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불량성빈혈의 증상은 한마디로 골수기능부전, 즉 조혈능력의 감소로 빈혈, 과립구감소증 그리고 혈소판감소증에 의한 각종 빈혈관련증상 (운동시 호흡곤란, 무기력증, 창백등등), 출혈성 경향(비외상성 비출혈, 치주출혈, 월경과다, 점상출혈, 자반증 등) 그리고 여러 가지 형태의 감염들이 나타난다.
이러한 혈액소견은 백혈병이나 골수이형성증에서도 나타나지만 이들의 경우에는 비정상형태의 백혈병세포나 이형성소견을 보이는 조혈세포들을 확인 함으로써 가능하다. 또한 임상적으로 비장이 커지거나 간이 커지는 등의 소견은 재생불량성빈혈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재생불량성빈혈의 진단은 이와 같이 별로 어렵지 않고 오히려 남아있는 조혈 기능의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치료의 형태를 결정짓는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골수검사를 필수적으로 시행토록 해야하며, 가능한 많은 양의 골수 조직을 얻기 위해서 양쪽 골반에서 모두 채취하도록 하며, 생검된 골편의 길이는 최소 1.5㎝를 필요로 한다. 이밖에도 골수세포들의 염색체검사를 통해서 MDS와 같은 클론성 질병의 가능성을 가능한 배제하도록 해야한다.
I. 근치적 또는 완치적 치료
재생불량성빈혈의 완치를 위한 치료법으로는 골수이식과 면역억제치료가 있다.
1. 면역억제 치료 혹은 면역조정치료
면역억제치료의 이론적 근거는 앞서 발병원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조혈모세포를 손상시키거나 억제하는 활성화된 T림프구를 제거함으로써 조혈기능이 회복되도록 하는데 있다.
면역억제에 사용되는 약재로는 항흉선세포항체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물론 최근에 cyclophosphamide를 대량으로 투여하는 방법도 소개된 논문이 있기는 하지만 골수에 대한 독성이 너무 강해서 조혈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위험한 기간이 길어지지만 재생불량성빈혈의 발병기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초창기에는 ATG만을 사용한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골수에 독성이 없는 cyclosporin A (CsA)를 병용하는 복합면역억제 치료를 통해 ATG단독요법에 비해 우수한 치료성적을 얻을 수 있었기에 이제는 표준치료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덧붙여서 G-CSF를 병용함으로써 더 우수한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는 최근 보고도 있어 점차 면역억제도 그 치료성적이 향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치료성적, 혈액소견의 개선은 완전반응과 부분반응모두를 합쳐서 약 40-70%수준이다. 완전반응, 즉 정상수준까지의 완전한 회복은 전체환자의 10-20%이며 나머지는 부분반응에 해당된다.
그리고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의 여러 가지 보조치료법들이 발달된 관계로 면역조절치료 후에도 장기생존율이 향상되어 일부 보고에 의하면 골수이식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장기생존율에 버금간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역억제치료에 반응을 보인 환자들 가운데 일부는 (5-20%) 이차성혈액질환, 예를 들어서 PNH, MDS, 급성백혈병으로 발전하는 단점이 있다. 참고로 ATG투여는 이종(말 또는 토끼)혈청이기 때문에 투여도중 발생할 수 있는 아낱필락시스와 투여후 나타나는 혈청병이 있어 이들의 예방과 즉각 치료를 위한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면역억제치료후 혈액학적소견이 개선되는 시기는 투약후 약 3개월부터 6개월 사이에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빠른 경우는 1개월, 늦으면 1년만에도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2. 골수이식치료
골수이식은 중증환자에게 가장 효과가 뚜렷한 치료법으로 면역억제 치료에 비해 혈액소견이 정상화될 때까지 약 1개월 여밖에 걸리지 않으며, 장기생존환자들 가운데 이차성 혈액질환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혈액소견의 회복정도가 완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골수이식은 주조직적합항원이 일치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거부반응 이나 이식편대숙주반응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므로 적합한 골수공여자를 찾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HLA-A,B,C와 DR이 모두 일치하는 가장 적합한 골수공여자는 친형제-자매사이에서 가장 높은 확률(20-25%)로 나타나며, 근래에는 비록 확률이 낮기는 하지만 친형제나 자매가 아니라 타인들 가운데도 HLA체계가 일치하는 공여자가 있다.
재생불량성빈혈의 경우에는 타인으로 부터의 이식은 아직까지 보편화되어 있지 못하지만 앞으로 멀지 않은 장래에 이식에 따른 합병증들이 극복되면 보다 많은 수의 환자들이 이식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란성쌍생아간의 골수이식은 전 처치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동종이식과 는 달리 전처치없이 단순한 골수주입만으로도 약반수는 정상으로 회복된다.
일반적으로 HLA가 일치하는 친형제나 자매간의 골수이식치료의 장기생존율은 (5년 혹은 10년) 70-80%정도이다. 이는 과거 20여년 전의 성적(약 50%)에 비하면 상당한 향상임을 알 수 있으며 거부반응과 이식편대숙주반응의 예방법이 향상되었음과 동시에 기타 수혈, 항생제투여 등과 같은 일반지지 요법의 발달과 관련이 있다.
중증재생불량성빈혈의 동종골수이식후 장기생존에 가장 위협을 주는 것은 거부반응이며 그 다음이 만성이식편대숙주반응이고 그밖에 급성이식편대 숙주반응, 간질성폐염, 혈전성혈소판감소성자반증, 간정맥폐쇄증 등이 있다.
거부반응은 이식 전 수혈량과 관련이 깊으며, 수혈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거부반응의 빈도가 높아지고 이 경우에는 소위 minor histocomplatibility antigen(minor, 조직적합성 항원)에 대한 세포살해림프구와 관계가 깊다고 한다.
그러므로 일단 중증으로 진단이 되면 수혈량이 많아지기 전에 가능한 빨리 이식을 시행하도록 해야하며 우리 나라의 현실로 볼 때 혈소판 수혈시 가능한 여러 명의 공여자들로부터 모은 혈소판 농축액들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단일 공여자로부터 얻은 혈소판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수혈에 대해 잘못된 인식 때문에 처음 발견된 시점에 응급임을 내세워 가족구성원으로 부터 수혈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결과로 공유하고 있는 조직적합항원에 감작되어 거부반응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는 한다. 이밖에도 골수세포를 가능한 많이 주입하면 할수록 거부반응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우리 나라에서는 심각한 정도의 급성이식편대숙주반응으로 사망한 예가 전혀 없었다.
II. 일반보조요법
일반보조요법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장기생존율을 높이는데 뿐만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에도 큰효과를 보이고 있다.
1. 수혈요법
재생불량성빈혈환자의 수혈은 지속적인 예방적 수혈과 간혹 출혈의 현증이 있을 경우 지혈을 시키기 위한 치료목적의 응급수혈이 있다.
헤모글로빈(hemoglobin)은 보통 7 g/dI를 유지하는 것이 좋지만 병을 오래 앓은 경우 그이하에서도 별문제 없이 잘지내는 환자들도 있다. 그러므로 적혈구수혈도 일정한 숫자를 정하고 무조건적인 보충은 깊이 재고해 보아야할 것이다. 덧붙여서 문제가 되는 것은 혈소판 수혈로 혈소판의 수를 최저 20,000/㎜으로 유지하는 것이 상식처럼 되어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재고해봐야한다.
원래 20,000/㎜ 이라는 숫자는 급성백혈병환자들에서 자연출혈의 가능성이 가장 적은 수준으로 이러한 결과가 재생불량성빈혈, 불응성빈혈과 특발성혈소판 감소증에도 통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질병마다 다소다른 출혈성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특히 재생불량빈혈의 경우는 비록 20,000/㎜미만 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출혈이 증상이 없이 지내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근래에는 문헌마다 최저치를 10,000/㎜수준으로 정하고 있다.
잘알려진 바와 같이 지속적인 혈소판수혈로 인한 부작용은 수혈된 혈소판에 대해 저항성이 생기는 것과 간염의 위험성 증가등이 있고 골수이식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에서는 거부반응의 원인이 되는 수혈량의 증가에 중요한 원인이 된다.
이러한 방법의 수혈요법과 함께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 가능한 실혈예방 조치이다. 예를 들어서 젊은 여성의 경우 매달 찾아오는 월경주기 때문에 제한된 조혈능력을 갖고 있는 환자에서는 항상 낮은 수준의 hemoglobin치에 머물게 되므로 오히려 수혈을 자주 받게되고 그결과 혈색소증(hemochromatosis)이 생기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 적절하게 피임약을 사용하므로서 실혈량을 줄일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치료 초기부터 신중하게 고려해야할 것이다.
또한 잇몸출혈은 혈소판감소정도와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백혈구수의 감소와 출혈성소인으로 양치질 등과 같은 구강위생관리를 하면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
수혈을 할 때 나타나는 발열성 부작용을 덜기 위해서 하는 조치중에 백혈구제거용 휠터의 사용은 발열반응을 예방하는 효과와 함께 백혈구에 수혈에 의한 조직적합항원에의 감작을 가능한 줄이므로서 혈소판정항성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2. 감염예방 및 치료
백혈구 수, 특히 과립구성 백혈구 수의 감소가 심각한 경우(500/㎜이하)가 아니면 특별히 예방적 항생제 투여나 음식물의 통제등은 불필요하다. 그렇지만 일단 신체 어느 부위라도 염증성변화가 있거나 발열이 있으면 즉시 의사의 진찰을 받고 혈액검사를 통해 적극적인 항생제투여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해야만 한다. 별도로 좌욕, 피부위생과 같은 개인 위생에 평소에 관심을 갖도록함이 필요하다.
3. 해열진통제사용의 통제
혈소판감소가 심각하고 평소 출혈성소인이 있는 환자에게는 혈소판기능을 억제하는 비스테로이드계열의 항염증성 약재의 사용은 절대 금해야만 한다.
첫댓글 좋은정보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