에 '는'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3)ㄱ.어제 눈은 와서 집에 못 갔다.(X)
ㄴ.어제 눈이 와서 집에 못 갔다.(O)
그녀가 몇 달 만에 기타 연주를 완벽히 소화해 내어
그녀의 선생님은 그런 그녀의 타고난 음악성에 탄미하고 말았다.
주어에 보조사를 써보겠습니다.
그녀가 몇 달 만에 기타 연주를 완벽히 소화해 내어
그녀의 선생님마저 그런 그녀의 타고난 음악성에 탄미하고 말았다.
종속적 연결어미를 바꿔 보죠.
그녀가 몇 달 만에 기타 연주를 완벽히 소화해 내자
그녀의 선생님마저 그런 그녀의 타고난 음악성에 탄미하고 말았다.
'그녀'가 세 번이나 나오는 게 거슬립니다.
우리말은 대명사를 이렇게 많이 쓰지 않지요.
(4) ㄱ.철수는 어머니의 그런 행동이 못마땅하였으나
그녀를 이해하려 애쓰며 그녀 마음대로 하도록 놔두었다.
ㄴ.철수는 어머니의 그런 행동이 못마땅하였으나
어머니를 이해하려 애쓰며 어머니 마음대로 하도록 놔두었다.
그녀의 이름을 '린다'로 가정하고,
린다가 몇 달 만에 기타 연주를 완벽히 소화해 내자
린다의 선생님마저 그런 린다의 타고난 음악성에 탄미하고 말았다.
좀 자연스러워졌는데 '린다'가 좀 많네요.
두 번째 '린다의'를 빼도 될까요?
대신 '가르치시던'을 넣어보겠습니다.
린다가 몇 달 만에 기타 연주를 완벽히 소화해 내자
가르치시던 선생님마저 그런 린다의 타고난 음악성에 탄미하고 말았다.
'그런'을 빼보겠습니다.
린다가 몇 달 만에 기타 연주를 완벽히 소화해 내자
가르치시던 선생님마저 린다의 타고난 음악성에 탄미하고 말았다.
'기타 연주를 완벽히 소화해 내다.'는 괜찮은가요? 더 바꿔볼 순 없을까요?
여기까집니다. 제가 바꾼 건 답이 아닙니다. 여러분도 바꿔보세요.
린다가 몇 달 만에 기타 연주를 완벽히 소화해 내자
가르치시던 선생님마저 린다의 타고난 음악성에 탄미하고 말았다는 후일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