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집 > 穌齋先生文集卷之五 > 詩 > 盧守愼
次韻稷山
喘肺寒仍窒。酸肱凍不仁。袍從季路獘。裘借后山貧。館候慙恩異。郵傳認例遵。仁朝許歸養。幸是太平民。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89
①직산에서 차운하다〔次韻稷山〕
헐떡이는 폐는 추위에 더욱 숨이 차고 / 喘肺寒仍窒
시리고 아픈 다리는 얼어서 뻣뻣하네 / 酸肱凍不仁
②솜옷은 계로의 해진 옷처럼 입을 뿐이요 / 袍從季路獘
③갖옷은 후산의 가난함 때문에 빌려 입네 / 裘借后山貧
객사의 문후엔 특별한 은혜에 부끄럽고 / 館候慙恩異
역참의 전송은 전례의 준행임을 알겠네 / 郵傳認例遵
어진 조정에서 귀양을 허락해 주니 / 仁朝許歸養
다행히도 나는 태평성대 백성이로다 / 幸是太平民③
① 직산(稷山)에서 차운하다 : 차운한 시는 성석린(成石璘)의 〈송김분사인부직산(送金汾舍人赴稷山)〉 시를 가리킨다.
독곡집 > 獨谷先生集卷上 > 詩 > 成石璘
送金汾舍人赴稷山
稷山雖十室。亦足試吾仁。撫字先惸獨。差科問富貧。割鷄言是戲。留犢事堪遵。幼學終何用。須令澤及民。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0
② 솜옷은 …… 뿐이요 : 솜옷이란 공자(孔子)가 “해진 솜옷을 입고 여우 갖옷, 담비 갖옷 입은 사람과 같이 서 있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은 중유뿐이다.[衣敝縕袍, 與衣狐貉者立, 而不恥者, 其由也與.]”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계로(季路)는 중유의 자이다. 《論語 子罕》 가난하기 때문에 중유처럼 해진 옷을 입을 뿐이라는 뜻이다.
③ 갖옷은 …… 입네 : 후산(后山)은 송대(宋代)의 시인 진사도(陳師道)의 호이다. 청렴결백하기로 이름이 높았다. 조정지(趙挺之)와 동서 간이었으나 미워했다. 비서성 정자(秘書省正字)로 있을 때 교사(郊祀)의 행례(行禮)에 참예하게 되었는데, 일기가 몹시 춥자 아내가 조정지의 집에 가서 솜 둔 옷을 빌려다 주었다. 조정지의 집에서 가져온 것을 물어 알고는 입지 않았다가 끝내 한질(寒疾)을 얻어 죽었다. 《宋史 文苑列傳 陳師道》 자신은 진사도처럼 가난하기는 하나, 진사도처럼 청렴결백하지 않고 갖옷을 남에게 빌려 입기도 한다는 뜻이다.
ⓒ 한국고전번역원 | 임정기 (역) |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