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 좌천리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올라가면서 알아보니 일광에서 울산까지는 40분 소요된다고 한다. 울산행 버스의 어두운 차창 밖으로 빗방울이 사정없이 와서 부닥치며 흘러내린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내리자 해암 장진현 사장님께서 택시 정류장 앞에서 우리 일행을 마중 나오셨다.
해암님께서는 '바다볼래.돌볼래' 수석가게와 함께 전통한식 다정원을 겸업하고 계셨다. 청완님 제안으로 주전으로 가기 전에 울산 동구에 있는 다정원에 잠시 들르기로 하였다. 다정원의 내부는 고전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었고 한쪽에는 수석도 벽걸이형 장식장에 전시되어 실내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고 있었다.
청완님께서는 서울에서부터 갖고오신 월간수석의 미 6월 호 외에 여러 필요한 책들을 선물용으로 해암님과 사모님께 전하셨다. 간단하게 술과 안주가 나왔는데 술은 단양에서 웰빙용으로 유일하게 재배된다는 검은 콩으로 만든 막걸리였고 안주는 콩으로 요리한 더덕 등이었다.
콩으로 만든 막걸리를 필자는 처음 마셔보았는데 두유 비슷한 맛이 나며 독특하고 아주 감칠맛이 있었다. 청완님께서 이곳이 처음인 주 시인님과 필자를 위해 일부러 배려해주셨다. 술을 마시면서 여러 가지 석담을 나누며 청완님께서 집필 중이신 '떠도는 섬으로의 초대' 시와 수석 관련 이야기를 하였는데 해암님께서 석담 중에 두 개의 수석을 내오시어 사진 촬영을 하였다.
그리고 석담 중 전시석의 크기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 나왔는데 해암님께서는 그래도 전시회에 내놓으려면 크기가 10cm 이상은 되어야 좋다고 말씀하신다. "소품과 모암 떨어지는 것은 아무래도 상품성이 떨어진다. 개인 소장자들은 작아도 작품성이 있는 수석을 소장할 수 있는데 작품성과 상품성은 서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질 수는 있어도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개인 소장자들은 소품이거나 모암이 좀 떨어져도 작품성이 있다면 소장하여 감상하며 즐기면 좋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다정원을 나와 본래의 목적지인 주전으로 향하였다. 주전의 바다볼래.돌볼래 수석가게에는 난방되는 작은 방이 하나 있어서 우리는 그곳에서 묶기로 되어 있었다.
가게에 도착하여 해암님께서는 간단하게 정리를 하시고 숙박에 필요한 사항들을 설명해주시고 키를 우리에게 넘겨주셨다. 잠시 가게에서 석담을 나누었는데 해암님은 가게가 주전 몽돌해수욕장 바로 앞이라서 친분이 있는 분들에게 종종 개방하신다고 한다.
필요하면 앞으로도 자주 이용하라고 말씀해주시어 무척 고마웠다. 생활이 안정된 노후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이곳의 모 수석인처럼 돌밭에 다니며 백락을 모으며 즐기면 좋을 것이라 말씀하신다. 시간이 너무 늦어져 해암님께서는 다시 울산으로 떠나시고 우리 일행들은 짐을 풀고 내일을 위하여 잠을 청하였다.
방은 전기장판이라 따뜻하였다. 밖은 비바람이 계속 몰아쳤다. 다음날 주전 바닷가는 계속 비가 오고 있었고 우리는 거의 온종일 탐석과 휴식을 반복하며 지냈다. 우리는 그곳에서 2일간 머물려 했는데 2일 차(14일)까지는 일정표가 잘 짜여있었지만, 마지막 3일 차(15일)가 부산의 전시회에 참관할 것인 지가 차편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불확실하였다.
그래서 14일 저녁 울산 무상 구용돌님 댁 석실 방문 시 아예 짐을 꾸려서 울산 시내에 있는 모텔에서 숙박하기로 했다. 짐을 꾸리는 중에 해암님께서는 함지박을 내놓으시며 석 점씩 탐석해가라고 하시고 또 따로 석 점씩 선물을 주셨다. 감사. 감사.~^^. 그리고 무상님 댁까지도 우리 일행을 안내해 주셨다. 주전에 있는 동안 여러 가지 편의를 배려해주신 해암님께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의 글 올립니다.^^
디정원 전경
주소: 울산광역시 동구 서부동 315-26, TEL: 052-236-7947, HP: 011-882-4862 대표: 해암 장진현, 비가 오는 다정원 앞에는 해석들이 비를 맞아 반짝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