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니사막 여행기 속편
5. 100년의 세월을 품은 기차 무덤과 소금 철도 이야기
지프차를 타고 사막 초입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황량한 대지 위에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차 무덤(Cementerio de Trenes)'이었습니다. 19세기 말, 이곳에서 채굴한 소금과 광물을 해외로 실어 나르기 위해 건설된 철길이었지만, 광산이 고갈되면서 이제는 멈춰 선 증기기관차들만 덩그러니 남아 세월의 흔적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세찬 사막 바람에 빨갛게 녹슨 기차들과 끝없이 뻗어 있는 철길은, 거대한 소금사막의 풍경과 묘하게 어우러져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6. 사막 한가운데서 마주한 신기한 소금 호텔
기차 무덤을 지나 사막 깊숙이 들어가니 TV나 책에서만 보던 아주 특별한 건축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바로 벽부터 기둥, 심지어 내부 테이블과 의자까지 모두 사막의 소금을 굳혀서 만든 '소금 호텔'이었습니다. 사방이 온통 하얀 소금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들어서니 자연이 준 천연 자원으로 이렇게 멋진 휴식처를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이 이색적인 호텔 앞 만국기 광장에서는 전 세계 여행자들이 남겨둔 국기들 사이로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세찬 바람을 맞으며 펄럭이고 있어 가슴 깊은 곳에서 뭉클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7. 자정의 추위 속에서 마주한 내 생애 최고의 장관, 우유니의 별밤
낮 동안의 황홀한 반영을 뒤로하고 사막에 어둠이 짙어지자, 영하로 뚝 떨어진 자정 무렵의 매서운 칼바람과 추위가 온몸을 얼려버릴 듯 엄습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프차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추위조차 잊게 만드는 경이로운 우주가 머리 위로 펼쳐졌습니다.
그것은 까만 밤하늘 가득 총총히, 그리고 촘촘하게 박혀 빛나는 수많고 많은 별들의 대향연이었습니다. 사방이 거대한 소금 거울인 덕분에, 밤하늘의 별들은 발밑의 소금 바다 위로도 그대로 쏟아져 내려와 있었습니다. 내가 마치 우주 한가운데 둥둥 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하늘 중심에는 거대한 은하수가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고, 수시로 긴 궤적을 그리며 떨어지는 별똥별들은 밤하늘을 수놓았습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마주한 이 압도적인 장관 앞에서, 나는 시린 손을 감싸 쥔 채 대자연이 주는 거대한 위로와 감동에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짧은 꿈같았던 1박 2일의 여정을 마치고 다시 라파즈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 홀로 떠났던 길은 어느새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과의 우정과, 태극기가 주었던 애국심, 그리고 대자연이 선물한 거대한 위로로 가득 차 있었다. 몸은 비록 피곤했지만, 내 마음의 서랍 속에는 평생 꺼내어 볼 눈부신 하얀 거울 조각이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 벅찬 에너지는 다시금 라파즈의 교실로 돌아가 내가 가르치는 볼리비아 의료인들에게 더 큰 사랑과 열정을 쏟아낼 수 있게 하는 단단한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첫댓글 소금을 나르던 기차
소금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