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Asia Times Online 2012-9-22 (번역) 크메르의 세계
[분석] 태국 군, 새로운 작전계획 : 캄보디아와 군사적 충돌 가능성
New war footing on Thai-Cambodian border
글 : John Cole 및 Steve Sciacchitano
'왕립 태국 육군'(RTA)의 작전통들은 금년 1월 초부터, 분쟁 중인 캄보디아와의 국경에서 긴장이 재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캄보디아로부터의 잠재적 공격에서 태국을 방어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준비했다.
태국 육군 '제2군구 사령부'([역주] 태국 육군의 4대 군구 중 하나로서, 북동부 지방 관할)가 입안하고 금년 4월에 승인된 이 계획에 따르면, 기존의 캄보디아에 대한 전략적 입장과는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나타나며, 국경 지역에 대규모 정규 전투부대를 즉각 투입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태국 육군의 새로운 작전계획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서, 태국에 대한 캄보디아의 군사적 위협이 즉각적이거나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태국 군의 계획은 도발적인 것으로까지 이해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계획은 잉락 친나왓(Yingluck Shinawatra) 총리 정부의 정책과도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잉락 총리 정부는 이전의 아피싯 웻차치와(Abhisit Vejjajiva) 총리 정부에서 촉발된 '쁘레아위히어 사원'(Preah Vihear Temple)에 관한 캄보디아와의 영토분쟁에서 긴장을 완화시키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태국이 마지막으로 재래식 침략을 당한 것은 1979년 초의 일이다. 당시 '캄보디아를 침공'하여 크메르루즈(Khmer Rouge) 정권을 붕괴시킨 베트남 군대가 태국-캄보디아 국경까지 출현했던 것이다. 사태 초기엔 --- 베트남 전쟁 및 캄보디아 침공 전쟁을 통해 --- 전투로 단련된 베트남 인민군이 계속해서 태국 내로도 들어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패닉 상태가 잠시 동안 존재했다. 하지만 베트남 군대가 캄보디아 영토 내에서만 주둔하고, 베트남 군대의 태국 국경 침범에서 중국이 지원을 하고 나서면서, 이러한 우려는 사라졌다.
태국인들의 국경상황에 대한 우려는 결국 베트남의 국경 침범이 완만하고도 상대적으로 소규모로 이뤄지도록 완화시킨다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태국 군은 곧 이러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적 배치를 시작했다. 먼저 제1선에는 '태국 국경지대에서 활동 중이던 다양한 캄보디아 반군들'을 포함한 꼭두각시 군사력을 완충세력으로 활용했다. 때때로 태국 군 특수부대들이 이러한 캄보디아 반군들을 지원하기도 했다.
태국 국경방어의 제2선에는 경무장 민병부대인 '태국 경찰 국경순찰대'(BPP) 및 육군 예하의 민병 수색대인 '타한 판'(thahan phran: '사냥꾼 군인'이란 의미) 부대를 활용했다. 하지만 이러한 부대들을 미군의 특수부대들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태국 군의 수색대들은 훈련이 철저하지 못하며, 대부분 빈곤층들 중에 모집한 '소모성 병사'(cannon fodder)들이다. 그리고 태국 육군의 정예 부대들은 오직 최후의 방어선에서 우발적인 국경분쟁에만 개입했지만, 완전히 물러서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 태국 육군 제2군구 사령부가 수립한 계획은 이러한 안보적 배치와는 완벽히 다른 것으로서, 특히 육군의 일반적인 훈련 개선의 틀에 머물지 않는다. 이 작전계획은 태국 북동부 수린(Surin) 도에 본부를 둔 정규군 부대인 '제6 보병사단'(6th Infantry Division) 전체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이 계획의 전방에 서게 될 '수러나리 신속대응군'(Suranaree Task Force)의 재조직에 관한 것이다.
'수러나리 신속대응군'은 중화기 및 포병 화력을 완벽하게 구비한 채로 국경에 배치되도록 되어 있다. 다양한 예하 신속대응 부대들의 배치 위치의 선정은 강도높은 정보활동들에 근거한다. 여기에는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위성사진을 통해 분석한 국경 양편의 상황 및 지형의 파악 등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신속대응군을 위한 효율적인 방어 위치가 준비될 수 있다. 여기에는 깊이 판 벙커들과 상부를 엄폐시킨 개별 병사들의 전투위치 등이 고려된다. 또한 적군에 의한 전파교란 위험을 피하기 위한 지하 매설 통신선이 지휘소와 연결된다.
이러한 장소들을 방문해본 적이 있는 노련한 외국 대사관 무관들은 그러한 시설들이 매우 전문적으로 기획되어 건설됐다고 보고해주었다. 각 단위 부대들에서 특징적인 상세한 내용들은 이들 시설들이 전투에 매우 적합하도록 준비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외교단 무관들은 포격 장소의 평탄화작업, 무기들의 사격각도 확보 등이 잘 되어 있음을 목격했다. 이러한 점은 캄보디아 및 라오스 국경에 주둔하던 태국 군 부대들이 종종 무시해오곤 하던 부분으로서, 과거의 배치 양상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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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2011년 8월 24일 태국 코랏에서 개최됐던 태국-캄보디아 사이의 '역내 국경위원회'(RBC) 회담에서, 태국 육군 제2군구 사령관 타왓차이 사뭇사콘(Thawatchai Samutsakorn: 중앙) 중장이 캄보디아 육군 제4군구 사령관 찌어 몬(Chea Mon: 좌측) 중장 등 캄보디아 대표단을 영접하여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
도발적인 위치선정
태국 육군은 그 훈련 및 전문적 주의력에서 상세한 부분까지는 숙지받지 못했다. 즉, 이러한 준비과정이 총체적으로 보다 가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정교한 준비태세가 사단장인 찰릿 미꾹다(Chalit Meekkukda) 소장의 영향력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찰릿 소장은 매우 존경받는 장교이며, 야전군 지휘관으로서 경험도 풍부한 인물이다. 찰릿 소장은 '수러나리 신속대응군'의 주요한 예하 부대들 및 배치 사실을 완벽하게 사전 인지한 여타 부대들을 교대로 이러한 위치들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계획의 다른 두 가지 측면들은 육군 최고위층의 강력한 영향력을 시사하며, 이번 군사적 배치의 이례적인 특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기도 한다.
'제3군구 사령부'는 최근 코랏(Korat:=나콘 라차시마) 시내에서 일주일간의 지휘소훈련(CPX)을 가졌다. 이 훈련의 목적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새롭게 수립한 계획을 점검하는 것으로서, 캄보디아가 태국의 북동부를 침공해왔을 때의 결과를 평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 지휘소훈련에 참가했던 태국 군 장교 몇 사람은 새로 수립된 계획이 전문적으로 고안되었으며 성공적인 효과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한편, 태국 육군에 있어서 더욱 이례적인 점은, 이번에 실시한 지휘소훈련에 이어서 예상치 못한 발표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일련의 분류작업과 매우 요구되던 경계경보들, 그리고 주요 전투부대들을 국경에 배치한다는 것이다. 향후 두 주일 이내의 어떤 시점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이러한 움직임에는 '수러나리 신속대응군' 예하의 신속대응 대대들을 사전 통보도 없이 남쪽으로 이동시키고, 최전방 배치위치들도 강화시키게 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캄보디아의 태국에 대한 공격준비 상황을 시뮬레이션해보기 위한 훈련이다.
비상 뱌치대대들이 전방에 도착하고 나면, 화력 지원 포병부대들이 사전에 지정된 발사장소들로부터 실탄 사격 훈련도 갖게 된다. 태국 군의 한 고위장교가 필자들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캄보디아 군대는 이러한 모든 활동들에 군사적으로 대응해야만 할텐데, 그 경우 태국 육군은 즉각적이고도 공세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두번째의 비상 훈련들은 잠정적으로 금년 11월 중에 실시키로 예정되어 있다.
앞에서 언급한 해당 고위 장교는 이렇게 강도높고 비용도 소모되면서, 모두 실행될 경우 도발적인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도 존재하는 훈련을 실시하는 동기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러한 계획이 육군사령관(=육군 참모총장)인 쁘라윳 짠오차(Prayuth Chan-Ocha) 대장의 구상이라는 관측만 존재할 뿐이다.
또한 이러한 군사훈련은 집권 '프어타이 당'(Peua Thai party) 소속인 잉락 총리가 이끄는 문민정부의 외교정책과도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잉락 총리의 오빠인 탁신 친나왓(Thaksin Shinawatra) 전 총리는 현 정권의 막후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광범위하게 생각되고 있다. 탁신 전 총리는 캄보디아의 훈센(Hun Sen) 총리와 밀접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고, 잉락 총리가 집권한 이후로 양국 관계는 본질적으로 개선되었다.
'왕립 태국군 총사령부'(RTARF HQ:=합참본부)는 '왕립 육군'과는 별개의 합동기구이며, '아세안 국방장관 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에 종속되어 있는 기구이다. 최근에는 태국 후아힌(Hua Hin)에서 진행된 인도주의 지원 및 재난구조 합동훈련을 주최하기도 했는데, 여기에는 '캄보디아 군대도 참가'했다. 또한 금년 8월 말에는 태국 군과 캄보디아 군 장교들이 회담을 갖고, 국경지대에서의 마약거래, 밀수, 산림 벌채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양국간의 군사 회담들은 긴장을 단계적으로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어왔다. 양국은 크메르 제국 시대에 축조된 쁘레아위히어 사원 인근의 국경지역 영토의 영유권을 놓고 강등을 빚어왔다. 그로 인해 최근 수년 간 몇 차례 군사적 충돌을 빚었으며, 그 과정에서 양측에서 사망자가 나왔다.
하지만 이전의 충돌들은 현재 태국 육군에서 준비 중인 군사력에 비한다면 대부분 저차원의 별로 중요하지 않은 차원의 군사력이 동원됐다.([역주] 그러나 당시 캄보디아는 사원 주변의 태국 군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가적 차원의 정예 군사력을 대거 동원해야만 했다) 그러나 태국 육군이 준비 중인 영토방위 작전계획은 국경지역에서 실탄을 사용한 포병 사격훈련까지 실시되며, 특히 이러한 훈련이 평화로운 시기에 실시된다는 점에서 그 합리적 정당성을 찾아보기란 쉽지않은 일이다.
쁘라윳 육군사령관과 그의 왕당파 지지자들은 2010년에 발생한 쁘레아위히어 사원 인근의 군사적 대치에서 캄보디아에 대한 민족주의적 감정을 성공적으로 자극한 바 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이 지역이 바로 태국 군부의 주된 정적인 탁신 전 총리의 주요한 정치적 배후지라는 점이다. 탁신은 '2006년 9월 19일의 쿠테타'로 인해 실각한 후, 해외에 거주하면서 여전히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쁘라윳 장군이 제2군구에 대해 새로운 방위계획을 실행시키도록 명령함으로써, 캄보디아의 군사적 대응을 유발시킬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만일 캄보디아가 반응해준다면, 그것은 태국 육군을 태국 주권의 주요한 수호자라는 이미지로 각인시킬 것이다. 하지만 이번 계획이 금년 10월1일로 예정되어 있는 군 정기 인사이동을 앞두고 탁신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인지는 곧바로 판단할 수는 없는 상태이다.
태국 육군은 전국적으로 4개 군구로 구성되어 있다. 제1군구는 방콕을 포함하는 중부지방을 관할하며, 제2군구는 북동부지방(=이싼 지방)을 관할한다. 또한 제3군구는 미얀마 국경지역을 비롯한 태국 북부지방을 관할하며, 제4군구는 강경한 '무슬림 반군들'과 싸워야만 하는 남부지방을 관할한다.
태국 육군의 군구사령관들은 전통적으로 상당한 범위의 자율권을 누려왔다. 이러한 자율권은 단순히 군 내부 문제에 대한 문민정부의 통제가 결여되어 있다는 차원 그 이상의 것이다. 태국 군의 군구들은 역사적으로 이웃국가들과의 외교정책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어떤 경우에는, 군구들이 지닌 자율성이 방콕에 있는 육군본부의 감독으로부터도 일정 부분 독립성을 갖기도 했다.
동기야 어찌되었든, 태국 육군이 수립한 태국-캄보디아 국경에 대한 새로운 계획에는 명백한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다. 육군의 새로운 방위계획이 가진 도발적인 측면들이 아직은 실행되고 있지 않지만, 태국 육군의 장교들은 이 계획이 곧 절차에 따라 수행될 것처럼 움직이고 있다. 그 계획에는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될만한 모든 종류의 위험성이 포함되어 있다.
(필자소개) 존 콜(John Cole)과 스티브 시아치타노(Steve Sciacchitano)는 태국에서 여러 해를 보내면서, 미국 육군을 위해 왕성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두 사람은 동남아시아를 전문으로 하는 외교분야 장교로서 훈련을 받았고, '왕립 태국육군'(RTA)의 '지휘참모대학'(Command and General Staff College)을 졸업했다. 두 사람은 전역을 한 상태이며, 태국에 거주하면서 자신들의 독자적인 견해를 기고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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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상당히 주요한 매체를 통해..
정말 대단한 경력을 지닌 전문적인 필자들이 기고한 글이라서 심상치 않아보이네요..
사실 내년 7월에는 캄보디아 총선거가 예정되어 있고..
그 이후의 어느 시점에서인가..
국제사법재판소가 '쁘레아위히어 사원' 관련 영유권 재판의 판결도 내리게 될 겁니다..
따라서 내년이 긴장고조가 될만한 요소가 존재하죠..
그런데, 이 평화로운 시기에 엉뚱하게도 태국 군이 먼저 무언가를 준비한다는 것인데..
조금은 의외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한번 유심히 들여다볼 내용으로 생각됩니다.
가령, 내년 총선에서 국경충돌이나 긴장조성이 살짝 있었으면 하는 것은
아마도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가 선거전략상 필요로 하는 선택지일 수도 있을 겁니다만...
태국 군의 이러한 작전계획과 준비태세가 사실일 경우..
잘못 건드렸다가는 정말로 큰코 한번 다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지난 몇년간
태국 군은 사실 코딱지만한 캄보디아 군대를 대적하여..
대충 일부 군사력만 사용해서 함께 연기를 펼쳐줬지만..
한번쯤은 진검을 동원하여 혼내주고싶은 욕망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주목할만한 내용은
태국 군 장성들 중에 찰릿 미꾹다 소장이 걸출한 인재라는 점을 시사한 것입니다.
그간 우리가 주목하면서 파악해온 장교들은
중장급 이상에 신경을 썼고.. 군사예비사관학교로 보면 10기생 이상의 인물들이었는데..
독특한 경력을 가진 이 글의 저자들이 언급한 내용을 보면,
아마도 투스타급 장교들 중에 찰릿 소장이 걸출한 인재로 보이네요..
또한 태국 육군의 각 지방 군구들이 가진 자율성에 대해 언급한 것도
이 기사의 중요한 보고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군구들이 가진 자율성에 관해 육군본부의 통제력을 넘어설 수도 있는 것처럼 언급했는데..
저는 그 정도는 다소 과장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태국 육군 장교들은...
마치 한국의 모든 검사들이 "검사 동일체"라는 관념을 갖고 있듯이..
일종의 조폭적인 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태국의 육군사령관이 4개 군구 모두에 대해
상당한 장악력을 유지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태국 육군은 현재 4개 군구사령관들 전원이..
쁘라윳 짠오차 육군사령관의 군사예비사관학교 12기 동기생들이죠
하지만 어찌됐든..
태국 육군 제2군구가 준비 중인 계획이 정말로 그대로 실행된다면..
캄보디아와 태국은 예기치 않게 긴장조성의 국면에 들어갈 수도 있고,.
그 경우엔..
이전의 양국 무력충돌과는 상당히 다른 강도의
심각한 국면이 형성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우려가 드는군요,.
잘나가다가 오랫만에 전쟁 이야기를 들으니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려 집니다..
지긋지긋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