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12일(토) ~ 13일(일)
백두대간 남진18구간
지난 10월 3일 개천절에 추석연휴기간 동안 중도포기한 지름티재부터 늘재까지 구간을 하기위해 괴산으로 향하였다. 오전11시25분
은티마을까지 가는 수안보,연풍행 군내버스에 탑승하였는 데, 조금씩 내리던 비가 주룩주룩 내리며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날씨
확인했을 때, 분명 10월 3일과 4일은 화창한 날씨임을 전날까지 확인하였기에, 일말의 그칠 기대를 갖고 지름티재 오르막 초입에서
한참을 서서 기다리며 일기예보도 다시 확인하였으나 저녁 9시까지 비가 내리는 것으로 판단되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일주일 후 다시 괴산에 도착하여 오전11시25분 군내버스에 탑승, 은티마을에 하차 오후 1시 산행을 시작하였다.
# 구왕봉
지름티재에서 구왕봉까지는 500M 밖에 되지 않으나 밧줄로 이어진 암벽을 기어오르며 통과하는 구간으로 처음부터 만만치 않았다.
지난 추석 때의 체력으론 감당이 되지 않았을 듯 싶다. 인증시간은 오후 2시16분.
# 은티재
구왕봉에서 은티재까지는 대략 2.4km, 한시간을 예상했었지만 호된 신고식을 치르 듯 구왕봉을 통과해서인지 은티재까지는 등산로는
상대적으로 무난한 느낌으로 산행하였다. 주치봉을 지나 인증시간 오후 3시13분.
#장성봉
선답자의 블로그에 따르면 악휘봉 삼거리까지 힘들고 그 이후 장성봉까지는 비단길이라는 글이 생각나, 힘을 내며 4km 악휘봉 삼거리까지
가던 도중, 몇 명의 분들이 출입금지 씌여있는 곳에서 동행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분들은 악휘봉에서 내려오는 길이라 하였고
팻말의 지도를 보니 악휘봉의 왼쪽에 장성봉이 있는 곳으로 표시되어, 악휘봉에서 내려올 때 왼쪽방향의 길로 들어섰으나, 그 길은 마분봉가는
길이었다. 마분봉과 은티마을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다시 그분들과 만나게 되어 나중에 합류한 분 중, 한분이 대간의 경우 출입금지 표지로
치고 올라가, 서남방향으로 그 길따라 계속 한다고 하였다. 아마 그때가 오후 4 ~5시 사이인 듯 하다.
밧줄타고 내려가던 그 길을 다시 올라오니 체력소모가 상당하였고, 오늘 저녁 1박은 장성봉에서 예정하고 출입금지 표시로 올라가자,
등산로가 보이고 그 길 따라 계속 걸었다. 장성봉 도착시간은 저녁 7시 40분 즈음. 에어메트리스를 깔고 침낭라이너를 넣은 보온포 속에
긴팔과 긴바지의 옷으로 갈아입고 수면에 들었다. 인증은 새벽에 일어나 4시12분에 하였다.
#밀재표지목
지난 추석때에는 더워서 침낭라이너를 덮을 수가 없었는 데, 자는 동안 한기가 느껴져 깨다 자다,하다 새벽 3시30분 즈음 일어났다.
장성봉 인증 후 새벽 4시20분 배낭을 메고 리본이 많이 달린 곳으로 생각없이 그대로 내려갔는 데…추석 때, 자료를 준비하고 그 이후는
꼼꼼히 살피지 않아, 중요위치에 대한 부분을 많이 놓치고 있었다. 장성봉에서 출발지점은 잠잤던 곳인 출입금표지 팻말 뒤로 가야했는 데,
기억이 나지않아 알바를 제대로 하고 오전 7시20분, 3시간만에 다시 장성봉에 원상복귀하여, 밀재로 향하였다.
2km 버르미기재는 국공이 지키고 있기에, 대부분 새벽에 통과하는 곳임에도 어쩔 수 없이 오전 8시에 통과하였지만 기쁨도 잠시 다시
밀재로 가는 구간은 너무 힘들었다. 등산로도 온통 고난도 바위투성이로 밧줄을 타고 오르고 내려가는 일은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했지만,
이미 새벽에 체력소모가 너무 커서, 몸에 일정 수준의 데미지가 느껴져 가까스레 걷고 있는 상태였다.
촛대봉을 지나 고난이도 대야산 80M직벽구간에 로프를 모두 철거하였으니 되돌아가라는 출입금지 팻말을 두어 개 스치고 가까스레 대야산
직벽구간 앞에 섰고, 바람은 몹시 세차게 불고 있었다. 스틱을 접어 가방에 넣고, 선답자의 말대로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기로 하였다.
아마 사념이 전혀 끼어들 여지가 없던, 그런 구간인 듯 싶다. 대야산 도착시간은 오전11시48분.
대야산에서 밀재표지목까지는 1.1km, 계단으로 된 부분이 많아 비교적 무난한 듯 하면서도 울퉁불퉁한 바위들이 계속 이어져 내려가기가
쉽지 않았다. 밀재 인증시간은 오후12시26분
# 조항산
밀재에서 점심을 하며, 3km 고모샘에서 물 보충하기로 하고 그곳에서 조항산까지는 1.3km, 그런데 새벽에 한 알바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타격을
주어, 몸의 부하는 점점 가중된 상황에서, 물이 빠듯하니 간신히 걸으며 버티는 느낌이었다. 고모샘에 도착하여 제대로 물을 보충하고 그때서야,
에너지바를 하나 먹으니 몸에 새로운 활력이 생기는 듯 하다. 비로소 걸음이 조금씩 빨라졌고 조항산 인증시간 오후 3시 2분.
조항산에서 청화산까지는 4.3km 청화산에서 늘재까지 2.6km 그리고 늘재에서 타야할 버스는 입석에서 저녁 6시 5분에 출발한다.
일단 물이 충분하여 홀스캔디를 입에 물며, 걸음의 속도를 높혔고 청화산 도착은 오후 5시11분. 늘재까지 2.6km는 지속적인 내리막이라
버스를 탈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였고, 바위구간은 주의를 기울여 천천히 내려왔지만 대부분은 속도를 늦추지 않고 내려왔다. 늘재에
도착하여 버스정류장은 왼쪽 방향으로 5분정도 내려가면 있는 데, 놓친 줄 알았던 버스는 6시12분 즈음 도착, 탑승하여 상주터미널에 하차하였다.
#남진18구간
행정구역 : 경상북도 문경시, 충청북도 괴산군
산행거리 : 38KM (알바 포함)
전체시간 : 대략 29시간 (12일 오후 1시 00 분 ~ 13일 오후 6 시 00분)
산행코스 : 은티마을 - 지름티재 - 구왕봉 - 은티재 - 악휘봉삼거리 - 장성봉 - 버리미기재 - 대야산 - 밀재 -
고모샘 - 조항산 -청화산 -늘재
# 무엇이었을까 ? 장성봉에서 1박하면서 떠 오르던 생각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 버르미기재를 급히 가야한다는 생각에서 오히려 반대방향으로
열심히 걸었던 몸의 극한의 상태와 현재의 위치가 파악이 안되는 그런 상황에서, 장성봉으로 다시 와, 시작하는 상황에서도 버리미기재를 통과하고
대야산을 오르며 고모샘에서 물을 보충해야 한다는 방향만을 가지고 나아간 그 시간은, 오로지 존재하는 그 순간의 방향에 임하는 시간이었고,
이화령에서 늘재까지의 구간이 얼마나 버겹고 힘든 구간인가를 절감하면서 동시에 스스로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또 다시 어디에서도 1박을 할 수 있다,
라는 생각도 스치우며 그렇게 걸어갔던 시간이었다.
입 안이 바싹 마르고 흔들리는 의식은 미국 산맥을 산행하던 여성 분이 잠시 등산로를 벗어나면서 길을 잃어 사망했다,라는 기사도 떠 오르면서
그렇게 늘재까지 나아가는 과정은 몸과 정신적으로 버겨움에 극치였음에도 차가운 공기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몸이 견디며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고,
끝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그 시간의 경험이 던져준 것은 무엇인지…?
너무 힘들었던 이화령 ~ 늘재 구간은 그 산세가 강하여 바위와 절벽으로 이루어져, 단순한 거리만으로 다른 코스와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작년 추석 삽당령 ~ 댓재 구간과 같은 거리지만, 물론 그때도 힘겨웠고 그래도 해내었지만…이번 구간은 덥지 않았어도 작년 추석처럼
그렇게 2박 3일로 해낼 구간은 아닌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