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소설], 관객을 놀라게 하는 공포영화의 정석
![](https://t1.daumcdn.net/cfile/cafe/132B314E5125663A03)
놀이동산에서 귀신의 집, 유령의 집 같은 시설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이 하는 말.
'놀라서 죽는 줄 알았어.'
무서워서 혼났다고 해야 하는데, 모두 놀라기만 했다고 한다. 왜일까?
우선 이런 체험공간은 으레 무서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들어가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가 된다. 그런데 공포라는 건 현재는 나에게 닥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나에게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극대화되는데, 천장에서 뚝 떨어지는 해골이나, 관 속의 시체가 벌떡 일어나는 상황은 거리가 멀기 때문에 깜짝깜짝 놀라는 데 그치고 만다.
공포영화도 마찬가지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무서울 것이다라고 예상을 하기 때문에 과연 얼마나 무서울까 기대 반, 염려 반의 마음으로 화면을 응시한다.
영화 [살인소설]은 분명 공포영화로 분류될 영화이고, 놀이동산의 시설처럼 관객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첫번째 편을 접했을 때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만약 내가 잠들었는데, 영화처럼 악몽을 꾸게 되고, 그것이 현실로 이어진다면 어떡하지?
공포는 이런 것이다.
10년 전 범죄소설로 유명해진 작가 엘리슨. 그는 후속작이 없어 잊혀져가는 존재였다.
그러던 중 5건의 사건이 이어져 있음을 발견하고, 그 중 한 사건이 일어났던 집으로 이사를 온다.
1966년 한 가족이 차량 안에서 온몸이 묶인 채 불에 타 죽고, 집 뜰의 수영장에서 일가족 모두 익사하고, 가족들을 결박한 채 목을 따서 죽이고, 역시 손발을 묶어놓고 잔디 깎는 기계로 밀어서 죽이고, 엘리슨이 이사온 집은 뒷뜰에 일가족이 교수형을 당한 집이다.
이 다섯 건의 사건은 모두 가족 중 어린아이 한 명은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엘리슨은 집필실을 만들어 사건의 연계성을 추적하던 중 다락방에서 오랜된 영사기와 필름을 발견한다. 엘리슨에게 발견되기길 기대하고 그 자리에 놓였던 물건이다.
필름은 다섯 건의 사고를 녹화한 것이었다. 왜 그랬을까? 누가 가져다 놓았을까?
아무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놓인 필름을 보던 엘리슨은 영상 속에 특이한 문양을 발견하고, 그 방면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한다.
대학교수인 전문가는 그 상징이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유래된 기독교의 이교도 집단인 부굴이며, 아이들을 먹음으로써 맑은 영혼을 유지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후 영화는 어찌어찌 전개되다가 가족을 지켜야한다는 휴머니즘 영화로 변질되어 엘리슨 가족이 이사를 가는 것으로 끝이 난다.
허망하다.
처음에는 미스터리 스릴러 냄새를 풍기다가, 공포영화의 정석을 보여주다가, 오컬트 무비에서, 패밀리 휴머니즘으로 결말.
<참조>
오컬트 occult :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하고 초자연적인 현상. 그러한 현상을 일으키는 기술.
엑소시스트 exorcist : 퇴마사, 퇴마의식.
야경증 : 원래 신경질적이거나 단 병이 있는 아이가 자다가 일어나 소리지르거나 공포를 느끼다 2~3분 후 다시 잠드는 현상.
엘리슨의 큰 아이가 이런 현상을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