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노오란 샤쓰'와 '안개'그리고 이베뜨 지로(Yvette Giraud)
세계적인 샹송 가수, 이베뜨 지로가 부른 우리말 노래들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노오란 샤쓰'와 '안개' 그리고 이베뜨 지로(Yvette Giraud)
세계적인 샹송 가수, 이베뜨 지로가 부른 우리말 노래들
'시인의 혼(L'ame Des Poetes)'의 세계적인 샹송 가수 이베뜨 지로(Yvette Giraud).
60년대 한국,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에서의 잦은 공연과 함께 아시아에서 샹송 붐을 주도했던 지로는
당시 에디뜨 삐아프, 줄리에뜨 그레꼬와 더불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가수 중 한 명이다.
상냥하고 붙임성 있는 외모와 함께 그의 깊고 낮은 목소리에는 한껏 정감이 묻어난다.
부드러운 창법과 발음으로 매우 친근감을 안겨주는 그의 노래는
이전까지 어둡고 우울한 샹송 이미지를 또 다르게 바꾼 인물인 동시에
우리나라를 방문해 최초로 내한공연을 펼쳤던 최초의 샹송가수이기도 하다.
아울러 우리 노래를 직접 우리말로 취입한 최초의 가수이기도 한 지로가 당시 발표한 앨범은 '노오란 샤쓰'와 '안개'.
그가 '노란 샤쓰'를 처음 부른 것은 1963년, 당시 시민회관에서 가졌던 내한공연 무대에서였다.
"마치 우리말을 알기라도 하듯 섬세하면서도 역동감이 넘치는 표현력,
그래서 '노래는 표현'이라는 것을 새삼 일깨워준 지로만의 가창력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뜨거운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당시 공연에 참관했던 '노오란 샤쓰(노란 샤쓰의 사나이)'의 작곡가 손석우(87)씨의 회고다.
지로는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부른 뒤 자청해 손석우씨가 자주 제작하고 있던 뷔너스레코드사를 통해
이 노래가 담긴 음반을 레코딩한다.
특히 노래 취입 당시 하이힐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마이크 앞에 서서 노래에 집중하던 그녀의 모습,
또한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전해진다.
단순하면서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힐빌리(Hillbilly, 현재 Country & Western) 리듬의 이 곡은
61년, 가수 한명숙씨가 발표한 불멸의 레퍼토리.
처음 발표될 당시엔 일부 관계자들로부터 '그저 단순히 동요에 털이 좀 난 것일 뿐'이라는
별로 곱지 않은 '악평'도 한 편으론 감수해야 했지만
바로 그 '파격'으로 말미암아 60년대 우리나라 가요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놓았을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로부터 우리 가요는 다양한 리듬의 팝스타일로 폭넓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명숙의 '노란 샤쓰의 사나이'는 이베뜨 지로,
그리고 일본의 하마무라 미치코를 비롯해 자국의 가수들 목소리에 제각각 실려
일본,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를 강타한다.
속칭 '한류'의 원조인 셈이다.
▲ -당시 바람새홈에 이 이베뜨 지로의 노래를 소개하면서 이러한 멘트를 적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이 음원을 디지털化하면서 가능한 한, 지로의 서툰 한국말 발음은 접어두고 되도록이면
지로 특유의 저음과 감정 표현에 집중하려 애를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 좋아 엄마 좋아'에서
'아빠는 좋아서 웃는대요'를 '운대요'에 가깝게 발음할 때는 결국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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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는 이로부터 6년이 지난 1968년 6월, 다시 내한해 펼친 공연과 함께
작곡가 이봉조악단의 반주에 맞춰 '안개'
그리고 그녀의 히트곡인 'Papa Aime Maman(아빠는 엄마를 좋아해)'를 '엄마 좋아 아빠 좋아'라는 제목으로 바꿔
우리말로 취입한다.
이 노래 'Papa Aime Maman‘은 이후 70년대 들어 포크부부듀엣 바블껌이 '엄마는 아빠만 좋아해'라는 제목으로
또다시 번안 발표하면서 전국적으로 애창되었다.
비록 우리말 발음이 서툴긴 해도 지로 특유의 부드러운 액센트와 감정 표현이 압권인,
이 때 취입한 여섯 곡은 음반 'YVETTE GIRAUD와 안개(신세기)'에 담겨 발표된다.
68년 8월의 일이다.
이후 지로는 이 '안개'를 자신의 주요 레퍼토리로 삼고자 했다.
때문에 일본에서 발표한 '이베뜨 지로 대표 샹송집(일본방송서비스사 발매)'을 발표할 때
이 노래의 원제를 'Brouillard(안개)', 그리고 일본어 제목으로는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랑'이라 표기해
직접 일본말로 취입해 수록하기도 했다.
1916년 파리에서 태어난 지로는 52년 ‘L'ame Des Poetes(시인의 혼)’로 프랑스 디스크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국경을 초월, 언어 장벽을 뛰어넘은 외교대사로 수많은 외국공연을 통해
프랑스 문화와 샹송을 보급하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시인들이 사라진 오랜 뒤에도 그들의 노래는 여전히 거리에 흐를 것'이라고 지로는 그녀의 노래 '시인의 혼'에서 읊조렸다.
그녀가 한국을 찾은 것도 어느덧 근 40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들 시인들'과 마찬가지로 이베뜨 지로 또한 세월 속에 묻혀버렸지만 그녀가 남기고 간 서툰 우리 말 노래들은
여전히 한국인들 가슴에 이따금씩 흘러, 젖어들고 있다.
글ㅣ박성서(대중음악평론가, 저널리스트)
- Copyrights ⓒ2006-11-14일자, 서울신문.
[노래 듣기]
Yvette Giraud '엄마 좋아 아빠 좋아(Papa Aime Maman, 반주 이봉조악단)'
Yvette Giraud '안개(반주 이봉조악단)'
Yvette Giraud '노오란 샤쓰(반주 손석우악단)'
첫댓글 '시인의 혼' 도 듣고 싶습니다. ^^
이거 빨리 열중쉬엇 자세에서 풀어주셔야겠는데요. 제가 꼭 들어야겠거든요. 아직 2학년으로 올라가시려면 멀었군요^^
이제껏 열중쉬엇자세로 있다가 다시 재생이 되는군요. 수고해주신 분이 따로 계신 건지 일시적인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우짜든동 '나머지 공부'는 계속...^^ 음악을 들으시려면 플레이 버튼(▲)을 누르세요.^^
아빠 엄마 좋아...저 노래를 불어버전으로 불러보려고 한때 노력했었는데....낯간지러워서...ㅎㅎ
그 노랜 낯간지럽게 불러야 제맛이 나는 노래죠. 언제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참 남이 알수 없는 보석같은 정보를 가지고 계시다니, 정말 존경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빨리 건강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귀한 노래 잘 듣습니다...
감사...^^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