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친숙한 자전거
일본의 새벽은 언제나 대체로 조용하다고 할 수 있겠다.
도심의 대중교통의 소음도 서울과는 다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마도 일본 전국에서 울리는 자전거의 힘찬 패달 소리가 매연을 내 뿜는 대중교통의 소음을 상쇄시키기 때문이 아닐까 !
일본의 출근시간대는 일본 어머니들의 지혜와 자식사랑의 모습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적으로 일본의 모든 유치원과 초등학교 앞에는 언제나 아이를 태운 어머니들뿐만 아니라 출근길에 아이를 유치원 또는 학교에 데려다 주려는 아버지들의 자전거의 행렬을 볼 수 있다.
한 자전거에는 보통은 한 아이를 태운 모습이 많지만 가끔 두 아이를 자전거 앞뒤에 앉혀 지나가는 모습도 꽤 있고 더러는 등에 아기를 업고 자전거 앞뒤에 아이를 태운 말하지면 아이셋에 어른 하나 넷이 타고 가는 풍경도 없지 않다.
일본의 모든 국민들은 이렇게 어릴 때부터 자전거에 친숙해져 있다.
과연 일본에서는 남여노소를 불문하고 자전거를 못타는 사람은 몇 명이나 있을까 할 정도이다.
자전거 대중화의 이유
일본에서 자전거가 대중화 된 이유 중에는 일본인들의 분수에 맞게 산다는 근검의 생활태도에 기인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 속내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다.
일본의 교통구조를 먼저 생각한다면 이런 이유들에 대한 의문이 어느 정도 풀린다.
일본의 교통비는 한국에 비한다면 과히 살인적이라 할 수 있다.
보통 동경내의 버스 비는 200엔 우리나라 돈으로 2000원이 넘는 금액이다. 전철비는 제일 싸다는 야마노테센이 130엔(약1300원). 그것도 두 세정거장 가는데 그 정도이다.
이렇다 보니 자전거를 탈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본 동경의 집 값의 결정 요인 중에 가까운 전철역이나 지하철역에서 몇 분 거리에 있는가 하는 것도 집 값을 결정하는데 큰 몫을 차지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지정 번호제와 견인
일본은 자전거를 사면 자전거에 우리나라의 자동차 번호처럼 번호를 받는다. 이 번호는 해당지역 구야쿠쇼(區役所:우리나라의 구청)이나 시야쿠쇼(市役所:시청)에서 발급 받으며 경찰에도 고지된다.
일본에서 밤에 자전거를 타면 가끔 경찰들에게 검문을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는 항상 자전거 번호를 확인하며 자전거의 주인인가를 확인 받는다. 때로는 밤에 자전거의 라이트를 켜지 않는다고 해서 검문 당하는 경우도 있다.
자전거 견인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견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정된 장소 외에 주차한 자전거를 견인해 가는 것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자전거 주차장 즉 주륜장(駐輪場)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도 한 두 곳이 아닌 그 숫자도 엄청나지만 규모도 엄청난 자전거 주차장이 있다.
보통 지하철, 전철역 주위에 있는 자전거 주차장은 보통 일본의 구야쿠쇼 관리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 주차시키지 않는 자전거는 처음에는 경고 딱지를 자전거에 부착한다. 그 딱지의 내용은 우리나라의 딱지와의 내용과 흡사하다.
이 지역은 자전거 주차 금지 지역이므로 " 몇 년 몇 월 몇 시 이후에 자전거를 견인 할 수도 있습니다. 견인된 자전거는 어느 곳의 견인자전거보관소에 있으니 벌금을 내신 영수증과 자전거 번호표를 가지고 오시길 바랍니다" 라는 내용이다.
자전거 주차라는 이런 불편한 점들이 있어도 자전거를 탈 수 밖에 없는 일본의 고물가는 일본인들에게 근면과 부지런함을 오늘도 요구하고 있다.
자전거 택배
자전거 택배는 1970년대 미국의 뉴욕에서 시작되었다.
매일 반복되는 심각한 교통 체증 속에서 신속히 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급성장을 이루어 뉴욕에만 현재 약 400 여개 정도의 자전거 택배 회사가 있다.
그 후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런던, 베를린, 암스테르담, 바르셀로나 등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 나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1989년 토쿄에서 첫 택배사업이 시작되었다.
자전거를 이용하기 때문에 혼잡한 교통 사정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기동력과 싼 가격의 요금 등으로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는 신종 사업의 일종이다.
자동차나 오토바이와는 달리 소음이나 배기가스와 같은 환경오염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자전거 택배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체력과 근력을 필요로 하며, 교통지리나 도로 사정 등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어야 함은 물론, 거래처에 대한 정보 등도 관리해야 한다.
늘 교통 사고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기는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뛰어난 서비스로서 일본인들에게 주목과 신뢰를 받고 있는 자전거 택배는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며 하나의 산업으로서 발돋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