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lleurs encore il avait écrit : « Ne demandez pas son nom à qui vous demande un gîte. C’est surtout celui-là que son nom embarrasse qui a besoin d’asile. »
그는 또 다른 곳에 다음과 같이 적어 두었다. 「잠자리를 청하는 이에게 그의 이름을 묻지 말라. 자신의 이름으로 인해 곤란해하는 바로 그 사람이야말로 가장 안식처가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Ailleurs encore il avait écrit :
ailleurs: "다른 곳에", "여타의 문헌에"라는 뜻이다. 주교가 읽던 책들의 도처에 이러한 기독교적 인본주의 사상이 편재해 있었음을 증명한다.
« Ne demandez pas son nom à qui vous demande un gîte. »
demander A à B: "B에게 A를 묻다/요구하다"라는 구문이다.
qui (관계대명사): 선행사 없이 "~하는 사람"을 뜻하여 celui qui로 환원된다.
gîte: "잠자리", "하루 저녁 묵어갈 처소"를 뜻하는 서민적이고 투박한 어휘이다.
상대의 신분, 과거, 혹은 사회적 낙인(범죄 이력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름을 묻는 행위 자체를 거부하라는 경건한 권고이다. 이는 도움이 필요한 인간을 있는 그대로 영접하는 절대적 환대의 첫걸음이다.
« C’est surtout celui-là que son nom embarrasse qui a besoin d’asile. »
강조구문 C'est ~ qui...: "~인 것은 바로 ...이다"라는 구조를 취하여 주어 역할을 하는 관계절 수식 대상(celui-là)을 강력하게 부각한다.
embarrasser: "난처하게 만들다", "곤란하게 하다"라는 뜻이다. 사회적 지탄이나 전과라는 주홍글씨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 두려워하는 낙인찍힌 단독자를 지칭한다.
asile: "피난처", "안식처", "망명지"를 의미한다.
이름을 밝히는 행위 자체가 수치이자 위협이 되는 자, 즉 세상으로부터 쫓겨나 갈 곳 없는 비참한 자(celui-là)야말로 역설적으로 도덕적·물리적 보호(asile)가 가장 절실한 존재라는 영성적 통찰이다. 이 선언은 훗날 통행증에 '위험한 인물'이라 낙인찍혀 자신의 이름과 과거를 감추고 싶어 하던 탈옥수 장발장이 주교관의 문을 두드렸을 때, 주교가 왜 그의 정체를 묻지 않고 기꺼이 안방을 내어주었는지를 완벽하게 설명하는 신학적 근거가 된다.
ailleurs: 다른 곳에, 딴 곳에
gîte: 하룻밤 묵을 곳, 잠자리, 처소
embarrasser: 난처하게 하다, 당황하게 하다, 방해하다
asile: 피난처, 안식처, 대피소
Il advint qu’un digne curé, je ne sais plus si c’était le curé de Couloubroux ou le curé de Pompierry, s’avisa de lui demander un jour, probablement à l’instigation de madame Magloire, si Monseigneur était bien sûr de ne pas commettre jusqu’à un certain point une imprudence en laissant jour et nuit sa porte ouverte à la disposition de qui voulait entrer, et s’il ne craignait pas enfin qu’il n’arrivât quelque malheur dans une maison si peu gardée. L’évêque lui toucha l’épaule avec une gravité douce et lui dit : Nisi Dominus custodierit domum, in vanum vigilant qui custodiunt eam 11 . Puis il parla d’autre chose.
어느 날 한 존경할 만한 신부가 — 그가 쿨루브루의 신부였는지 퐁피에리의 신부였는지는 이제 잘 기억나지 않지만 — 아마도 마글루아르 부인의 부추김을 받았을 터인데, 주교 백하께서 들어오고자 하는 누구에게나 밤낮으로 문을 열어두는 것이 어느 정도는 경솔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정말 확신하시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토록 지키는 이가 없는 집에서 어떤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정말 염려되지 않으시는지 감히 여쭈어보았다. 주교는 부드러운 엄숙함을 담아 그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그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고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그러고 나서 그는 다른 화제로 이야기를 돌렸다.
Il advint qu’un digne curé... s’avisa de lui demander un jour...
Il advint que ~: "우연히 ~한 일이 일어났다"라는 뜻의 비인칭 구문이다.
s'aviser de + 동사원형: 여기서는 "감히 ~해보다", "(생각 끝에) ~하기로 마음먹다"라는 뜻으로, 완곡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주변 성직자의 접근을 묘사한다.
...probablement à l’instigation de madame Magloire...
à l’instigation de ~: "~의 부추김으로", "~의 사주를 받아"라는 뜻이다. 주교의 안위를 늘 걱정하던 마글루아르 부인이 직접 말하지 못하고, 평소 주교가 존중하던 이웃 신부(curé)를 설득해 대신 건의하도록 꾸민 일상적인 배후 공작임을 유머러스하게 암시한다.
...si Monseigneur était bien sûr de ne pas commettre jusqu’à un certain point une imprudence...
jusqu’à un certain point: "어느 정도까지는", "얼마간은"이라는 뜻의 완곡어구이다.
imprudence: "경솔함", "조심성 없음"을 뜻한다. 밤낮으로 문을 열어두는 행위가 신앙을 넘어 현실적인 '경솔함'이나 방임이 아닌가 하는 세속적 상식을 대변하는 질문이다.
...et s’il ne craignait pas enfin qu’il n’arrivât quelque malheur...
craindre que ~ (우려의 접속법과 허사 ne): 주절의 동사가 우려를 나타내는 craindre이므로 종속절에 접속법 반과거 arrivât가 쓰였고, 문법적 의미는 없으나 격식체에서 부정적 뉘앙스를 보완하는 허사 ne가 동사 앞에 결합했다. 도둑이나 강도의 침입 같은 구체적인 불행(quelque malheur)을 상상하는 주변의 현실적 두려움이 투영되어 있다.
L’évêque lui toucha l’épaule avec une gravité douce et lui dit :
toucher l'épaule: 상대의 어깨를 만지는 주교의 신체적 접촉은 훈계나 배척이 아니라, 상대의 걱정을 깊이 이해하고 위로하는 성자로서의 자비로운 태도를 보여준다.
gravité douce: "부드러운 엄숙함"이라는 모순형용적 표현을 통해, 단호하지만 온화함을 잃지 않는 주교만의 독특한 아우라를 나타낸다.
Nisi Dominus custodierit domum, in vanum vigilant qui custodiunt eam.
라틴어 시편 인용 (시편 127편 1절의 라틴어 불가타 성경 구절): 주교는 자신의 행동을 논리적으로 변명하거나 신부를 설득하려 하지 않고, 기독교 영성의 근원적인 텍스트를 제시함으로써 논쟁을 종결한다.
Nisi Dominus custodierit domum: "만일 주(여호와)께서 집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in vanum vigilant qui custodiunt eam: "그것을 지키는 자들의 깨어 있음(파수)이 헛되도다."
인간이 제아무리 두꺼운 문과 자물쇠, 무장한 경비병으로 자신을 방어하려 한들, 신의 보호와 허락이 없다면 그 모든 인간적 노력이 허망한(in vanum) 것에 불과하다는 철저한 신앙의 선언이다. 주교에게 무방비 상태는 무모함이 아니라, 신의 완전한 주권 아래 자신을 내맡긴 영적 평화의 증거였다.
advenir: (우연히) 일어나다, 발생하다
curé: 신부, 주임사제
s'aviser de: 감히 ~해보다, ~할 생각을 내다
instigation: 부추김, 선동, 사주
imprudence: 경솔, 무모함, 조심성 없음
garder: 지키다, 보호하다, 보관하다
gravité: 엄숙함, 진지함, 중대함
vigiler / vigilant: 깨어 감시하다 / 파수꾼, 깨어 있는 자들 (라틴어 동사 vigilare에서 유래)
Il disait assez volontiers : « Il y a la bravoure du prêtre comme il y a la bravoure du colonel de dragons. » – « Seulement, ajoutait-il, la nôtre doit être tranquille. »
그는 꽤 즐겨 말하곤 했다. 「용기병 대령의 용기가 있듯이 사제에게도 사제의 용기가 있다오.」 —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이곤 했다. 「다만, 우리 사제들의 용기는 고요해야만 하지요.」"
Il disait assez volontiers :
assez volontiers: "꽤 즐겨", "기꺼이 흔쾌히"라는 뜻이다. 주교가 이 비유를 사석에서 자주 사용하며 자신의 목회적 태도를 정립해 왔음을 보여준다.
« Il y a la bravoure du prêtre comme il y a la bravoure du colonel de dragons. »
bravoure: 전장이나 위험 속에서 발휘되는 선 굵은 '용기'나 '무용(武勇)'을 뜻한다.
colonel de dragons (용기병 대령): '용기병(Dragons)'은 18~19세기 프랑스 군대에서 기동성과 화력을 동시에 갖춘 정예 승마 보병 소속의 군인들이다. 이들의 대령(colonel)이 보여주는 용기는 전장의 포화 속에서 칼을 휘두르고 적을 제압하는,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격렬하고 역동적인 물리적 용기이다.
주교는 사제의 직무 역시 군인 못지않게 영혼을 위협하는 온갖 도덕적·물리적 위험(전염병 환자 심방, 흉악범과의 대면 등)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사제에게도 필연적으로 군인에 상응하는 '용기'가 요구된다는 점을 인정한다.
« Seulement, la nôtre doit être tranquille. »
la nôtre: 소유대명사로 앞서 언급된 '우리의 용기(la bravoure du prêtre)'를 가리킨다.
tranquille (고요한, 평온한): 이 단락의 핵심 형용사이다. 군인의 용기가 적을 격퇴하기 위해 요란하게 소리치고 물리력을 행사하는 '동적이고 공격적인 용기'라면, 사제의 용기는 그 어떠한 죄악이나 폭력,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신의 자비와 평화를 신뢰하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정적이고 수용적인 용기'이다.
어떠한 위협 속에서도 소동을 피우거나 문을 걸어 잠그지 않고, 찾아오는 모든 이들을 온화하게 맞이하는 주교의 영성적 담대함이 바로 이 '고요함(tranquille)'이라는 한 단어에 응축되어 있다.
bravoure: 용기, 무용(武勇), 대담함
colonel: 대령 (군대 계급)
dragons: 용기병(龍騎兵), 기병의 일종
seulement: 다만, 오직, 그러나
tranquille: 고요한, 평온한, 의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