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20장1절 - 20절
본문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언약의 두 돌판에 새겨진 십계명 중 “살인하지 말라”는 제 6계명에 대한 구체적인 여러 세부 규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제의 본문에서는 부지중에 저지른 살인이 또 다른 살인을 부르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한 하나님의 세심한 지혜를 보았습니다.
신명기 20장에서는 혹 전쟁 중이라도 살인이 무분별하게 자행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생명 사랑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구약의 하나님을 마치 인간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폭군처럼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하나님은 창조주이시며 사람의 생과 사의 주권자 되십니다. 살리기도 하시고 죽이기도 하시는 권세가 하나님께 속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길가에 핀 이름 없는 들꽃부터 엄마의 뱃속에 있는 태아에 이르기까지 생명을 사랑하고 아끼고 소중히 여기시는 분이십니다. 그 하나님이 어떤 하나님인지 오늘 본문을 통해서 하나씩 묵상해 보도록 합시다.
첫째, 생명의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하시는 분입니다. 20장은 전쟁에 출정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하나님은 거듭 거듭 반복해서 백성들을 위로하고 격려하시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1절 “네가 나가서 적군과 싸우려 할 때에 말과 병거와 백성이 너보다 많음을 볼지라도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애굽 땅에서 너를 인도하여 내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하시느니라.”
큰 전쟁을 앞두고 두렵지 않은 민족이 어디 있겠습니까? 자신의 목숨과 가족과 재산을 걸고 피비린내 나는 전투현장으로 나가야 하는 사람 중에 떨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최강국 이집트 바로 군대를 고꾸라뜨리고, 바다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내고, 먹을 것을 제공하시는, 백전백승의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이 사실은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힘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인생을 전쟁에 비유합니다. 내가 맞서 싸워야 할 상대가 나보다 강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내가 가진 재능보다 많고, 내가 가진 지혜와 건강을 다 동원해도 인간적 계산으로는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시련이 찾아옵니다. 암이 침투하고, 배신이 일어나고, 외로움과 우울함이 포위하고, 파산의 소식이 날라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잊지 말고 똑똑히 기억하도록 합시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우리를 위하여 우리 대적과 싸우시고, 마침내 우리를 구원하실 것입니다.
둘째로 생명의 하나님은 배려하시고 승리하시는 분입니다.
본문 5절부터 9절까지는 배려하시는 하나님을 보게 됩니다. 전쟁에 출정하는 병사를 징집할 때 면제 대상자가 있습니다. 5절에서는 새 집을 짓고 아직 낙성식을 하지 않은 사람은 면제대상입니다. 6절에서는 포도원을 만들고 그 과실을 아직 먹지 못한 사람이 면제됩니다. 약혼하고 결혼식을 거행하지 않은 사람도 면제되고, 두려워서 마음이 허약한 사람도 면제됩니다.
이런 제도 속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배우게 됩니다. 하나는 전쟁에 나갈 때 군대의 크기에 의존하지 말고, 철저하게 하나님만 의지해야한다는 사실입니다.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하나님은 또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정을 아시고 그들을 배려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를 군사로 부르셔서 임무를 맡기실 때에, 모든 장비들을 다 갖추기 보다, 우리가 부릴 수 있는 자원들을 차례차례 다 내려놓게 하십니다. 사람을 더 쓸 수도 있고, 돈을 더 쓸 수도 있지만, 하나님은 그것들을 다 내려놓게 하십니다. 바로 그 일을 우리의 능력으로 해냈다는 자기 영광의 길로 가는 것을 막고, 오로지 하나님이 주시는 힘으로 감당했기에 오로지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게 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때때로 하나님은 우리의 형편과 사정을 아시고 우리가 당한 시험 가운데 피할 길을 열어 주시기도 합니다.
고린도전서 10장 13절 “여러분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시련을 겪는 것을 하나님은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시련과 함께 그것을 벗어날 길도 마련해 주셔서, 여러분이 그 시련을 견디어 낼 수 있게 해주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머니의 모태에서 형질이 이루어질 때부터 우리를 보셨고, 우리의 앉고 일어섬도 아시고, 멀리서도 우리의 생각을 아시는 분입니다.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를 결코 하나님은 두려움 가운데 홀로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능력 이상의 감당하기 어려움으로 밀어 넣지 않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에게 피할 길을 주시고 이길 힘을 주실 것입니다.
셋째로 생명의 하나님은 징계하시는 분이십니다.
10절부터 18절까지는 전쟁 수행 시의 교전 수칙에 대한 아주 중요한 원리입니다. 전쟁전략은 크게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나안 밖의 민족이냐 아니면, 가나안 땅의 일곱 족속이냐에 따라 전쟁의 방법은 달라집니다. 가나안 밖의 성읍의 경우는 먼저 화평정책입니다. 가능하면 협상을 통해 불필요한 살상을 줄이는 것입니다. 상대가 화평을 받아들이면 속국으로 삼고, 거부하면 남자는 죽이고 나머지 여자와 유아와 가축은 탈취물로 삼습니다. 상대가 가나안 족속일 경우는 전쟁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그들을 완전히 진멸시키는것이 전쟁전략입니다. 왜 하나님은 그것을 명하시는 것일까요?
18절 “이는 그들이 그 신들에게 행하는 모든 가증한 일을 너희에게 가르쳐 본받게 하여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 범죄하게 할까 함이니라.”
가나안 전쟁은 단순히 땅을 차지하기 위한 민족들 간의 전쟁이 아닙니다. 그것은 가증한 범죄에 빠진 포악한 민족에 대한 심판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족속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진멸하면서 동시에 그들 역시 우상숭배에 빠져 하나님을 떠나면 그렇게 진멸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므로 그 전쟁은 헤렘, 즉 거룩한 전쟁이요, 하나님께 바쳐지는 제사와도 같았고, 이 거룩한 전쟁에서의 살상은 하나님 자신을 향한 극악무도한 반역에 대한 정당방어요, 사랑의 징계이며, 또다른 반역을 막기 위한 예방책이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결코 살상을 즐겨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생명의 하나님은 자연을 아끼시는 분입니다.
19-20절에서도 하나님은 인간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하는 것을 경고하십니다. 그것은 인간과 자연 모두가 공멸하는 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늘날에도 탐욕에 빠진 인류가 얼마나 많은 자연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훼손시키고 있는 지 모릅니다. 산과 나무를 베어버리고, 강을 파헤치고, 바다를 덮어버리고, 환경을 오염시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신명기 20장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전쟁이라는 가장 처참한 상태에서조차도 살상이 자행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배려하시고, 기다리시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시는 분임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하나님께서 2천 년 전 우리의 생명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놓으셨음을 기억한다면 오늘 우리의 삶이 달라질 것입니다. 하나님의 생기가 우리 안에서 왕성하게 활동하여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참 생명을 얻고,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이 생명의 물댄 동산 되는 기가 막힌 하루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주님...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위해 싸우시는 하나님 아버지,
최악의 순간, 실패의 순간, 가장 두려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난다할지라도,
임마누엘 함께 하심을 믿는 믿음을 허락해 주세요.
시련을 이길 힘과 지혜를 주셔서 결코 절망에 빠지지 않게 하실 하나님만 바라고 의지하오니,
오늘 하루 죄와 싸우고 유혹을 이기게 하시고,
우리의 목적을 위해 생명을 파괴하는 어리석음을 범치 않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