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서 면요리를 먹기 위해서는 젓가락이 필요합니다. 중국에서는 면을 먹을 때는 물론이고 밥이나 요리를 집을 때도 젓가락을 사용합니다. 사기로 만든 작은 숫가락은 보통 국물을 떠먹는 용도로만 쓰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주저종(숟가락이 주가 되고 젓가락은 종이 된다)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숟가락이 주가 되는 반면, 중국의 식사법은 젓가락을 중심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젓가락 문화는 세계적으로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 지역으로 한정되는데 같은 젓가락 문화권이라도 젓가락의 모양이나 재질, 구체적인 사용법은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중일전쟁 당시에 중국은 스파이의 국적을 조사할 때 젓가락과 숟가락을 준 뒤 식사를 하게 했다는 일화는 꽤 유명합니다. 즉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식기를 손으로 집어 들고 젓가락으로 밥을 먹고 식사를 마취 뒤에는 젓가락을 식기 위에 걸쳐놓는 사람이 일본인, 반대로 식기를 탁자에 내려놓은 채 젓가락과 숟가락을 번갈아 사용하며 식사하고 식사를 마친 뒤에는 젓가락과 숟가락을 식탁에 내려놓는 것이 한국인이라는 식으로 구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본래 중국도 숟가락 사용을 중심으로 식사를 해왔습니다. 그러다 10세기 북송 이후에 젓가락 중심의 식사법이 도입됩니다. 북송 시기 도시가 발달하면서 국수가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잡게 되는데, 이 시기가 중국이 젓가락 위주의 식사법으로 전환된 시기와 일치합니다.
-위에서부터 일본, 한국, 중국의 젓가락
중국에서 면 요리가 보편화 된 것은 송대 이후로 알려져 있지만, 면에 관한 기록은 2세기 무렵에 최식이 지은 '사민월령'이나 후한 말에 유희가 편찬한 '석명'에서부터 찾을 수 있습니다. 6세기 초반에 출간된 농업서적 '제민요술'에 이르면 구체적인 면 제조 방법까지 기록되어 있습니다. 중국에서 면은 처음에 밀가루라는 뜻으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국수를 가리키는 말로 쓰입니다. 면의 전파 경로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지만 그 경로와 별개로 가장 오래전부터 면을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지역이 중국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중국에서는 문자로 남아있는 기록보다 훨씬 이전 시기부터 이미 면을 먹어왔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지역적으로 살펴보자면 국수의 경우 대륙의 북방에서는 주식으로, 남방에서는 간식으로 먹어왔습니다. 한랭건조한 북방의 경우 밀이 자라기에 적합하고, 고온다습한 남방은 쌀농사에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동남아시아에 인접한 남방 지역에서는 쌀국수를 먹기도 합니다. 중국에서는 계절에 따라서 즐겨 먹는 면의 종류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겨울에는 뜨거운 탕에 국수를 만 탕면이나 라면, 볶은 면인 회면을 먹고, 여름에는 면을 삶은 뒤에 찬물에 식혀 건져 올린 노면을 먹습니다.
이러한 면의 경우 만드는 방식에 따라 절면, 압출면, 수연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절면은 칼국수를 만들 때 쓰이는 방식으로 밀가루 반죽을 앏은 판 모양으로 펼쳐 칼로 가늘게 썬 면입니다. 한반도에서 재배되는 밀의 경우 수타를 할 정도의 탄력을 지니지 못했기에 과거 한반도의 밀국수는 대부분 이 방식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압출면은 촘촘하게 구멍을 뚫은 틀에 밀가루 반죽을 통과시킨 뒤 물에 냉각시켜 만든 면입니다. 스파게티나 냉면 같은 경우가 이러한 방식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면입니다. '물에서 건져올리다'라는 뜻의 '국수'의 이름도 여기서 유래하였습니다. 현대에 와서 기계식 압출 방식이 도입되면서 거의 대부분의 면은 이 방식으로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수연면은 손으로 늘인 면이라는 뜻입니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타짜장면'이 이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두 손만을 사용하여 밀가루 반죽을 늘이고 접는 과정을 반복하여 가늘고 긴 면발을 만드는 방식이지요. 한 번씩 접을 때마다 두 배로 늘어나고 보통 여덟 번까지 이 과정을 반복하여, 256가닥을 만듭니다. 이 방식은 '납면'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납면은 중국음으로 '라멘'이라고 불리는데 그 자체가 음식 이름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중국 산서성의 산서라멘이나 감숙성의 난주라멘이 전국적으로 유명합니다.
- 난주, 우육라면
앞서 살펴본 반죽 과정을 다시 반복하여 13번에서 14번까지 늘이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면발은 8,192가닥이나 16,384가닥까지 늘어납니다. 이런 면발은 바늘귀를 통과할 정도로 가는데, 용의 수염처럼 가늘다고 하여 '용수면'이라고 부릅니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절면이나 압출면을 사용해왔고, 밀가루 반죽을 늘여 면발을 뽑는 방식은 근대 이후에나 소개됩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다른 방식보다 먼저 '수연면(납면)'의 방식이 사용되었습니다. 수연면의 경우 현미경을 통해 관찰해보면 다른 여타의 방식에 비해 글루텐 모양이 조밀한 조직을 형성하고 있어서 면의 쫄깃함이 다른 여타의 방식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 수타면 만드는 과정
중국인들은 면 요리의 종주국답게 위의 세가지 방식이 아닌 기타의 다른 성형 방법으로도 면을 즐겨 먹습니다. 산서성의 명물인 도삭면은 밀가루 반죽을 어깨에 걸치거나 한 손으로 들고 칼로 깎아 내려 면발을 만듭니다. 또 수제비처럼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떼어내는 방식도 존재합니다. 떼어낸 작은 밀가루 덩이를 다시 하나하나 손으로 밀어 길쭉한 형태로 만들기도 하지요. 가공방법에 따라 생면, 건조 면, 찐 면, 삶은 면, 튀긴 면 등으로도 나눌 수도 있습니다.
- 도삭면 만드는 과정
- 산서, 도삭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