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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은 산도 아름답지만 사방팔방 꿰뚫어 보는 조망에 넋 잃어
석봉산악회 제1631차 진양지맥 7구간 황매산(1108m)
대상산 황매산(1108m) 경남 합천군 대병면 가회면 산청군 차황면
날짜 2009년 3월 15일(일요일) 당일산행
산행 거리 산행 시간 11.7km(도상) 6시간35분
출발 일시 장소 15일 아침8시 영광도서 앞
산행 시작 시각 장소 10시15분 밀치(거창군 신원면 산청군 차황면 경계)
산행 매듭 시각 장소 16시50분 고개매표소 삼거리(합천군 가회면 둔내리)
부산 도착 시각 장소 22시 안팎 롯데백화점 앞 오후9시10분
산행 코스
10:15 밀치510m-3.5km/110분-12:45 떡갈재670m-점심30분-13:15 출발-
2.9km/100분-14:30황매산1108m-3km/80분-15:30삼거리913m-2.3km
/60분-16:50포장도로 구름재
참가자 10명 강창모 장선수 조종임 성병식 정철교 박두호 서진경 노병복 최계순 김철우
회비 30,000원 지도 1:50000 삼가 날씨 맑고 포근 산행하기 적당
교통편 15인승 승합차
산행대장 장선수 기획부회장
기타 저녁은 산청신등면 아기자기식당, 목욕은 신등 단양목욕탕
자세한 산행코스
10:15밀치510m-10:45강섭산646m표석-11:30갈밭재550m임도-12:24할미산843m황매산표지석-12:45떡갈재670m도로삼거리 안내판 등산로표지판-1
3:15점심 후 출발-13:45주능선 오른쪽감13:50이정표 장박리 황매산 떡갈재 가리킴-14:00이정표 떡갈재 1.4km 황매산1.3km상중리5.4km-14:25 황매산 아래 주능선 삼거리 삼봉1.2km 떡갈재 2km 상중리6.6km 황매산0.1km-14:
30황매산1108m 표지석 철쭉군락지2.0km 삼봉1.2km-14:53황매산 출발-15
:00삼각점-15:07 팔각정-15:13삼봉(1108.5m) 주차장2.3km황매산1.0km삼거리1.0km-15:30삼거리843m 황매산2km 보림사4km 독립가옥4km-15:38 할미산성(치마덤)삼거리2km박덤km-15:39 삼거리 오른쪽임시주차장3km-16:10 이정표 삼거리3.5km 독립가옥2km-16:24 박덤 불당골0.4km 독립가옥1.2km-16:35 헬기장-16:50도로 구름재480m
산행 이모저모
2009년 3월15일. 고개 아래쪽은 봄의 따뜻한 감촉이 차창 안으로 스며들어 나른했다. 그런데 밀치는 달랐다. 거창과 산청을 잊는 이 고개는 남쪽에서 올라가는 봄바람과 북쪽에서 남으로 뻗으려는 마지막 겨울 기운이 이곳에서 맞붙어 소용돌이를 이뤄 휙휙 불매를 불고 공기도 꽤나 차다. 남쪽 바람과 북쪽 기운이 부딪쳐 밀치고 당긴다고 밀치라는 이름을 얻었는가.
오른편 도로 옆 밭에는 긴 장화를 신은 할아버지가 경운기로 찬바람도 아랑곳 않고 밭을 열심히 갈고 있다. 등산채비를 끝낸 우리는 열심히 일하는 할아버지한데 미안한 마음이 들어 “수고 하십니다”를 합창하며 잽싸게 리본이 매달린 산길을 찾아든다. 할아버지는 우리를 한 번 쳐다보지도 않고 밭갈이에 열중이다.
산길은 처음부터 좋지 않다. 오른쪽으로 오르자 밀치에서 오는 옛 길과 만나면서 조금 모양새가 나아진다. 대간, 정맥, 기맥은 주로 고개서 시작해 고개서 끝나고 특히 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좋은 들머리요 날머리다. 밀치는 주차할 공간도 갖춘 좋은 들․날머리다.
산길은 그렇게 급작스럽지는 않지만 산줄기를 따라 춤을 춘다. 점차 오름이 거세지지만 걸을만하다. 앞에 가로로 누운 산줄기 정수리가 소나무 사이로 들어온다. 밀치에서 바라본 646봉이 지척이었고 표고차도 136m인데다 오늘 첫 산행 구간이라 쉽게 올라섰다.
밀치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646봉(10:45)에는 생각지도 않은 강섭산이라 새긴 표석이 있다. 올라온 맞은편에 리본도 많이 달렸다. 오늘 산행에는 10명이 참가했는데 이 짧은 시간에 선두에 선 두 명은 바람같이 달려갔는지 강섭산에는 나머지 8명만 올라섰다. 강섭산이란 이름은 한자인가 한글인가. 한자면 어떻게 쓰는 것일까 이리저리 생각해 보지만 어디서 연유한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다.
고스락에서 맞은편에 난 길은 곧 왼편으로 방향을 바꾸어 능선을 내려간다. 여기서부터 아주 드물게 리본이 보이더니 더 내려가니 리본이 없다. 길도 점차 시원찮았고 못내 흔적조차 남기지 않은 곳도 있다.
앞서가던 대원이 아무래도 길이 이상하단다. 기맥 길치곤 리본도 없고 또 아래쪽은 경작지인데다 작은 개울이 흘러 건너가야 한다고 말한다. 기맥 종주도 개울을 건너서는 안된다. 우리는 다시 올라 온다. 올라 올 때는 내가 앞장을 섰다. 강섭산으로 되돌아 와(11:00) 지도와 콤파스로 방향을 확인했지만 내려간 길이 기맥임이 틀림없다. 강섭산에서 앞쪽 능선을 따라 가니 묘지가 있고 묘지에서도 길은 역시 왼편으로 굽어져 조금 전에 우리가 내려갔던 길과 합친다.
다시 한 번 지도를 찬찬히 살피니 지도에서는 왼편 능선을 타면 갈밭재로 바로 이어지는데 현지의 왼편 능선 길은 곧장 갈밭재로 가지 않고 재 아래편에 있는 경작지로 간다. 하는 수 없이 조금 전에 올라 왔던 길을 내려간다. 강섭산을 올라오고 길을 확인하느라 30분정도 소모됐다. 요사이 말로 ‘알바30분’을 했다.
내려가면서 능선 왼편으로 난 길을 찾았지만 경작지가 보이는 산자락까지 가서야 왼편으로 휘어지는 희미한 길이 있다. 이 길로 들어서자 마자 길 옆에는 올가미에 목이 걸려 죽어있는 노루가 있다. 죽은 지 오래 됐고 그 주변 땅바닥은 노루의 재빛 털이 덮여 은빛쟁반을 보는 듯했고 머리가 매달린 채 갈비뼈와 등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주검이었다.
올가미에 걸려 목숨을 앗길 때 까지 그 고통은 동물이라고 인간과 다를 게 있을까. 올가미에 걸리지 마자 맑은 하늘에 날벼락 같은 불의의 사고를 당한 노루의 당황하는 울음소리가, 발버둥 치고 온몸으로 부딪치다 끝내 마지막 숨이 넘어갈 때의 비명이 가슴을 짠하게 한다.
올가미를 만들어 놓는 게 위법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지만 아직도 이런 방식으로 짐승을 잡는 인간의 잔인함, 또 올가미를 설치했으면 찾아와 빨리 거둬 가야지 이렇게 생짜로 목숨을 앗긴 노루가 살이 썩어서 갈비뼈가 드러나도록 방치한 것은 우리 모두 즉 인간이 저지른 죄악이 아닐까.
왼편으로 돌아가는 길은 이내 길 같지 않게 돼 하는 수 없이 그냥 아래로 무턱대고 내려간다. 경작지 나가야 하는데 바로 위쪽에서 시작한 작은 개울이 흘러간다. 조금만 왼편으로 올라갔다면 개울이 생기지도 않아 곧바로 도로로 내려설 수 있었는데 아쉽다. 되돌아 다시 가기가 귀찮아 개울을 건너 도로로 올라섰다. 엄격한 의미로 지맥종주에서 아무리 작은 개울이라도 인공적으로 생긴 것 외는 건너서는 안된다.
도로 왼편은 갈밭고개로, 오른편은 갈밭마을로 가지만 여기서 마을은 보이지 않았고 산기슭이 잘록한 고개는 바로 앞에 길게 누웠다. 양지쪽이라 햇볕은 따뜻하게 대지를 덮었고 포장하지 않은 도로는 땅이 녹아서 등산화 밑창에 떡처럼 덕지덕지 붙는다.
이 물렁물렁한 도로는 갈밭재 턱밑에서 끝나는데 정작 도로에서 재로 올라가는 길이 없다. 나무와 덩굴이 적은 기슭을 가름해 재로 향한다. 양지바른 곳에 묘가 있고 그 위쪽 갈밭재는 리본도 많고 산길도 반듯하다.(11:30) 묘는 쉬기도 안성맞춤이라 여기서 잠시 햇볕을 즐긴다.
갈밭재를 뒤에 두고 산길을 오른다. 산줄기를 오르는 도중 배가 싸늘하게 아파 대변을 보았는데 조용하고 깊은 산 탓인지 쾌변이다. 쾌변이지만 이곳에서 그렇게 해도 쾐찮지는 안을 것 같은데. 가쁜 해진 몸으로 배낭을 두었던 자리에 오니 배낭이 없다. 나는 스틱만을 짚고 일행을 따른다. 일행이 그 동안 얼마나 앞서 갔는지 20분정도 힘겹게 걸어가 겨우 만났다. 장선수 기획부회장이 내 배낭을 가슴 앞에다 메고 간다. 참 힘도 좋다. 내 배낭도 꽤나 무거운데.
갈밭재에서 진약기맥은 계속 산줄기가 높아만 간다. 우뚝한 봉우리에 닿으니 표석이 있는데 황매산이라 음각해 놓았다. 해발 843.2m다. 이 봉우리 진짜 이름은 할미산이다. 황매산은 원래 유명한 산이라 이 인근에서도 이 산이 아님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인데도 ‘황매산 843.2m’란 표석을 왜 세웠을까. 할미봉이나 할미산도 그렇게 나쁜 이름은 아닌데.
할미산에서부터 산줄기는 남쪽으로 뻗은 내리막이다. 얼마동안 거침없이 내려오니 앞이 탁 트이는 산복도로 삼거리. 황매산정산과 하금을 가리키는 이정표, 등산안내 표시판, 등산로 표지판도 있다. 이곳이 떡갈재다. 왼편에만 도로가 있는데 합천군 대병면 하금리로 간다. 오른편은 산청군 차황면 장박리로 하금리보다 가까운데도 떡갈재와 이어진 도로가 없다.
포장도로에서 점심을 먹었다. 일행은 8명이다. 등산로 표지판을 따라 산길을 오르니 곧 오른편에서 오는 산줄기 길과 합친다. 오른편은 떡갈재를 끊은 포장도로 이전부터 있었던 진약기맥 종주길이다.
떡갈재가 670m이고 황매산이 1108m이므로 표고차가 438m나 되므로 산줄기는 된비알이다. 힘들게 30분 쯤 올라서자 주능선 같은 산줄기에 닿고 좌우로 길이 갈라진다. 왼편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오른쪽이 황매산으로 가는 종주길이다. 이곳에서 착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능선을 5분정도 따르자 억새가 말 갈퀴처럼 일렁대는 황매산 능선과 만난다. 이정표는 떡갈재 황매산 장박마을을 방향만 가리킨다. 이 능선이 활기차고 장대하게 뻗어 우리가 타고 온 산줄기가 주눅이 들 정도다. 그러나 우리가 타고 낮지만 끈질긴 능선이 주능선으로 진양기맥이다.
우리가 만난 큰 능선은 남으로 달려가는데 국사봉-효염봉(635.8m)-339봉을 거쳐 산청군 평지리 사정천에서 숨을 죽인다. 이 산줄기의 왼편에는 황매산에서 남으로 베틀굴(946.3m)-천황재-보암산(695.6m)-싹고개를 거쳐 사정천에서 모습을 감추는 긴 산줄기가 쌍둥이처럼 장대하게 뻗어 내린다. 이 산줄기 천황재 아래에 황매산영화촬영장이 있다.
황매산을 바라보고 걷는데 나무가 거의 없고 올라가야 할 길까지 훤하게 나타난다. 떡갈재 1.4km 황매산 1.3km 상중마을 5.4km 이정표다. 오늘은 날씨가 맑은데다 시정거리도 괜찮다. 황매산을 쳐다보고 걷는 능선은 좌우 전망이 한마디로 끝내준다. 눈을 옆으로 돌리면 저도 모르게 탄성이 쏟아지고 가슴은 짜릿한 흥분으로 들뜬다. 북쪽에는 합천댐이 물을 머금고 물 사이에 산이 얼굴을 드러낸 거대한 호수가 낭자하게 펼쳐져 놀란 입을 다물 수 없다.
황매산이 오른편 0.1km에 있는 주능선에 올랐다. 이정표는 삼봉1.2km 떡갈재 2km 상중6.6km다. 진양기맥은 여기서 왼편에 있는 삼봉으로 가지만 5분 거리에 있는 황매산을 들르지 않을 수 없다.
1108m의 황매산은 산청군과 합천군을 아우르는 명산으로 철쭉꽃으로 유명하며 황매산에서 내려다보는 진달래군락지와 그 아래쪽으로 군락지에 이르는 도로가 참 잘 어울린다.
앞에 소개한 베틀재를 거쳐 싹고개로 빠지는 산줄기가 굽이치며 치닫는 모습도 압권이다. 삼봉을 거쳐 뻗은 황매산줄기는 얼마나 당차게 뻗어가는 지 말 발굽소리가 메아리를 만든다. 황매산 고스락인 바위봉에서 철쭉군락지 2.0km 삼봉1.2km다. 저 아래 황매산 촬영 세트장도 보인다.
황매산 일대에서 바라보는 마을, 들판, 산천 모두가 온통 아름답기만 하다. 질펀한 풍광에는 한줌의 고민도 아픔도 느껴지지 않고 마치 흥분의 깃발이 산천을 덮은 듯 즐거움이 봇물이 돼 온 몸을 진저리치게 한다. 철쭉제 때문인지 시멘트도로가 기슭을 마구 헤친 채 하얀 시맨트 길바닥을 요란하게 드러내챈 뻗어 있는게 눈에 거슬린다.
‘산청 23 1991년 재설’삼각점이 있다. 우리가 올라섰던 황매산 주능선의 삼거리 즉 황매산으로 갔던 고개에서 부터 반대방향인 황매산 줄기 즉 진양기맥은 바위길이다. 밧줄도 나무계단도 쇠줄난간도 있고 어떤 곳은 바위를 잡고 오르고 돌아가야 하는 데 거칠다. 신중하게 걷지 않으면 안된다.
쇠줄 난간이 끝나는 봉우리에 자리한 팔각정은 쉼터로 안성맞춤이지만 오늘은 바람이 차가워 오래 있지 못한다. 팔각정 조금 아래편 삼봉은 주차장(2.3km) 삼거리(1.0km) 황매산(1.0km)으로 가는 삼거리.
황매삼봉에 대한 안내판 내용은 다음과 같다.“황매산성 예로부터 황매산은 온화한 기온으로 황(黃)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고 전제적으로 풍요로움을 뜻하며 황매산을 들어오면 굶어죽지는 않는다고 전해진다. 이곳 삼봉은 황매산 정기를 이곳으로 총 집결하여 세사람의 현인이 태어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곳으로 누구나 이 세 봉우리를 넘으면서 지극정성으로 기원한다면 본인이나 후손들 중 훌륭한 현인이 될 것이라 믿는다”
진양기맥은 삼거리로 가야한다. 여기서부터 바위길은 거의 끝난다. 또 다른 삼거리는 오른편은 대병면으로 가는 산줄기, 맞은편은 황매산 아래편 도로로 가는 종주길인데 이 길이 진양기맥 길이다. 삼거리는 843m 봉우리이고 보림사4km 독립가옥 4km 이정표가 있는데 우리는 맞은편 즉 독립가옥 쪽으로 뻗은 산줄기가 기맥이다.
이제부터 올망졸망한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하산길이다. 첫 번째 닿는 봉우리가 할미산성(치마덤)이란 안내판이 있는 산성 터다. 삼거리 2km 박담2km다. 할미산성과 치마덤이란 안내판이 있어 그 내용을 여기 옮긴다. “이 산성은 신라와 백제와의 격전지로 ‘황매산성’이 구전되어 오면서 ‘할미산성’으로 변형되어 오늘에 전해지며 이 산성 아래 넓은 바위를 치마 덤이라 하여 선녀가 황매산 아래 소에서 목욕을 하고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하여 치마 덤이라 전해진다.”
돌탑이 대단히 보기 좋은 봉우리를 지나 자꾸만 내려간다. 다시 이정표가 있다. 삼거리 3.5km 독립가옥2km다. 맞은편은 앞 봉우리로 가는 약간 희미한 산길이 있는데 이 길을 진양기맥 종주길로 착각하기 쉽고 오른편은 리본이 많아 달렸지만 황매산을 올랐다가 하산하는 길이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리본이 많이 달린 오른편 길은 하산길도 되지만 또 진양기맥 종주길이다.
오른편 길은 곧 늪지대 보호 간판이 있는 곳을 지나 건너편 능선 아래쪽을 간다. 왼편에 보이는 능선이 진양기맥 같고 이 길은 계곡으로 가는 것 같은 의심이 생기지만 꾹 참고 가야한다.
이렇게 내려오다 보면 박덤에 닿는데 삼거리다. 이정표는 불당골 0.4km 독립가옥 1.2km이고 앞쪽 왼편 길을 간다. 이 길은 얼마가지 않아 왼편으로 굽어지면서 낮은 산줄기로 들어간다. 그렇게 굵지 않은 채 키만 훌쩍 큰 소나무가 얼마나 빽빽한지 대낮인데도 약간 어둠 침침 할 정도다.
그렇게 뚜렷하지도 않은 산길은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요리 저리 잘도 헤쳐 나가 낮은 봉우리를 넘어간다. 계속되는 소나무 밭은 끝이 어디쯤인지 어림조차 되지 않는다.
갑자기 연극무대의 막이 열리듯 소나무 숲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도로가 가로로 누웠다. 포장도로의 오른편 끝에 우리가 타고 온 승합차가 기다리고 있다. 소나무 숲은 도로 건너편 낮은 산에서도 여전하다. 우리는 이 도로를 건너가 소나무 숲으로 가야 하는데 여기서 오늘 산행을 그친다고 한다.
오른편으로 넘어가면 황매산 주차장이, 왼편은 고개 삼거리에 매표소가 있는 두심마을이다. 계획은 여기서 1.4km 더 가서 고개 삼거리 매표소에서 산행을 끝내게 돼 있는데 선두가 그만 이 도로에서 산행을 접었다. 다음번이야 힘들든 어쨌든 오늘 산행은 저녁 4시50분 여기서 막을 내렸다. 오늘은 6시간 15분동안 산행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