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가
11월 2일, 상영관인 시네코아에서 많은 영화인들과 팬들의 따뜻한 축하를 받으며
그 성대한 막을 올렸습니다.
안성기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개막식에는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명세 감독, 심사위원인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장 이용배 감독, 브루클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인 마르코 어시노, 베이징필름아카데미 교수인 장밍 감독, 그리고 특별심사위원인 배우 김민선이 참석하였습니다. (방은진 감독은 식 도중에 행사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또한 임권택 감독, 이현승 감독, 김지운 감독(1회 심사위원), 영화진흥위원회 안정숙 위원장,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 김홍준 영상원장,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정지영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 집행위원장, 이효인 한국영상자료원장, 황기성 서울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코너 머피 아일랜드 대사, 라딩크 반 볼렌호벤 네덜란드 대사, 페드로 블랑코 멕시코 영사와 디자이너 앙드레 김, 배우 박정자, 문성근, 조재현, 정준호, 정경순, 고란 토팔로비치 뉴욕아시안영화제 프로그래머(2회 심사위원), 심영섭 평론가(1,2회 심사위원) 등이 세계 단편영화 축제의 시작을 축하하며 함께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1053편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오른 국제경쟁부문 출품 감독들 역시 축제의 진정한 주인공으로서 개막식에 함께했습니다.
단편영화인들을 위한 레드카펫, 활기찬 축제 분위기 더해
이 날 개막식에 참석한 많은 영화인들과 영화제 관계자들은 극장 앞에 미리 준비된 레드카펫으로 입장하는 모습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단편영화가 다양한 영상문화 확대에 기여하는 소중한 장르이며 장편영화 못지 않게 집중 조명받을 만한 가치가 있음을 시사하고자 준비한 이번 행사는, 영화제에 찾아온 관객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까지 더해져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북돋았습니다.
특히 단편영화 감독들과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통해 입장함으로써 작가와 예술가로서 그들의 성과가 높이 평가받는 기회가 되었으며, 서울 종로 지역은 다시금 과거 영화 중심지로서의 활기를 되찾은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손숙 이사장의 개막선언 - 새롭게 태어나는 AISFF2005!
3회째를 맞아 사단법인으로 독립하여 새롭게 거듭한 영화제로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손숙 이사장의 개막선언으로 본격적인 영화제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개막선언에 이어 창작무용 단체인 플레이댄스그룹 '당당'의 퍼포먼스가 이어졌는데, 3회 영화제의 주제이기도 한 '환골탈태'를 표현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이 공연은 늘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AISFF2005의 의지와 열망을 담았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최근 10주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1회 때부터 참석해왔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영화제가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즐기면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라는 이름을 깊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는 말로 축하 격려사를 전했습니다.
'AISFF 펀드 프로젝트' 수상작, 허인 감독의 <쁘아송 다브릴> 선정!
다음으로 AISFF2005가 한국단편영화를 지원, 보호, 육성하기 위해 새롭게 시작한 사전제작지원제 'AISFF 펀드 프로젝트'의 수상자를 손숙 이사장이 시상했습니다.
올해 처음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총 33편의 지원작이 접수되어 본 프로그램에 대한 국내 단편영화인들의 뜨거운 관심과 향후 지속적인 발전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접수작들은 전체적으로 치우침이 없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신뢰할 수 있는 고른 준비상태를 보여 주었고, 이를 통해 심사위원들은 그간 비약적 발전을 보여준 한국 단편 영화계가 향후 새로운 도약을 거듭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성 정체성'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일관되게 탐구해 왔고, 전작을 통해서 안정적인 연출력을 확인시켜준 허인 감독의 <쁘아송 다브릴>이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쁘아송 다브릴>은 성장기 소녀들 간의 미묘한 감정과 성 정체성의 문제를 판타지적 구성으로 위트있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이번 수상자인 허인 감독에게는 사전제작 지원금 500만원과 미주 왕복항공권 2매가 수여되었으며, AISFF를 통해 세계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신진작가로 떠오를 수 있는 기회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제작 완성된 작품은 내년 AISFF2006의 개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입니다.
- <명>의 쩌우시쥔 감독과 <가리베가스>의 김선민 감독 대표로 소감 발표
이어서 영화제의 진정한 주인공인 국제경쟁부문 출품 감독들의 무대인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해외감독으로는 <사랑의 기억>의 알윈 타이(말레이시아), <명>의 쩌우시쥔(호주) 감독이 참석하였고, 국내감독으로는 <전쟁영화>의 박동훈, <붓다 스타일>의 유정현, <미성년자 관람불가>의 박신우, <가리베가스>의 김선민, <체임버>의 유석현 감독이 자리를 빛내주었습니다.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 감독들에게 안성기 집행위원장은 가장 멀리에서 오신 분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신 분과 인터뷰를 하겠다는 말로 분위기를 편하게 이끌었습니다. 가장 멀리 호주에서 온 <명>의 쩌우시쥔 감독은 서울과 한국이 아름답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반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온 감독으로는 아무도 나서지 않자 유일한 여성 감독이었던 <가리베가스>의 김선민 감독이 객석의 요청을 받아 참가 소감과 인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심사위원 소개가 이어졌는데,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명세 감독은 '모든 이들이 단편영화를 만들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때야말로 진정한 영화의 시대가 열린다'며, '단편영화는 단순히 장편 데뷔의 발판이 아닌, 영상문화 확대를 위한 근본적인 힘'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어서 특별심사위원인 김민선은 '개막식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영화제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겨주시길 바란다'며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개막작 <유창한 실어증>,<태풍태양-단편3부작> 상영
- <태풍태양-단편3부작> 정재은 감독과 출연배우들 무대인사
마지막으로 개막작 무대인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영국과 아일랜드, 영어와 상실된 아일랜드 모국어의 역사적 관계를 재치 넘치는 유머와 은유로 풀어낸 코미디 영화인 <유창한 실어증>은 다니엘 오하라 감독을 대신해 코너 머피 주한 아일랜드 대사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는 "아일랜드는 영화산업이 작지만 좋은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며, <유창한 실어증>은 아일랜드 최고의 배우(스티븐 레아)가 출연한 훌륭한 작품이기에 이 영화가 개막작으로 상영되어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장편을 단편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또다른 상영작 <태풍태양-단편3부작>의 정재은 감독과 출연배우 김강우, 조이진, 이천희도 함께 무대에 올랐습니다. 정재은 감독은 영화가 AISFF2005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장편에서는 볼 수 없는 단편에만 숨어있는 장면을 찾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출연배우들을 대표하여 김강우는 '장편이 흥행에서 실패하여 속상했지만, 단편영화로 거듭난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며 무대인사를 마쳤습니다.
개막작 상영 후에는 시네코아 1층 게스트라운지에서 AISFF2005 축제의 첫날을 기념하는 파티가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심사위원단은 별도로 마련된 자리에 모여 앞으로 진행될 본선진출작 심사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3일부터 본격적인 프로그램 상영이 이루어지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세계 단편영화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한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는 소중하고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하루 4~5회 상영으로 국제경쟁부문과 특별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짧지만 강렬하고 더 매혹적인 단편의 진수를 보여줄 축제의 날들은 11월 7일까지 6일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