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품평회
서울제1지부 이 은 영
지난 5월 22일에 우리 서울제1지부에서는 ‘차 품평회 교육’이 있었다. 서울제1지부의 제다실습 때 만든 ‘서우녹’(서울지부 우리들만의 녹차)을 포함한 햇차를 중심으로 찻잎의 채엽시기, 생장 지역, 조건이 다른 공정으로 가공된 녹차를 준비하여 각 차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고 비교하는 시간이었다.
보성지역의 찻잎으로 4월 14일에 채엽하여 녹차를 만들고 초청 건조한 것과 4월 20일에 채엽한 찻잎으로 만들어 홍건기로 건조한 것, 그리고 하동지역의 찻잎을 4월 30일에 채엽하여 초청건조 후 가향 처리한 ‘서우녹’과 5월 7일에 채엽하여 만들고 쇄청 건조한 것, 또 5월 15일에 지부장님이 우중에 채엽하신 곡성의 야생찻잎을 초청 건조한 것과 작년 하차인 삼애다원 ‘춘설’이 준비되었다.
차를 우리기 전에 먼저 마른잎을 관찰하였다. 솜털이 있는지, 매끈한지, 거친지, 형태가 온전한지, 광택이 있는지, 크기와 색깔이 균일한지 찻잎의 외형을 살피는 과정이었다. 그 다음엔 정석은 100도의 물로 우려 품을 한다는데 우리는 보통 우리가 마시는 녹차의 맛을 제대로 알아보고자 준비된 각 차를 70도에서 3분, 40도에서 5분을 우려 보았다. 우리들은 줄을 서서 순서대로 색이 옅은지, 진한지, 맑은지, 탁한지 찻물색을 살피고 품평배의 뚜껑을 조금 열어 향도 맡아보았다. 3초 정도에 빨리 맡아야 한다고 알려주셨지만 훈련이 되어있지 않은 나로서는 그 짧은 시간에 향을 정확하게 맡고 표현하기엔 많이 부족함을 느꼈다. 이젠 맛을 볼 차례가 되었다. 신선한 맛, 상쾌한 맛, 부드러운 맛, 감칠맛, 맛이 두텁거나 깔끔한 맛, 순수하고 상큼한 맛 등의 표현방법이 있다고 예를 들어주셨지만, 전체적으로 비슷한데 미세하게 다름을 느끼는 것 자체도 힘들거니와 그것을 말로 표현하고 기록지에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맛을 보고 난 후에는 우린 잎의 여린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색깔이 균일한지, 잎의 형태가 온전한지를 살펴보고 기록지에 기록하였다.
그리고 햇차 외에도 지부장님이 별도로 마련하신 안휘성의 황산모봉과 복건성의 무이산 고산녹차, 강소성의 동정벽라춘, 일본전차도 똑같은 방식으로 품평을 하고 기록하였다.
긴 시간 집중해서 맛을 보고 내 느낌을 파악해서 글로 정리하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지만 이렇게 한 번 두 번 연습을 하고 훈련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나에게도 품평의 말들이 자연스럽게 술술 나오는 날이 있겠지?^^
만나기 쉽지 않은 귀한 수업을 우리가 편하게 지부에서 경험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고 수업 준비하시느라 고생을 자처하신 지부장님께 감사드린다. 이런 시간은 교육생선생님과 사범들이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되는 것 같다. 앞으로 또 어떤 알찬 시간이 우리를 기다릴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