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역의 한의원중 발길이 닫는대로 3군데를 가 보았지만 2군데는 문을 받았고 한군데는 무늬만 한의원이지 손님이 없었다. 원장이라는 사람은 방송에 나온 것을 자랑하나 전혀 영양가가 없어 보였다.
내가 한의원을 방문한 것은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한의원이 있다는 것을 알고 가 본 것이었다. 아니 한의원의 실상이 어떤가 하고 가 본 것이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다 어려운 것 같았다. 그러나 현재 서울의 어느 한의원은 손님이 줄을 서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한번 확인해 볼려고 하나 쉽지 않았다.
그런 곳은 홍보도 하지 않고 숨어있는 곳이라 찾는데 쉬운 것이 아니었다. 손님이 소문에 소문으로 꼬리를 물고 찾아가는 곳이라고 하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 곳도 지운선사님처럼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비법과 비방으로 버티는 곳이라고 했다. 그러니 손님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곳은 영 아니었다. 3군데 다 거의 전멸 상태였던 것이다. 2군데나 실제로 문을 닫았으니 말이다.
이런 실상을 알면 한의대에 몰리지 않을 터인데 하면서 그곳을 나왔다. 그런데 그 다음날 지운선사님을 찾아 뵈었다.
그랬더니 웃으면서 올 가을부터는 좀 잘 될 걸...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알고보니 올 가을에 한의에 관한 방송이 예정이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방송에서 예전에 허준의 동의보감을 내보내어 경동시장을 비롯한 약재상이 대박이 났고 한의원도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었다.
그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고 지금 작업중이라고 했다. 누가 작업을 하는가...바로 한의업계와 한의약업계가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힘이 들 것 같다. 그것은 한의사들의 실력이 이미 다 들통이 난 상태라 여간해서는 사람들의 발길이 한의원으로 돌리기가 힘들것 같고 또한 인터넷 시대라 한약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깊은 터에 아무리 방송에서 드라마에서 멋지게 홍보를 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다.
이제 한의업계는 피나는 노력을 해서 양의를 따라잡을 수 있는 시대상황이 와야 하는 것이다. 지운선사님 같은 한의학의 거성 아니 지존을 음지에서 썩히는 나라에서 한의와 한약이 발전을 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여튼 지운선사님도 그런 점에서는 순진한 것 같다. 실상을 아직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일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은 있었다.
"누가 병도 못고치는 한의원에 가?"
이런 말에 나는 웃고 말았지만 실상이 그러한 것을 어찌하란 말인가. 양의처럼 병을 제대로 치료라도 하면 모를까...
하여튼 한의발전을 위해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나 뚜렷한 방도가 없는 것이다. 강호의 민의의 비술과 비방을 한의로 접목시키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러나 그런 비법이나 비술을 가지고 있는 분이 과연 전국에 몇명이나 되겠는가. 그런 분을 과거에 독점했던 지운선사님의 말씀이 그래서 더 귓가에 쟁쟁하다.
"다 죽었어. 나에게 가르침을 준 전국의 명의들은 다 죽었지..."
이제 남은 분은 지운선사님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희극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제 한국의 한의발전은 한분에 의지해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