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19차(곰재→국사봉→노적봉→삼계봉→가지산→피재)
2006년 4월 30일(일요일) 맑음
▶ 개요
-. 05:15 울산 삼산동 출발
-. 08:35 곰재 도착
-. 08:45 곰재 출발
-. 10:05 국사봉(499m)
-. 10:45 노적봉(430m)
-. 11:20 삼계봉(503.9m)
-. 11:45 장고목재
-. 12:45 가지산(509.9m)
-. 14:14 피재(금일 정맥 도상거리 : 11.4km)
-. 14:35 곰재 원위치
-. 18:40 범이 형 도킹
-. 19:20 옥섬 워트파크 도착
▶현재까지 호남정맥 종주 총 도상 거리 : 284km(사람과 산 종주 지도집 참조)
▶산행기
-. 05:15 울산 삼산동 출발
-. 08:35 곰재 도착
근 한 달만의 출정이지만 평소보다 늦은 시간의 출발이다. 철수의 특수 임무가 부여된 회사 근무 관계로 아침 5시에야 출발을 했다. 그래도 영수님이 참여를 하여 성원은 만원이다. 오늘은 보성 녹차 밭을 지나가는 산행이라 하자 구경하고 싶었단다.
섬진강 휴게소에서 조식을 해결하고 순천 나들목을 내려서 2번 국도를 달리다 보성읍 진입로를 지나 839번 지방도로에 접속하여 곰재에 당도한다(08:35).
인연이란 참 묘하다. 곰재 들머리에 있는 가내 공장 같은 마당에 차를 주차시키고 주인장에게 인사를 다녀오던 범이 형이 웃으며 명함을 건네준다. 안주인은 표고버섯 농장을 하고 주인아저씨가 장평 면에서 개인택시를 하신단다.
-. 08:45 곰재 출발
(곰재 들머라 출발)
(산철쭉 터널을 지나)
(빛갈도 고운 붓꽃)
유일하게 호남정맥이라는 개요도가 있는 곰재의 들머리를 나선다(08:45). ‘여흥 민씨’묘지 진입로를 따르면 이내 비석이 서있고 그 오른쪽 산속으로 오솔길을 따라 마루금을 잇는다.
봉우리 하나 넘고 20여분 널널하게 진행하면 본격 오르막이다. 짧은 너덜지대를 올라 활짝 핀 연분홍 철쭉터널을 지나 손목고도 470봉을 올랐다 가파르게 내려서니 임도 공사로 파헤쳐진 안부다(09:33).
자연의 섭리란 참 무섭다. 지난 주 대간 때 위쪽 강원도 지방의 참나무는 아직 벌거숭이 이었는데 이곳의 참나무는 녹색의 새잎으로 단장을 하고 녹음을 이루고 있다.
-. 10:05 국사봉(499m)
(국사봉에서)
(국사봉아래 운곡 마을 끝자락)
화순군 청풍면 이목동과 장흥군 장평면 병동리를 잊는 백토재 안부를 가로지르고(09:51) 올라서면 93-6-3 헬기장이고 왼쪽으로 운곡 마을을 내려다보며 산죽사이를 가파르게 올라서면 국사봉이다(499m 10:05). 좁은 정상이 온통 산죽으로 울타리를 두른듯하고 여수 산악회의 푯말이 없다면 그냥 지나칠 것 같다.
-. 10:45 노적봉(430m)
(노적봉에서)
(노적봉 정상비) 정맥의 마루금은 왼쪽에 병동리 마을을 끼고 크게 도는 형국이다. 유난히 많은 산죽을 헤집고 안부에 내려서니 운곡 마을로 내려갈 수 있는 오솔길이 확연하고 마을의 끝자락도 지척이다. 계속된 산죽 길을 오르내리다 93-6-2 헬기장을 지나고는 깃대봉을 확인도 못하고 지나쳤다.
아니나 다를까 오른쪽에 봉우리를 두고 우회를 하고 안부를 지나느는데 뒤에서 범이 형이 불러 세운다. 아니 한참을 앞서간 사람이 우쩨 뒤에서 불러? 의아해 하며 고개를 돌리자 봉우리에서 내려오는 길과 우회로가 만나는 지점이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뒤돌아가 봉우리를 접수하니 헬기장인 노적봉이다(430m 10:45).
여기가 땅끝기맥 분기점임과 노적봉 정상임을 알리는 정상석이 있다. 땅끝기맥은 이곳에서 월출산 - 도갑산 - 별매산 - 두륜산을 거쳐 해남 땅끝 마을까지 117km라 한다. 산죽사이를 무심코 따르다 노적봉도 놓치고 그냥 지나칠 뻔 했다.
노적봉을 내려서면 호남정맥을 통해서 길고도 길었던 화순군과의 만남은 끝나고 장흥군으로 접어들어 오른쪽은 장흥군 유치 면이 된다.
-. 11:20 삼계봉(503.9m)
(삼계봉 푯말)
(삼계봉 삼각점)
(삼계봉에서 바라 본 가지산쪽으로 가야 할 마루금)
(삼계봉에서 내려다 본 월곡 마을과 병동제)
참 간사하다. 겨우내 지겹도록 밟았던 눈을 생각하며 빨리 봄을 기대하였으나 오늘은 초여름 수준의 날씨라 이제 더위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시원한 바람과 얼음물이 그립다. 벌써 식수는 바닥을 보이려 하고 손목시계의 온도계는 33.2도를 나타낸다.
폭염의 수준이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작은 봉우리 몇 개 넘고 완만하게 올라서면 ‘청풍 307 복구 2001.6’삼각점이 있는 삼계봉이다(503.9 11:20). 병동리 월곡 마을과 들녘, 저수지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고 여수 오동산악회의 푯말도 있다. 가지산 쪽으로 가야할 마루금도 짙어진 녹음으로 무장을 하고 기다리는 모습이 보인다.
-. 11:45 장고목재
(장고목재 직전의 철쭉군락)
(장고목재)
삼계봉을 가파르게 내려간다. 철쭉이 아직은 제철을 만나지 못한 듯 하고 나란히 누운 묵은 무덤 2기를 지나 내려서면 장고목재이다(11:45).
자갈 길 널따란 임도이고 왼쪽이면 장풍면 병동리 이고 오른쪽이면 유치면 대천리, 직진이면 가지산이라는 이정표가 있다.
-. 12:45 가지산(509.9m) 직전 안부(중식)
(장고목재를 오르며 내려다 본 유치리)
(로프가 있는 암릉길)
(탐진강) 나름대로 이름을 가진 등산로라 인지 잘 정비는 되어있다. 등성이를 회복하니 벌목지대 봉우리이고 암릉 구간도 지나며 점점 고도를 높여간다.
배도 설설 고파오고 바닥을 보인 체력은 영락없는 낙오자 모습이다. 장장 10시간 정도의 노정인 구간 코스를 소화할 수 있을지 점점 자신도 없어진다. 가는데 까지 가보자. 가지산에서 점심을 먹기로 약속했는데 우리들 구신들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범이 형은 속도를 내지 못하는 날 무던히도 재촉하지만 그래도 사진도 찍을 라네 메모도 할라네 이것저것 할 짓도 많다.
오른쪽으로 조망이 훤해진다. 탐진강 자락을 보고 내려서니 가지산은 정상을 우회하므로 그 아래 안부에서 먼저 도착한 선발진은 기다리다 식사까지 끝내고 쉬고 있다(12:45).
-. 14:14 피재(금일 정맥 도상거리 : 11.4km)
(820번 지방도로가 지나 가는 피재)
식사를 마치자 선두 그룹은 먼저 출발을 하고 난 식곤증으로 잠시 쉬어 갈 요량으로 눈치를 보고 있는데 남아있던 철수가 빨리 나서지 않는다고 성화가 여간 아니다.
“철수야! 밤도 묵어썽께 조금만 시다 가만 안 되나?”
“그 카다 오늘 감나무재 까지 가도 못하요 얼른 나서소!”
거의 초여름에 가까운 날씨 탓에 몸은 이미 녹초가 다 되어간다. 호남을 시작하고는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 중간 탈출은 없었다만 오늘은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갰다. 철수의 성화를 이기지 못하여 떨어지지 않으려는 엉덩이를 겨우 일으키고는 오후 여정을 시작한다(13:05).
가지산의 정상은 우회를 하여 왼쪽으로 내려간다. 작은 봉우리 몇 개 넘고 전망대 바위에 서니 오른쪽으로 탐진강이 모습을 덜어낸다(13:34). 시원한 강물에 풍덩 빠지고 싶어진다. 사진을 찍는 핑계로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손목고도 415봉우리 넘어 내려간다(13:48).
“철수야 난 아무래도 피재에서 탈출을 해야할까보다”
“선두는 가고 없을 낀데 혼자서 우짤라꼬요!”
“그르게 삼래에게 차 키를 받아 둘걸 그랬다.”
혼자서 이 궁리, 저 궁리를 한다. 뾰족한 수는 없고 장풍 택시를 불러서 목욕을 하고 중간 어디쯤에서 쉬고 있다가 도킹을 하지머.
여산 송씨, 청주 한씨 묘지를 연달아 지나 묘지 진입로를 따라 내려서니 피재이다(14:14). 820번 지방도로가 지나가고 오른쪽이면 유치면, 왼쪽이면 장풍면 이다. 비닐하우스를 짓고 있는 아저씨들은 웬 미친놈들이냐고 의아해 하는 눈빛이고 선두 그룹은 우릴 기다리다 막 나서려 한다.
“형님 더 가겠나?” 삼래다
“오늘따라 우짠 일인지 더 못가겠다”
“그라만 우리도 오늘은 여기서 마치까?”
그리하여 모두들 작당을 하여 의견을 모았는데 범이 형은 불러도 대답만 한번 하고는 종무소식이다. 화가 났는지 혼자서 마저 진행을 하려나 보다.
-. 14:35 곰재 원위치
-. 18:40 범이 형 도킹
-. 19:20 옥섬 워트파크 도착
(봇재의 차밭)
(봇재의 차밭) 범이 형을 혼자 보내고 우린 장평 개인택시를 불러서 원위치 한 후 애마를 회수하여 장평 면의 목욕탕에서 샤워를 후딱 끝내고 벌교로 향한다.
벌교의 자랑 이라는 꼬막정식을 수소문하여 식당을 찾아서 전을 핀다. 범이 형이 꼬막정식을 입에 맨 처음 올려놓고는 오늘따라 자기는 고집을 피우고 자리에는 없다.
살짝 삶은 꼬막과 꼬막 전으로 안주하여 잎새주 한 순배 돌고나니 꼬막 무침과 식사가 나온다. 아무튼 처음 먹어 본다는 희소성 때문인지 맛은 좋다.
영수님의 협찬으로 식사대를 계산하고 범이 형의 산행 하산 시간에 맞추어 다시 감나무재로 향한다. 모두를 걱정이다. 언제나 선두를 달리는 형님 이지만 제일 연장자를 그것도 혼자서 보내 놓고 나니 어린아이 부뚜막에 올려놓은 듯하다. 생각보다는 한참을 기다리자 피로한 안색으로 내려온다.
“수고는 많이 하셨는데요, 4대 1 다수결로 계획을 변경하였으면 소수가 따라야지 아따 형님은 오늘따라 와 카능교!”
영수님을 위하여 봇재에 내려서 차밭을 구경시키고 옥섬워터파크에 여장을 푼다. 혼자 한 형님을 위해 5층 구내식당으로 올라가 ‘다돈 삼겹살’로 안주 하여 우리들만의 만찬과 피로연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첫댓글 우와~ 이렇게 좋은곳이.. 진짜 산에만 다니시는 것 같아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