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들어 우리나라에서 천주교나 개신교 성직자들의 복식으로 인한 오해가 많다.
결론을 말하면 현재의 로만칼라/클러지칼라는 천주교 고유의 것도 아니고 개신교 고유의 것도
아닌 모든 교회와 교단이 공유하는 복식이다. 천주교인 중에는 천주교만의 전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정작 천주교는 1960년대가 되어서야 클러지 칼라(로만칼라)의
셔츠를 입기 시작했다.
클러지 칼라의 셔츠는 모든 교회의 것이라고 해야 한다.
천주교와 개신교의 구분이 너무나 분명한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오해인 것 같다.
성직자의 기복복장인 로만칼라라고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옷깃은 본래 이름은
클러지 칼라(clergy collar 또는 clerical collar)라고 한다. 옷깃을 포함한 상의를 클러지 셔츠
(clergy shirts 또는 clerical shirts)라고 한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사목자/목회자 셔츠 정도가 된다.
클러지셔츠는 유럽이나 미주지역에서는 현재 개신교나 천주교, 정교회의 성직자들이 입는다.
물론 아시아 지역과 오세아니아 지역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교인들이 오해하는 천주교 고유의 복장이 절대로 아니다. 로만칼라라고
부르는 클러지 셔츠는 모든 교회의 것이다. 물론 천주교만의 전통적인 수단이나 예복들이
있고 개신교만의 전통적인 예복도 있다. 하지만 클러지 셔츠는 300여년전 개신교에서 입기 시작해
천주교는 1960년대에서야 입기 시작한 사실은 분명하다.
* 전통적 클러지셔츠를 착용한 독일 루터파 교회 목사
놀랍게도 천주교에서는 1960년대 클러지 셔츠 반대 운동도 있었다. 중세풍의 기존 사제복에서
클러지 셔츠로 사제 기본복장을 변경할 때 꽤 많은 반대와 진통이 있었다. 개신교의
복장을 따라한다는 엄청난 거부감을 들어내기도 했다. 물론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의 얘기다.
유럽의 많은 사제들이 기존 중세풍의 사제복을 입고 주교들에게 찾아가 클러지 셔츠 착용
반대 입장을 들어내기도 했다. 과레스끼의 유명한 소설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중에 주인공인
사제 "돈까밀로"가 새로온 보좌신부의 클러지 셔츠 착용을 보고 사제같지 않다는 핀잔을 주고,
자기는 절대 입지 않겠다고 외치는 장면이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때 천주교는 개신교와 같이 미사
집전 언어도 라틴어에서 자국언어로 변경했는데, 이 역시 엄청난 반발이 있었다.
클러지셔츠만을 본다면 개신교에서 먼저 착용하기 시작했다. 독일과 영국 개신교에서 그 원형을
성직자들이 이미 300여년전 천주교보다 먼저 착용했고 지금까지도 착용한다. 착용이 쉽지 않던 이
클러지셔츠를 1960년대 개선작업을 해 쉽게 착용하도록 도운 천주교의 공헌도 크다.
* 영국 성공회(개신교) 캔터베리 주교
천주교 사제는 클러지셔츠, 개신교 목사는 일반정장이라는 공식이 있지만 이것도 잘못된 오해이다.
개신교는 여러 교단이 있는데 이 가운데 세계적으로(우리나라가 아니라) 규모가 큰 개신교단인
루터파 교회, 성공회교회, 감리교회는 클러지 셔츠를 입는다. 루터파, 성공회는 성직자들이 다양한
예복과 함께 클러지 셔츠를 항시 착용하며, 감리교회는 목사들이 클러지 셔츠를 입도록 권장한다.
그외 교단 중에서도 많은 개신교단에서 클러지셔츠를 성직자들이 입으며,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의
장로교회 중에서는 클러지 셔츠를 입기도 한다.
*영국 감리교회 성직자의 기본복장
* 영국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성직자 복장(흰색바탕의 클러지셔츠)
우리나라에서 장로교와 감리교가 개신교단중에 대표적인 교단인데 입장이 다르다. 장로교는
만인사제설에 따라 목사와 신도들의 구분을 주지 않아 클러지 셔츠를 입지 않고 예배시에만 성가대와
목사가 예복을 입는다. 감리교에서는 목사가 클러지 셔츠를 입을 수 있으며(선택 사항이다.),
예배시에도 예복을 착용한다.
감리교의 감독(천주교의 주교)은 천주교 사제들이 입기 전부터 클러지셔츠를 착용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규모 교단이지만 국내 성공회나 루터파 교회 성직자들은 당연히 클러지 셔츠와 다양한 예복을 입는다.
이외에도 여러 교단에서 성직자들이 클러지셔츠를 입는다.
장로교와 침례교, 일부 개신교단이 신학적 이유로 성직자 복장인 클러지 셔츠를 입지 않을 뿐이다.
*기독교대한 감리회 감독의 복장(보라색 클러지셔츠)
* 유럽의 루터파 교회 다양한 성직자 예복
천주교회나 개신교회나 기본적인 교회의 전통 위에 서 있다. 입장은 다르지만 소중한 전통을 공유한다.
무조건 네 것이다 내 것이다라고 주장하기 이전에 솔직하게 소중한 전통 같은 모든 교회 것은 밝혀야 한다.
성경이나 신앙고백, 성사와 교회내 상징들이 그렇고 성직자 기본복장인 클러지 셔츠도 그렇하다.
물론 천주교와 개신교의 클러지 셔츠에 대한 개념은 다르다. 개신교에서는 성직자의 제복(유니폼),
즉 군인의 군복이나 사업가의 양복정장과 같은 제복의 개념이 강하며, 천주교에서는 독신과
연계한 약속의 개념이 강하다.
현대의 클러지 셔츠는
개신교회에서 입기 시작해 천주교회가 개선에 참여하고 정교회와 모든 교회에서 성직자가 입는
복장이다. 일부 교단만의 것이 아닌 모든 교회의 것이다. 어쩌면 클러지셔츠는 우리도 모르게
에큐메니컬 운동, 교회일치 운동의 전조였는지도 모른다.
클러지 셔츠에 대해서 천주교인이건 개신교인이건 비록 의미는 다를지라도 모든 교회에서
공유하는 성직자의 근대적 전통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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