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어떻게’로 시작된 도덕 교육
중학교에 근무할 때 전국 도덕교사 모임에서 펴낸 사과나무 이야기란 책을 접하게 되었다.내용은 현장의 도덕 선생님들의 가르치는 이야기가 담긴 책이었다.거기서 한 선생님께서 ‘왜’라는 질문으로 수업을 시작하고 이끌어 간다는 글을 읽게 되었다.그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나의 수업방법에 적용하였다.
아이들에게 수업전에 일정한 페이지나 단원을 읽고 거기에서 ‘왜’나 ‘어떻게’로 시작되는 질문을 10개씩 써서 제출하도록 하였다.그러면 그중에서 내가 가장 가치있는 질문에 동그라미를 해주면 아이들은 그것을 백지에 서술형으로 답안을 써와서 제출한다.그러면 내가 다 읽어본 다음 수업시간에 발표할 것을 정해준다.지정된 학생이 수업시간에 발표하고 질문하는 방식의 수업이었다.아이들은 힘들어 했지만 나름대로 열정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문제는 제대로 된 피드백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지금이야 수행평가등으로 그런 것들이 대체되었지만 그 시절은 수행평가가 도입되기 전이었다.그런 수업방식이 아이들에게 어떤 논술 실력 향상이 되었는지 또는 어떤 도덕적 내면화가 되었는지 제대로 된 피드백없이 수업 그 자체에만 몰입하여 진행한 것 같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교사는 항상 자신의 수업방식 및 내용에 대하여 점검하고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자신 스스로는 대단한 수업을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 순간 자신이 가장 땅바닥에서 가르치고 있는지 모른다.자신이 가장 옛날 방식으로 가르치고 있는지 모른다.자신이 가장 핵심을 놓치는 수업을 하는지 모른다.가장 앞서가는 수업이라고 자만하는 순간 가장 뒤떨어지는 수업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어떻게' '왜'로 시작하는 나의 이러한 수업방식은 고등학교에서도 지속되었는데 이 수업이 한 학생에게 인생을 바꾸게 해 준 기억이 있다. 1학년 초에 윤리 노트에 문제를 10개씩 적어내는 숙제를 내주었다.그런데 어느반 노트를 검사하는데 정말로 10문제가 모두 A급 문제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정말 감탄하여 별표를 한 다섯 개쯤(다른 아이들은 잘한 것 하나에 별표 하나)을 주었다. 그 학생 이름은 선아였는데 선아는 그 사건을 계기로 학교에 대만족을 하였음은 물론이고 모든 활동에서도 성공적인 정착을 하였다.지속적인 내신 전교 1등을 유지하였다. 1학기 여름방학이 끝나고 부모님께서 수박 한통을 사가지고 오셔서 선아가 그 일을 계기로 오창고에 애착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다고 해서 알게 되었다.
첫댓글 '교사는 항상 자신의 수업방식 및 내용에 대하여 점검하고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씀에 천번만번 공감합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