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버블은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것이 아니라 불과 3,4년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단기간에 엄청난 크기로 불어난 거대 거품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일본 경제가 초토화되어버린거죠. 역사에는 '만약에'라는 말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만약에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의 실질적인 경기가 하락했을 때 일본 정부가 저금리와 대출확대 정책이 아닌 다른 정책을 펼쳤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만약에 돈을 팡팡 풀어주는 대신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하고 국민들도 고통을 감내했다면 일본의 자산 버블은 형성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버블이 없었다면 버블 붕괴 이후의 혹독한 경제 암흑기를 겪지도 않았겠죠.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결국 과도한 경기부양이 가져온 버블의 역습이었던 것입니다.
버블의 고전, '툴립 버블'을 아시나요
튤립 버블은 17세기경 네델란드에서 일어난 버블 사건으로, 역사상 최초의 버블로 알려져 있다. 당시 급속한 성장으로 네덜란드의 귀족들은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그들 사이에는 대저택 정원에 튤립을 심는 것이 유행했는데, 이를 일반 서민들도 따라하게 되면서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던 튤립 구근의 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았다. 덕분에 튤립 구근을 파는 원예업자들은 큰 부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자 너도나도 구근 생산에 뛰어들었고, 투기성 사재기를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늘어난 공급과 가격이 너무 오른 것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사람들이 튤립을 한꺼번에 내다 팔면서 튤립의 가격은 며칠 사이에 대폭락을 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버블 사건이다. 결국 네덜란드는 튤립 버블이 꺼지면서 그 후유증으로 경제 공황에 시달려야 했다.
버블 붕괴 이후
일본의 버블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에는 상당한 유사성이 있다. 특히 미국은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발생한 경기침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본처럼 적극적인 금융완화 정책과 재정 지출을 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는 일본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천문학적인 양을 한꺼번에 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이러한 노력이 일본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가 될지, 아니면 똑같은 전철을 밟게 될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