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피지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핑크프린]

찰랑이는 머릿결이 봄바람에 나풀거리다가 번들거리는 얼굴에 철퍼덕 달라붙는다면?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는 봄처녀 마음뿐 아니라 피지가 알알이 들어찬 모공까지 뒤흔드는 법이다.

친구와 얼굴을 바싹 붙이고 ‘치즈~’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화기애애했건만, 사진 속 내 얼굴에서만 발광하듯 번들거리는 이마와 볼을 대면하는 순간 ‘확’ 기분이 상한다. W뷰티 조애경 원장은 피지로 고민하는 이라면 봄과 여름 사이를 특히 조심하라고 조언한다. 기온이 상승하면 모세혈관이 확장되면서 땀과 피지 분비가 왕성해지는데, 기온이 1℃ 올라갈 때마다 피지 분비량이 10%씩 증가한다는 사실! 그러니 번들거리는 피부를 해결하는 첫 번째 단계는 역시 ‘클렌징’일 수밖에 없다. 특히 5월은 황사, 꽃가루 등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 유분과 각종 노폐물들이 모공을 막지 않도록 딥 클렌징이 필요한 때다. 그에 걸맞게 눈에 띄는 올봄 신상 클렌저들을 소개하자면, 로레알 파리의 ‘고 클린’은 5백 개의 실리콘 브러시가 달린 젤리패드가 장착돼 있어 모공 속 깊은 곳까지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며, 클렌징 오일의 대표주자 슈에무라도 과다 피지를 컨트롤주는 ‘모공클렌징 오일 프레쉬’를 선보였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실키 클렌징 폼’도 추천할 만한데, 사용 후 촉촉하고 매끈해진 피부를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물론 아무리스마트한 클렌저를 사용하더라도 더운물로 세안을 자주하거나 사우나를 즐기면 오히려 피부가 건조해져 탄력을 잃고 모공이 넓어질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모델로 피부과 서구일원장은 보송보송한 여름나기를 위한 클렌징 비법을 알려줬다. “우선모공을 열기 위해 스팀 타월을 하고, 풍부한 거품으로 딥 클렌징을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스크럽제로 T존 부위를 중심으로 각질 제거와 모공 청소를 꼼꼼하게 하고, 세안 마지막 단계에서는 시원한 물(절대 너무 차가운 물이 아니다)로 마무리하세요.”

그런데 왜 딥 클렌징이나 각질 제거 후에는 오히려 더 번들거리는 느낌이 들까. “꼼꼼한 세안이 중요하긴 하지만 세안제가 너무 강력하거나 문지르는 시간이 길수록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클렌징 후 일시적으로 땅기는 증상을 걱정한 나머지 유분 가득한 보습제를 듬뿍 바르면 오히려 번들거림 때문에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피지를 흡착하는 팩은 모공 안에 있는 각질과 피지 덩어리를 강제로 떼어내는데, 이 과정에서 피부에 상처가 나면서 피부가 귤 껍질처럼 울퉁불퉁하게 변할 수도 있다. 또 정상적인 각질층까지 벗겨내 염증이 생기고 색소침착도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번들거리는 얼굴의 또 다른 원인은 유수분 밸런스가 맞지 않은 경우다. 여드름용으로 개발된 매트한 마무리감의 화장품을 써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오히려 수분 공급에 주력하는 편이 좋다. 해피부과 이승원 원장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보자. “환절기 유수분 밸런스가 무너져 번들거리는 피부를 해결하기 위한 해답은 오직 충분한 수분보충뿐입니다. 몸 속에도 수분이 충분하도록 커피나 차 보다는 물을수시로, 많이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스킨 케어 단계에서 수분 에센스와 크림을 충분히 사용하고, 오후에 한 번쯤 미스트나 덧바르기 좋은 에센스로 보습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미스트 중에는 쏘내추럴의 ‘이지 투 스케터 오일 제로 미스트’처럼 피지 흡착 파우더가 함유된 것도 있으니 산뜻한 마무리감을 원한다면 추천할 만하다.

간혹 베이스 메이크업이 모공을 막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있는데, 파운데이션과 파우더 등은 피부 위에 얹어져 있을 뿐 모공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다만 제대로 클렌징하지 않을 경우 잔여물이 남아 피지가 정상적으로 밖으로 나오는 것을 방해해 문제가되는 것이다. 또 기름종이는 너무 자주 사용하면 피부가 유분의 양을 조절하지못해 간혹 피지 분비를 촉진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과다 피지 분비의 원인은아니니 안심할 것. 기름종이로 피지를 짜낼 듯이 강하게 누르지 말고 부드럽게 두드리듯이 사용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날씨가 더워지면 피지 분비가 왕성’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조금이라도 완벽하고 쾌적한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을 참지 못하는 조급한 마음. 그것이 오히려 피부를 보호하는 최고의 윤활제인 건강한 피지까지 짜증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 수도 있다. 최고의 화장품과 온갖 뷰티 노하우를 동원하더라도 여유롭고 건강한 마음이 전제조건이 돼야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에디터	이화진
포토그래퍼	차혜경

[햇살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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