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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지나갔어!
부산에도 새로운 태풍이 온다고 한 날, 화엄산림이 있는 날이다. 고속버스가 지방 경계를 지날 때마다 날씨가 달라졌다. 시야가 1미터도 안 될만큼 폭우가 쏟아지는가 하면, 아직 빗방울이 채 유리창에서 흘러내리기 전에 쨍쨍한 햇볕아래를 달리기도 했다.
극적인 날씨들을 짧은 시간안에 여러 번 바꾸어 만나니 홀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부산엔 비가 오지 않았다. 대신 하늘이 심상치 않았다. 더위속에 잔뜩 습기가 담겨 있었다.
문수선원은 기분좋은 긴장감으로 팽팽했다. 큰스님께서 ‘이 시대 최고의 독경소리’라고 말씀하시는 설정스님의 화엄경 약찬게가 은은했다. 미리 도착하신 스님들께서 조용히 책을 읽거나 안부를 물으며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
문수선원 앞 공중전화가 있는 언덕길에서 큰스님을 기다렸다.
하안거가 끝나면서 백중기도도 끝나서인지, 스님들의 뒷모습이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문득 비구니스님의 손에 들린 푸른색 보자기에 눈길이 갔다. 몸이 여위셔서 넉넉히 싼 보자기 매듭이 너무 크게만 느껴지는 비구니스님을 자세히 보니 연세가 지긋하셨다. 그런데 어쩐지 부모님이 연로하신 후부터는 평소에 늘 조바심 내며 바라보던 노인의 뒷모습 같지가 않다. 꽉 조인 옷이 헐거워지듯, 편안하고 편안해보였다.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그렇게 ‘살면 되겠구나’하는 용기마저 생겨서 혼자 쑥스러워했다.
큰스님께서 선원 앞에 도착하셨다. 차문을 열고 내리시자마자 건강을 여쭈었다.
지난달 염화실 ‘사람사는 이야기방’에 병원에서 우연히 큰스님을 마주치신 보살님의 이야기가 올라왔었다. 환자복을 입고 검사를 기다리는 큰스님께 뭐라고 여쭤야할지 몰라 합장하고 “건강하십시오.”라고 했더니, 못 들으신 줄 알았던 큰스님께서 “네”하고 대답하셨다는 이야기였다. 이번 여름 더위가 너무 극성이었고, 큰스님께서 강행군을 하시는 줄을 뻔히 알기 때문에 모두의 걱정이 대단하셨다. 다시 건강을 여쭈었더니 큰스님께서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다 지나나갔어.”
마음이 크게 안심되었다. 일주일간이나 고열에 시달리셨고, 병원은 역시 힘들었고, 아프신 이유는 급성신우염 때문이라고 한 이야기는 나중에 스님들께서 인사하시며 안부를 여쭙는 대화에서 토막토막 알아들었다.
마침 큰스님께 할 이야기가 많으신 비구니스님이 오셨다. 함께 계단을 오르시면서, 불사이야기, 법회 초청이야기를 하셨다. “기도 열심히 했나? 조금 여위었어?” 하시는 큰스님 말씀에 “기도하는데 그 정도는 각오해야지요. 아이고 얼마나 마장이 많던지, 다 잘 해결됐습니다.” 빠르게 답하셨다. 덧붙여서 다음달 큰스님의 생신 날짜를 손꼽으셨다. “하하 모르는 게 없네.” “다아 알지요. 스승님 일이라면 다 알고 있지요.” 계단에서 걸음을 멈추고 모두들 크게 웃었다. 마음이 툭 터지고 설레였다.
8월 말쯤, 개금불사를 하고 큰스님과 함께 점안식 행사를 치루신 육방회 스님들께서 오셨다. 함께 큰 행사를 치루신 분들은 모두 도반스님들이신데 전에도 언제나 기쁨이 가득하신 얼굴들이셨지만, ‘그 날 대단했다’고 말씀 나누시며 보람이 가득한 미소를 지으셨다.
새로 공부하러 오신 스님 중에 법성종 스님이 계셨다. 큰스님께서 고맙다고 하시며, 여기에선 종파를 초월하여 자유롭게 부처님 공부만 하는 도량이니 자주 보자고 하셨다.
유난스럽고 길었던 여름, 뜨거운 날을 뜨겁게 보내신 얼굴들이 편안했다.
“스님들 많이 왔어?” 하고 이번에도 물으시길래 준비하고 있던 터라 “예!”하고 답해드렸다.
이윽고 상강례
법회의 시작
세주묘엄품, 부처님을 찬탄하는 노래
궂은 날씨를 마다하지 않고, 스님들이 먼 곳에서 오셔서 공부하시는 것에 대해서 대단히 고맙다. 근래에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편안하게 살고 편리하게 살다보니까 공부하는 열정이 옛날 같지 않다. 그러나 사실 공부는 승려로서 수행자로서의 본분이지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한달에 한 번이라도 문수경전연구회 스님들이 이렇게 모여서 이런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불교계에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고 불교를 염려하는 사람들에게도 안도를 갖게 하는 일이다.
강원 이력으로 화엄경이 있지만 야무지게 제대로 공부할 기회는 못 된다. 화엄경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때 원력을 세워, 마음을 먹고 공부를 해 보고 또 내용을 들어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걸핏하면 우리가 축생들을 볼 때 그 축생업을 면하라고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하고 일러주면서도 정작 화엄경의 진정한 내용은 알기 어렵다. 다행히 스님들의 원력으로 이러한 시간을 갖게 되어서 첫째 저에게 큰 다행이고 또 여러 스님들에게도 큰 다행이다.
옛날 스님들이 인용하는 글에 보면 화엄경을 큰 대(大)자, 경 경(經)자를 써서 대경이라고 하였다. 대방광불화엄경이라는 이름 때문에 대경이 아니라 경전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경, 큰 경이라고 해서 대경이라고 한 것이다. ‘대경(大經)에 운(云’)이라고 하면 으레 ‘화엄경에 말씀하셨다’라는 의미가 된다. 화엄경은 품수도 많다. 흔히 39품이지만 제가 편집한 이 책에는 불교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보현행원품까지 합해서 40품으로 편찬했다.
우리가 공부한지 7개월이 되었지만, 아직도 서론에 해당되는 제1세주묘엄품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도 4달은 더해야 40품 중에 제1품인 세주묘엄품이 끝나고 본론인 제2여래현상품에 접어든다. 그만치 화엄경은 서론이 길다. 권수로 다섯 권이나 된다. 그 전체적인 구조나, 구성, 조직, 방대함을 생각하면 화엄경은 어떤 경전과도 비교가 안 될 대단한 경전이다.
세주묘엄품은 세상 주인들이 아름답게 장엄했다는 뜻이지만, 법회를 위해 모여든 청중들의 특징과 장점, 그들이 깨달으신 내용, 그들이 얻은 해탈과, 부처님을 이해한 내용들을 끊임없이 이야기 하고 있다. 게송은 시 형식을 통해서 법회 청중이 부처님을 찬탄하는 내용들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지루한 감이 없지 않지만 이 제1품을 잘 음미하면, 부처님을 찬탄한 이 노래같이 아름답고 의미심장한 내용이 또 있을까 할 정도로 좋은 내용이다.
끈기를 가지고 묵묵히 ‘한 십년 공부한다’ 는 마음으로 임해주시기 바란다.
유인물
스티븐 호킹 (제7강 2010년 9월 6일)
“우주는 신이 아니라 물리학 법칙이 만들었다.”
“우주는 신이 창조한 것이 아니라 물리학 법칙에 따라 만들어졌다 .”
영국의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Hawking)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자신의 새 저서에서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우주의 창조에 대해 무신론적 입장을 취했다.
호킹 교수는 오는 9일 출간될 새 저서 ‘거대한 설계( The Grand Design)’에서 “빅뱅(우주가 대폭발로부터 시작됐다는 가설)은 신성한 존재의 개입이 아니라 중력의 법칙에 따라 일어나게 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물리학자 레너드 믈로디노프(Mlodinow)와 함께 쓴 이 책에서 호킹교수는 “중력의 법칙과 같은 물리학 법칙이 있기 때문에 우주는 무(無)로부터 스스로 창조될 수 있었다”며 “자발적 창조로 우주와 인간이 존재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빅뱅이 일어나고 우주가 팽창하기 위해 신을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영국 가디언 등 현지 언론들은 호킹 교수가 지난 1988년 펴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시간의 역사’에서 창조주로 ‘신’의 역할을 인정하는 듯했던 입장에서 무신론으로 선회했다고 분석했다. 호킹 교수는 ‘시간의 역사’에서 “만약 우리가 완전한 이론을 발견하게 된다면, 이는 인간 이성의 궁극적 승리가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호킹 교수가 무신론 입장을 나타내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그는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종교는 권위를 기반으로 하고 과학은 관찰과 이성을 기반으로 한다.”며 “결국엔 과학이 이기게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난 2006년 6월 홍콩에서 한 강연에서도 “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내게 우주의 기원은 신의 영역이기 때문에 언급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고 밝히면서 무신론을 두고 교계와의 마찰이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호킹 교수는 30여년 동안 루게릭병을 앓아오면서 대부분의 몸이 마비됐지만, 활발한 저술 및 강연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미 신문에서 보신 분도 있겠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겠지만, 같이 짚어봤으면 좋겠다.
세계적인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새로 출간될 저서 ‘거대한 설계도’에 관한 신문 보도자료다.
역사상 ‘지구는 돈다’라고 주장하여 사형을 집행당한 학자들도 있지만, 학자들은 신앙이 아니라 자기의 학설이 우선이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물리학자인 호킹박사도 ‘우주는 신이 아니라 물리학의 법칙이 만들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독교와 천주교는 창조설을 믿고 창조설을 주장한다. 서양종교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에서 영국사람이 이런 표현을 당당히 했다는 것은 대단하다.
우주를 만들었다고 하는 이 물리학 법칙은 불교적으로 이야기 하면 연기설이다. 모든 사물 하나하나가 전부 그 나름의 법칙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우리 불교에서는 연기(緣起)라고 한다. 이 법칙은 부처님이 만든 것도 아니다. 본래 모든 사물에게 존재하는 하나의 존재원리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통해 이러한 사실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호킹교수는 중력의 법칙과 같은 물리학 법칙이 있기 때문에 우주는 무로부터 스스로 창조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자발적 창조로 우주와 인간이 존재하게 됐으며, 그러므로 빅뱅이 일어나고 우주가 팽창하기 위해 신을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고 당당하게 표현한다.
새삼스럽게 기독교 학설이 진리냐 아니냐를 가지고 불자입장에서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너무나도 명확한 일들이기 때문에 여러 물리학자들이 이렇게 주장하고 있으며, 어지간한 신학자들도 다 아는 이야기이다. 물리학이 발달하고 세상이 발전하면 할수록 부처님의 가르침인 그 진리의 세계에 차츰차츰 접근하게 되고, 부처님의 가르침이 진리라고 하는 사실을 확연히 이해하게 된다. 이렇듯 불교가 진리라고 하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런데 대다수 사회현상들을 볼 때 불교세력이 너무나도 약하다고 하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연구해볼 과제이다. 불교의 가르침이 진리임에 틀림없고, 화엄경의 내용 역시 우리가 제대로 이해를 못해서 그렇지 전부 진리의 말씀인데도 불구하고 불교세가 세상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진리가 아니면서도 하늘을 찌를 찌를 정도인 다른 종교의 교세는 어째서 그러한가.
불교는 맞다 틀리다 옳다 그르다 진리다 비진리다 하는 데에 상당히 신경을 쓰지만 다른 종교는 그렇지 않다. 다른 종교는 사람에게 어떻게 접근하느냐, 사람을 위해서 어떻게 해주느냐에 주력을 한다. 사람을 위하는 방편인 ‘위인방편’을 잘 쓰는 것이고, 인과관계, 인연관계를 잘하는 것이다. 사실 세상을 좌지우지하는데 있어서 옳다 그르다 참이다 가짜다 하는 것은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불교는 1600년 1700년 가까운 긴 세월을 가진 종교인데도 기독교와 비교하여 그 세력의 입장에서 보면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불교의 이치로써, 불교세력이 미약한 이유를 분석해 본다면, 기독교는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불과 200년이 안되지만, 들어오자마자 복을 많이 지었다. 진리이기 때문에 복을 지은 것은 아니다. 기독교 단체, 카톨릭 단체는 6.25전쟁 이후에 전쟁 고아들을 거의 8,90퍼센트 거두었다. 이 한 가지 사실만 보더라도 그것은 얼마나 큰 복이겠는가. 불교에서도 전쟁고아들을 거두었지만 열 명 중에 한 두 사람 될까 말까 했다. 의료문제라든지 교육문제라든지 복지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비교해 보면 불교는 너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기독교는 진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큰 복을 그렇게 많이 지었기 때문에 그 세력이 지금 이렇게 대단한 것이다. 불교논리로 볼 때 그러하다. 전부 복 지은 대로 가는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에는 진리다 진리가 아니다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옳으냐 그르냐 진리냐 진리가 아니냐, 도냐 도가 아니냐, 사도냐, 정도냐, 이것을 가지고 불교가 신경쓰는 사이에 한쪽에서는 진리가 아니어도 온갖 물량공세를 하였다. 우리나라의 60대 70대 되는 사람들 중에서 어릴 때 구호물자 한 두 가지 안받아 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전 국민이 구호물자를 다 받아썼는데 그것이 전부 기독교 단체를 통해서 들어왔다. 꼼짝하지 못할 인연을 맺어놓은 것인데, 그 사람들은 그러한 이치를 알고 한 것은 아니다. 모르면서 했지만, 하다보니 저절로 그렇게 돌아간 것이다.
불교계는 지금 종교편향 문제를 가지고 자나깨나 신문, 라디오에 떠드는데, 사실은 그럴 시간에 세상에 복을 지어야 된다.
스티븐 호킹 같은 물리학자가 소위 하나님의 창조설을 뒤엎고 우주의 창조와 소멸에 대해 증명하는 사실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불교식으로 표현하면 이것은 연기의 법칙이다.
최초에 이 우주가 어떻게 해서 생겼고, 사람은 어떻게 해서 생겼고, 생물들은 어떻게 해서 생겼는가 하는 것에 대한 불교의 답은 간단하다. 연기의 법칙, 인연의 법칙에 의해서 모든 존재는 생하고 소멸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진리를 발견한 불교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사회에서는 그 진리가 먹혀드는 것이 아니다. 인정이 먹혀든다. 이런 기사를 보면서 우리가 이런 점들을 함께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고 싶었다. 그래서 이 기사를 보여드렸다.
(9) 第二廻向의 迦樓羅王
가, 迦樓羅王衆의 得法
復次大速疾力迦樓羅王은 得無着無碍眼으로 普觀察衆生界解脫門하고 不可壞寶髻迦樓羅王은 得普安住法界하야 敎化衆生解脫門하고 淸淨速疾迦樓羅王은 得普成就波羅蜜精進力解脫門하고 不退心莊嚴迦樓羅王은 得勇猛力으로 入如來境界解脫門하고 大海處攝持力迦樓羅王은 得入佛行廣大智慧海解脫門하고 堅法淨光迦樓羅王은 得成就無邊衆生差別智解脫門하고 妙嚴冠髻迦樓羅王은 得莊嚴佛法城解脫門하고 普捷示現迦樓羅王은 得成就不可壞平等力解脫門하고 普觀海迦樓羅王은 得了知一切衆生身하야 而爲現形解脫門하고 龍音大目精迦樓羅王은 得普入一切衆生歿生行智解脫門하시니라
또한 대속질력가루라왕(大速疾力迦樓羅王)은 집착이 없고 걸림이 없는 눈으로 중생세계를 널리 관찰하는 해탈문을 얻었고, 불가괴보계(不可壞寶髻)가루라왕은 법계에 널리 안주해서 중생을 교화하는 해탈문을 얻었고, 청정속질(淸淨速疾)가루라왕은 바라밀을 널리 성취하여 정진하는 힘의 해탈문을 얻었고, 불퇴심장엄(不退心莊嚴)가루라왕은 용맹스러운 힘으로 여래의 경계에 들어가는 해탈문을 얻었고, 대해처섭지력(大海處攝持力)가루라왕은 부처님이 행하는 광대한 지혜바다에 들어가는 해탈문을 얻었고,
견법정광(堅法淨光)가루라왕은 끝없는 중생을 성취시키는 차별지혜의 해탈문을 얻었고,묘엄관계(妙嚴冠髻)가루라왕은 불법의 성(城)을 장엄하는 해탈문을 얻었고,보첩시현(普捷示現)가루라왕은 깨뜨릴 수 없는 평등한 힘을 성취하는 해탈문을 얻었고,보관해(普觀海)가루라왕은 모든 중생의 몸을 분명히 알고 그들을 위해 형상을 나타내는 해탈문을 얻었고, 용음대목정(龍音大目精)가루라왕은 모든 중생의 나고 죽는 행에 널리 들어가는 지혜의 해탈문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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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향을 표한 가루라왕이 찬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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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라왕과 그 대중들이 얻은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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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차대속질력가루라왕(復次大速疾力迦樓羅王)1은
득무착무애안(得無着無碍眼)으로: 집착도 없고 걸림이 없는 눈으로써
보관찰중생계해탈문(普觀察衆生界解脫門)하고 : 널리 중생계를 관찰하는 해탈문을 얻었다. 집착이 있으면 사람이나 사물을 바로 보지 못한다. 걸림이 있다. 예를 들어서 ‘내 종교다, 내 종교가 아니다’ 라고 하는 것도 일종의 집착심이다. 불교를 이해하고, 타종교를 이해하는 데에도 무착무애안은 중요하다. 최소한도 집착심이 없어야 불교를 바로 보고 다른 종교도 바로 본다. 더구나 화엄경은 우주적 경전이다. 온 우주 그 자체, 만물 그 자체를 경으로 생각하고 결집된 내용이다. 좁은 소견을 가진 우리들이지만, 화엄경을 공부하면서 조금이라도 닮아갈 수 있다면 큰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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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괴보계가루라왕(不可壞寶髻迦樓羅王)2은 : 무너뜨릴 수 없는 보배상투가루라왕이, 청중의 이름도 낱낱이 해석해보면 재미있고 의미심장하다.
득보안주법계(得普安住法界)하야 : 널리 법계에 안주해서
교화중생해탈문(敎化衆生解脫門)하고: 중생을 교화하는 해탈문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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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속질가루라왕(淸淨速疾迦樓羅王)3은
득보성취바라밀정진력해탈문(得普成就波羅蜜精進力解脫門)하고 : 바라밀정진력을 널리 성취하는 해탈문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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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퇴심장엄가루라왕(不退心莊嚴迦樓羅王)4은
득용맹력(得勇猛力)으로 : 용맹한 힘으로써
입여래경계해탈문(入如來境界解脫門)하고 : 여래의 경계에 들어가는 해탈문을 얻었다. 우리가 여기에 공부하러 오는 것도 어느 정도 마음을 다잡는 용기가 있어야 된다.
자기발전, 자기 성장을 위해서는 용기가 있어야 새로운 세계, 보다 나은 자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붓글씨를 배워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 1년, 2년 생각만 하고 있다면 세월이 다 가버린다. 무엇을 하나 하려면 일단 저질러 놓고 봐야 된다, 그것이 용맹이다. 이 화엄경 공부하는 데도 그렇고, 뭘 다른 것을 하는 데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뿌리없는 잠깐의 말뚝신심이라 하더라도 한 번은 그런 신심을 내보는 것이 용맹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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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해처섭지력가루라왕(大海處攝持力迦樓羅王)5은
득입불행광대지혜해해탈문(得入佛行廣大智慧海解脫門)하고: 넓고 큰 지혜에 들어가는 해탈문을 얻었다. 좋은 표현이다. 불교 이야기를 이 한마디에 다 표현하고 있다.
부처의 행은 광대 지혜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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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법정광가루라왕(堅法淨光迦樓羅王)6은
득성취무변중생차별지해탈문(得成就無邊衆生差別智解脫門)하고 : 무변중생 차별지혜를 성취하는 해탈문을 얻었다. 사람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다.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도 세 사람만 모이면 문수지혜가 생긴다고 하였다. 많고 많은 중생이라 하더라도 그 차별지혜는 대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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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엄관계가루라왕(妙嚴冠髻迦樓羅王)7은
득장엄불법성해탈문(得莊嚴佛法城解脫門)하고 : 불법이라고 하는 도시를 장엄하는 해탈문을 얻었다. 도시 성(城)자인데 불법의 세상이라고 해도 좋다. 불자로서 특히 스님으로서는 불법의 세상을 장엄해야 된다. 그 장엄하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젊을 때는 대개 욕심을 많이 낸다. 그러나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비록 작은 30촉 짜리 전등만 되어도 최소한 마을 골목 한 모퉁이는 비춘다. 그것이면 된다. 골목 한 모퉁이만 비추어도 그 사람이 세상에 나온 보람이 있다. 나는 늘 그렇게 말한다. 크게 밝은 서치라이트가 되어서 일 킬로미터 이 킬로미터를 비추려고 생각할 필요 없이 최소한도 자기가 처해 있는 그 어떤 자리, 그 동네, 그 지역만이라도 하나의 불법으로 장엄하는 자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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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첩시현가루라왕(普捷示現迦樓羅王)8은
득성취불가괴평등력해탈문(得成就不可壞平等力解脫門)하고: 무너뜨릴 수 없는 평등한 힘을 성취하는 해탈문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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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해가루라왕(普觀海迦樓羅王)9은
득요지일체중생신(得了知一切衆生身)하야 : 일체중생들의 몸을 잘 알아서
이위현형해탈문(而爲現形解脫門)하고: 그 사람에게 맞춰서 형상을 나타내는 해탈문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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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음대목정가루라왕(龍音大目精迦樓羅王)10은
득보입일체중생몰생행지해탈문(得普入一切衆生歿生行智解脫門)하시니라 : 일체중생의 생사를 영위해 가는 지혜에 들어가는 해탈문을 얻었다.
몰생이라고 하는 말은 생사를 말한다.
나, 偈頌讚歎
爾時에 大速疾力迦樓羅王이 承佛威力하사 普觀一切迦樓羅衆하고 而說頌言하사대
佛眼廣大無邊際하사 普見十方諸國土하시니
其中衆生不可量이어늘 現大神通悉調伏이로다
佛神通力無所碍여 遍坐十方覺樹下하사
演法如雲悉充滿하시니 寶髻聽聞心不逆이로다
佛於往昔修諸行에 普淨廣大波羅蜜하사
供養一切諸如來하시니 此速疾王深信解로다
如來一一毛孔中에 一念普現無邊行하시니
如是難思佛境界여 不退莊嚴悉明覩로다
佛行廣大不思議라 一切衆生莫能測이니
導師功德智慧海여 此執持王所行處로다
如來無量智慧光이여 能滅衆生癡惑網하사
一切世間咸救護하시니 此是堅法所持說이로다
法城廣大不可窮이여 其門種種無數量이어늘
如來處世大開闡하시니 此妙冠髻能明入이로다
一切諸佛一法身이여 眞如平等無分別이어늘
佛以此力常安住하시니 普捷現王斯具演이로다
佛昔諸有攝衆生하사대 普放光明遍世間하사
種種方便示調伏하시니 此勝法門觀海悟로다
佛觀一切諸國土가 悉依業海而安住하사
普雨法雨於其中하시니 龍音解脫能如是로다
그때에 대속질력가루라왕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모든 가루라 대중들을 두루 살피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의 눈은 넓고 커서 끝이 없으사
시방의 모든 국토를 널리 보시니
그 가운데 있는 중생 헤아릴 수 없거늘
큰 신통 나타내어 모두 조복하시네
부처님의 신통력 걸림이 없음이여
시방의 각수(覺樹) 밑에 두루 앉으사
법을 연설함이 구름과 같아서 다 충만하시니
보계가루라왕이 듣고 마음에 거슬리지 않았네
부처님이 지난 옛적 여러 행을 닦을 때
광대한 바라밀을 널리 맑히사
일체 모든 여래에게 공양하시니
이것은 속질가루라왕이 깊이 믿었네
여래의 하나하나 털구멍마다
한생각에 그지없는 행을 널리 나타내시니
이와 같이 생각하기 어려운 부처님의 경계여
불퇴장엄가루라왕이 다 밝게 보았네
부처님의 행은 넓고 커서 부사의함이라
모든 중생이 측량할 수 없으니
도사의 공덕과 지혜의 바다에
이것은 집지가루라왕이 행한 곳이네
여래의 한량없는 지혜의 빛이여
중생들의 어리석고 미혹한 그물을 다 소멸하사
모든 세간을 다 구호하시니
이것은 견법가루라왕이 연설하였네
법의 성이 광대해서 다할 수 없음이여
그 문이 갖가지라 한량이 없거늘
여래가 세상에서 널리 여시니
이것은 묘관계가루라왕이 밝게 들어갔도다
일체 모든 부처님의 한 법신이여
진여는 평등해서 분별이 없거늘
부처님은 이 힘으로 항상 안주하시니
보첩현가루라왕이 구족히 연설하네
부처님이 옛날 모든 세간의 중생을 섭수(攝受)할 때
광명을 널리 놓아 세간을 두루하사
갖가지 방편으로 조복하시니
이 훌륭한 법문은 관해가루라왕이 깨달았도다
부처님이 보시기엔 모든 국토가
업의 바다를 의지해서 안주함이라
진리[法]비를 그 가운데 널리 내리시니
용음가루라왕의 해탈이 이와 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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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라왕의 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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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대속질력가루라왕(大速疾力迦樓羅王)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드사 일체가루라왕 대중들을 널리 관찰하고 게송을 설해 말씀하사대
*1
불안광대무변제(佛眼廣大無邊際)하사 : 부처님의 눈은 광대하기가 끝이 없다, ‘불안’은 부처님의 눈인데, 안목이다. 그래서 ‘불교다’라고 보면 된다.
보견시방제국토(普見十方諸國土)하시니 : 불교는 시방제국토에 다 해당된다. 불교가 해당되지 않는 곳은 없다. 상업, 농업, 공업, 정치, 교육 할 것 없이 어떤 분야든지 일체 다 해당된다.
기중중생불가량(其中衆生不可量)이어늘 : 그 가운데 있는 중생들을 가히 헤아릴 수 없거늘
현대신통실조복(現大神通悉調伏)이로다 : 대신통을 나타내서 모두 다 조복한다. 중생심을 조복하는 입장에서 말했지만, 이것은 불교의 다종다양한 가르침 속에서 어떤 무리든지 낱낱이 들어가서 전부 다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문문가입이다. 어디서든지 우리가 그 나름대로 불교의 문에 들어가서 이익을 얻는다. 부처님을 모셔놓은 무당도 그 나름대로 다 거기에서 살 길을 찾는다. 불교라고 하는 것은 여기 표현한 대로 너무나 광대하기 때문에 불교라는 간판 밑에서 별별 일이 다 행해진다. 세상이 복잡다단해질수록, 경전이나 조사스님 어록에서도 미처 표현하지 못한 일들을 사람들이 찾아내서 불교라는 간판 아래서 행한다. 그런데 그것은 또 그 나름대로 다 영험이 있고 소득이 있다.
*2
불신통력무소애(佛神通力無所碍)여 : 부처님 신통력의 힘은 걸림이 없음이여
변좌시방각수하(遍坐十方覺樹下)하사 : 두루두루 시방 보리수 밑에 앉아있다. 각수(覺樹)는 보리수를 말한다. 시방각수이므로 각자 앉은 자리가 다 보리수 아래다. 부다가야의 석가모니 부처님이 앉았던 그 자리만이 보리수하가 아니다. 어디든지 우리가 한 생각 돌이키면 그 자리가 바로 깨달음의 자리인 것이다. 사실 인도에서 보리수를 부르는 이름은 따로 있다. 불교에서만 부처님이 그 나무 아래서 깨달았다고 해서 보리수라고 부른다. 어디서든지 눈을 뜨고 깨달음을 얻으면 그 자리가 바로 보리수이고, 도량인 것이다.
연법여운실충만(演法如雲悉充滿)하시니 : 법을 연설하는 것이 마치 여름날 구름이 몰려와 온 세상을 덮듯이 다 충만하시니
보계청문심불역(寶髻聽聞心不逆)이로다 :보계가루라왕[不可壞寶髻迦樓羅王]이 들어서 마음에 거슬리지 않더라.
*3
불어왕석수제행(佛於往昔修諸行)에 :부처님이 옛날 여러가지 행을 닦음에
보정광대바라밀(普淨廣大波羅蜜)하사 :광대한 바라밀을 널리 청정하게 하시사, 천만 가지 바라밀을 모두 닦는데 그 가운데
공양일체제여래(供養一切諸如來)하시니 : 일체 모든 여래에게 공양하시니
차속질왕심신해(此速疾王深信解)로다 : 이것은 속질가루라왕[淸淨速疾迦樓羅王]이 깊이 믿고 이해했더라.
여기에 아주 중요한 뜻이 있다. 불교에 6바라밀이 있고, 화엄경에서는 10바라밀을 이야기 하는데 그야말로 천만 가지 바라밀중에서 공양이 제일이다.
요즘에는 사찰에서 독거노인에게 반찬도 해드리고 무료 급식도 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한다. 이것은 그냥도 좋은 일이다. 그런데 이왕 불자가 하고 승려가 하는 일이라면 거기에 부처님의 뜻을 담아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겸해서 전해야 한다. 그것이 더욱 불자다운 공양이고 급식이다. 나는 늘 그 이야기를 한다.
*4
여래일일모공중(如來一一毛孔中)에 : 여래의 낱낱 모공 가운데. 여기서 보면 불신, 여래신, 여래, 불안(佛眼), 낱낱 모공 가운데, 등과 같은 표현을 했다. 마치 구체적인 어떤 형상을 가진 여래의 몸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기 좋게 되어 있는데, 화엄경의 이러한 내용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이런 표현들은 모든 존재의 본성을 말하는 것이다. 꽃, 책상, 책, 연필, 흘러가는 구름, 청정한 나무, 무엇이거나 그 모든 존재의 본성이 여래이고 불신이다. 그것이 존재의 원리이다. 화엄경에서 말하는 불신이란 역사적인 석가모니 부처님이 절대 아니다. 그렇게 좁게 설명하는 것이 절대 아닌 것이다.
진짜 화엄경에서 말하는 불신이란 모든 존재가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그 근원적인 실제, 실상을 말한다. 우리들 자신, 이 말을 듣고 있는 여러분들 모두가 다 이 속에 포함된다.
여래, 여래일모공중, 불안, 등등에는 사람만 포함된 것이 아니고 모든 생물 모든 존재가 다 포함된다. 그러면서 또 때로는 특수한 어떤 존재로서의 부처님을 그려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일념보현무변행(一念普現無邊行)하시니: 한 순간에 가없는 행을 널리 나타내시니
여시난사불경계(如是難思佛境界)여 : 이와 같이 헤아리기 어려운 부처님의 경계여.
모든 존재의 실상으로서의 부처님을 꼭 기억해야 한다. 부처님의 경계, 본성의 경계, 존재의 실상은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게 하고, 책상은 책상대로 이렇게 존재하게 하고, 비가 오는 것은 비가 오게 하는 것, 모든 것 속에 다 포함되어 있다. 이것이 화엄의 불신관이다.
불퇴장엄실명도(不退莊嚴悉明覩)로다 : 불퇴장엄가루라왕[不退心莊嚴迦樓羅王]이 다 밝게 보았도다.
*5
불행광대부사의(佛行廣大不思議)라 : 부처님의 행은 광대해서 불가사의라.
일체중생막능측(一切衆生莫能測)이니 :일체중생이 능히 측량하지 못함이니, 어떤 큰스님이 강의 하는 것을 들어보면, 존재의 원리, 존재의 실상을 말하면서 이것을 현대적인 표현으로 ‘사물 하나하나의 내면에 내재해 있는 원자적 활동이다’라는 표현을 하였다. 원자적 활동이라는 말이 썩 기분좋은 표현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우리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표현을 한 것이다. 부처님의 행은 광대해서 불가사의라고 하였다. 현상에 가려져 있고, 아는 상식만큼만 아는 보통사람들의 안목으로는 성인의 안목, 깨달은 사람의 안목으로까지 미치기 어렵기 때문에 일체중생은 능히 측량하기 어렵다고 한 것이다.
세상사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서 도자기 하나를 이해하는데도 전문적인 안목이 없으면 진품인지 가짜인지 알지 못한다. 진품명품쇼를 보면, 얼토당토 않은 것을 가져와서 가짜라고 퇴자를 맡는 경우를 더러 본다. 물건 한 개도 안목이 없으면 모르는데 존재의 근원자리, 모든 존재의 실상자리는 그 나름의 깨달음의 안목이 없으면 정말 알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체중생이 측량하기 어렵다는 말이 여러 번 나온다.
도사공덕지혜해( 導師功德智慧海)여 : 도사는 부처님이다. 부처님의 공덕과 지혜의 바다여
차집지왕소행처(此執持王所行處)로다 : 이것은 집지가루라왕[大海處攝持力迦樓羅王]이 행한 바의 곳이더라.
*6
여래무량지혜광(如來無量智慧光)이여 :여래의 한량없는 지혜의 빛이여 그 지혜의 빛은
능멸중생치혹망(能滅衆生癡惑網)하사 : 중생들의 어리석고 미혹한 그물을 능히 소멸한다.
한마디로써, 가장 간단하게 불교를 표현하면 ‘지혜의 빛으로 인간의 어리석음을 없애는 것’이다. 바로 이 구절과 같다.
여래의 한량없는 지혜의 빛이라고 표현했듯이 불교의 가르침은 다종다양하다. 결국 그것은 모두가 중생들의 어리석음과 미혹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일체세간함구호(一切世間咸救護)하시니 : 일체 세간을 다 구호하기 위함이니
차시견법소지설(此是堅法所持說)이로다 : 이것은 견법가루라왕이[堅法淨光迦樓羅王]이 가져서 설한 바더라.
*7
법성광대불가궁(法城廣大不可窮)이여 :법의 성은 광대해서 가히 다 할 수 없음이여.
오늘은 부처님이나 존재의 실상이라는 표현을 많이 했는데, 법성(法城)이라는 말이 나왔다.
즉 부처님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부처님의 세계는 곧 존재의 원리, 존재의 본성, 존재의 실상이다. 이 진리의 세계는 광대해서 다 할 수가 없다. 사물 하나하나, 사물 아닌 것에도 하나하나에 스며있지 않는 것이 없다.
기문종종무수량(其門種種無數量)이어늘 : 그 문은 가지가지라. 수량이 없다.
여래처세대개천(如來處世大開闡)하시니 : 여래께서 세상에 오셔서 크게 열어보였다.
지금으로부터 2700년 전에 석가모니라고 하는 부처님 역시 그 실상에서 어떤 인연이 결합해서 맺어졌다. 부처님도 인연이 맺어져서 그러한 이치를 깨닫고 우리에게 열어 보인 것이다. 여래처세대개천이라는 말이 그 말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온존재의 실상인데, 거기에서 내가 될 만한 인연을 만나서 요렇게 요런 모습을 가지고 나왔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될 만한 인연을 가지고 석가모니로 오셨고, 여러분들 한 분 한 분은 또 그 나름의 그렇게 될만한 인연을 가지고 세상에 출현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근원적으로는 모두 똑같은 통일된 하나이다. 통일된 하나인데 어느 시기, 어느 장소에서 각자 자기의 인연에 의해서 여기 이렇게 출현한 것이다.
예를 더 들어보면 저 드넓은 바닷물이 있는데 바다는 하나의 바닷물이다. 그런데 바람이라고 하는 이 인연의 세력 때문에 물결은 큰 파도가 될 수도 있고, 잔잔한 물결이 될 수도 있고, 은빛물결도 될 수도 있고, 금빛물결도 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 별별 물결, 작은 물결, 큰 물결이 다 될 수가 있다. 그러나 크게 보면 모두 다 같이 하나인 바다다.
하나인 큰 바다인데, 한 순간 딱 그 바람에 의해서 잠깐 그 물결이 일어났다 꺼지는 것이다. 저나 여러분이나 이 시대, 이 시간을 인연으로 해서 잠깐 이렇게 와서 이러한 삶을 살다가 돌아간다. 모든 삶이 그렇다. 석가모니나 달마대사나 임제나 황벽 같은 분은 보다 더 큰 삶의 파도를 일으키다가 돌아가신 분들이다. 그런데 크게 보면 전부 통일된 하나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항상 그럴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것이 존재의 원리이다.
화엄경을 이야기할 때는 최소한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이해를 해야 한다.
‘법성광대불가궁(法城廣大不可窮)이여 기문종종무수량(其門種種無數量)이어늘 여래처세대개천(如來處世大開闡)이라’ 부처님은 세상에 와서 우리에게 그 이치를 크게 열어보이는 것이다.
차묘관계능명입(此妙冠髻能明入)이로다 : 이것은 묘관계가루라왕[妙嚴冠髻迦樓羅王]이 능히 밝혀 들어갔더라.
*8
일체제불일법신(一切諸佛一法身)이여 : 여기 잘 표현되었다. 일체 제불이 하나의 법신이라. 많고 많은 바닷물이 있지만 하나의 법신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법신이다.
석가모니나 달마나 우리나 근원적으로는 그 누구도 똑같이 통일된 하나의 실상 속에 하나로써 존재한다.
진여평등무분별(眞如平等無分別)이어늘 : 진여는 평등해서 분별이 없다. 바람이 불어와 바닷물에 물결이 일 때, 그 물결이 크기와 방향은 바람에 따라서 다 다르다. 그러나 그것 역시 하나의 물이다. 분별이 없다.
불이차력상안주(佛以此力常安住)하시니 : 부처님은 이 힘으로써 항상 안주하시니
보첩현왕사구연(普捷現王斯具演)이로다 : 보첩현왕가루라왕[普捷示現迦樓羅王]이 이것을 갖추어서 연설했더라.
*9
불석제유섭중생(佛昔諸有攝衆生)하사대 :부처님이 옛날에 제유의 모든 중생들을 포섭하사대. 제유는 자주 나오는 말인데, 크게 나누면 3계25유 모든 존재의 사는 곳 하나하나를 이야기한다.
보방광명변세간(普放光明遍世間)하사 : 널리 광명을 놓아서 세간에 두루하사대
종종방편시조복(種種方便示調伏)하시니 : 가지가지 방편으로써 조복을 보이시니.
부처님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온갖 생명 속에 다 포함된다. 천상이고 귀신이고 신들의 세계고 할 것 없이 모두 다 포함한다.
오늘 주로 많이 말씀드린 것은, 모든 존재의 실상적인 입장에서 부처를 보라는 것이다. 부처를 이해하는데 모든 존재의 실상으로 이해하라, 파도가 낱낱이 다르지만 크게 보면 하나의 바닷물이다. 이런 입장에서 부처를 이해하자는 말씀을 많이 드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 부처님은 또 낱낱중생들을 교화하는 것이다.
차승법문관해오(此勝法門觀海悟)로다 : 이 수승한 법문을 관해가루라왕[普觀海迦樓羅王]이 깨달았더라.
*10
불관일체제국토(佛觀一切諸國土)가 : 부처님의 일체 제국토가
실의업해이안주(悉依業海而安住)하사 : 모두 업의 바다에 의지해서 안주함을 관찰한다.
물결이 크든 작든 그것은 그 나름의 업의 물결이다. 사람이 어떻게 생겼든 또 동물로 태어났든 식물로 태어났든 그것은 그 나름의 각자의 업의 인연에 의해서 그렇게 존재한다.
부처님이나 깨달은 사람은 일체 국토가 모두 업의 바다에 의지해서 거기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관찰하신다. 기막힌 구절이다. 부처님을 찬탄하는 것이면서 불교를 이해하는 것이다.
화엄경은 가장 높은 차원, 가장 안목이 고준한 데서 불교를 이야기 하고 부처님을 이야기 하고 진리를 이야기 한다. 조사스님들이나 다른 경전에서 말하는 것과는 그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화엄경에 맛을 들이려면 그 구절들을 하나하나 깊이 음미하면서 연관시켜서 생각해 보면 좋다. 맛을 알면 화엄경 같이 맛있는 것이 없고 화엄경같이 멋진 가르침이 없다는 말씀들을 옛날스님들이 많이 한다.
보우법우어기중(普雨法雨於其中)하시니 :(업의 바다에 의지해서 안주함을 관찰하는데)그 가운데 널리 법의 비를 비 내린다. 그 가운데는 업해를 말한다. 업의 바다에 비를 내리는 것이다. 이것은 각자 다 해당된다.
사람사람이 이런 업, 저런 업, 별별 업을 가졌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은 무수히 많기 때문에 모두 다 그 나름대로 해당되도록 법의 비를 내리시는 것이다.
용음해탈능여시(龍音解脫能如是)로다 : 용음가루라왕[龍音大目迦樓羅王]의 해탈이 능히 이와 같더라.
(10) 第一廻向의 阿修羅王
가, 阿修羅王衆의 得法
復次羅睺阿修羅王은 得現爲大會尊勝主解脫門하고 毘摩質多羅阿修羅王은 得示現無量劫解脫門하고 巧幻術阿修羅王은 得消滅一切衆生苦하야 令淸淨解脫門하고 大眷屬阿修羅王은 得修一切苦行하야 自莊嚴解脫門하고 婆稚阿修羅王은 得震動十方無邊境界解脫門하고 遍照阿修羅王은 得種種方便으로 安立一切衆生解脫門하고 堅固行妙莊嚴阿修羅王은 得普集不可壞善根하야 淨諸染着解脫門하고 廣大因慧阿修羅王은 得大悲力無疑惑主解脫門하고 現勝德阿修羅王은 得普令見佛하고 承事供養하야 修諸善根解脫門하고 善音阿修羅王은 得普入一切趣決定平等行解脫門하시니라
또한 라후아수라(羅喉阿修羅)왕은 큰 회상에서 높고 훌륭한 주인이 되는 해탈문을 얻었고,비마질다라(毘摩質多羅)아수라왕은 한량없는 겁을 나타내보이는 해탈문을 얻었고,
교환술(巧幻術)아수라왕은 모든 중생의 고통을 소멸해서 청정케 하는 해탈문을 얻었고,대권속(大眷屬)아수라왕은 모든 고행을 닦아서 스스로 장엄하는 해탈문을 얻었고,
바치(婆稚)아수라왕은 시방의 끝없는 경계를 진동하는 해탈문을 얻었고, 변조(遍照)아수라왕은 갖가지 방편으로 모든 중생을 편안히 있게 하는 해탈문을 얻었고,
견고행묘장엄(堅固行妙莊嚴)아수라왕은 깨뜨릴 수 없는 선근을 널리 모아서 모든 물든 것을깨끗이 하는 해탈문을 얻었고, 광대인혜(廣大因慧)아수라왕은 큰 자비의 힘으로 의혹이 없게 하는 주인의 해탈문을 얻었고, 현승덕(現勝德)아수라왕은 널리 부처님을 뵈옵고 받들어 섬기며 공양하여 모든 선근을 닦게 하는 해탈문을 얻었고, 선음(善音)아수라왕은 모든 갈래에 널리 들어가고 결정하는 평등한 행(行)인 해탈문을 얻었다.
*
제1회향을 표한 아수라왕이 찬탄하다
*
아수라왕과 그 대중들이 얻은 법
*
부차나후아수라왕(復次羅睺阿修羅王)1은
득현위대회존승주해탈문(得現爲大會尊勝主解脫門)하고 :큰 모임. 큰 법회의 가장 높고 수승한 주인이 됨을 나타내는 해탈문을 얻었다.
*
비마질다라아수라왕(毘摩質多羅阿修羅王)2은
득시현무량겁해탈문(得示現無量劫解脫門)하고 : 한량없는 겁을 시현하는 해탈문을 얻었다.
*
교환술아수라왕(巧幻術阿修羅王)3은
득소멸일체중생고(得消滅一切衆生苦)하야 : 일체중생의 고통을 소멸해서
영청정해탈문(令淸淨解脫門)하고 : 청정케 하는 해탈문을 얻었다.
*
대권속아수라왕(大眷屬阿修羅王)4은
득수일체고행(得修一切苦行)하야 : 일체 고행을 닦아서
자장엄해탈문(自莊嚴解脫門)하고 : 스스로를 장엄하는 해탈문을 얻었다.
*
바치아수라왕(婆稚阿修羅王)5은
득진동시방무변계해탈문(得震動十方無邊境界解脫門)하고 : 시방의 끝없는 경계를 진동하는 해탈문을 얻었다.
*
변조아수라왕(遍照阿修羅王)6은
득종종방편(得種種方便)으로 : 종종 방편으로
안립일체중생해탈문(安立一切衆生解脫門)하고: 일체 중생을 성취시키는 해탈문을 얻었다. 안립은 성취, 성숙 거기에 머물게 한다는 뜻이다.
*
견고행묘장엄아수라왕(堅固行妙莊嚴阿修羅王)7은
득보집불가괴선근(得普集不可壞善根)하야 : 무너지지 않는 선근을 널리 모아서
정제염착해탈문(淨諸染着解脫門)하고 : 모든 물들고 더럽혀지고 집착하는 것을 깨끗이 없애버리는 해탈문을 얻었다.
좋은 내용이다. 제염착이 다 청정해졌다고 하는 것은 상이 없어야 무너지지 않는 선근이 된다는 이치다. 상이 있으면 어떤 선근도 바로 무너져 버린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해놓아도 상을 내면 1분도 안가서 그 선근 공덕이 다 사라져 버린다. 상을 안내면 비록 작은 공덕이라도 영원히 간다. 불교는 상(相)이야기를 제일 많이 하는 종교이다. 상의 이치를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한다.
*
광대인혜아수라왕(廣大因慧阿修羅王)8은
득대비력무의혹주해탈문(得大悲力無疑惑主解脫門)하고 : 큰 자비의 힘으로써 의혹이 없는 주인의 해탈문을 얻었다.
*
현승덕아수라왕(現勝德阿修羅王)9은
득보영견불(得普令見佛)하고 : 널리 부처님을 친견하고
승사공양(承事供養)하야 : 받들어 섬기고 공양해서
수제선근해탈문(修諸善根解脫門)하고: 모든 선근을 닦는 해탈문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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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음아수라왕(善音阿修羅王)10은
득보입일체취결정평등행해탈문(得普入一切趣決定平等行解脫門)하시니라: 일체취에 널리 들어가서 결정코 평등하게 하는 해탈문을 얻었다. 일체취하면 지옥 아귀 축생 인도 천도 아수라 할 것 없이 온갖 갈래, 3계 25유를 전부 일체취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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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_()()()_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일체제불일법신(一切諸佛一法身)....일체 제불이 하나의 법신...고맙습니다_()()()_
...종파를 초월하여 모든 분들께 설법을 해주시는 큰스님! 그 분께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없이 행복해 합니다. 제가 늘 재미있게 보는 부분은 상강례 前에 일상의 이야기! 마치 은은한 수채화 같은, 약간의 여백도 있어 보이고...^^ 고맙습니다. _()()()_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수고 많으셨습니다._()()()_
변좌시방각수하(遍坐十方覺樹下)하사 : 두루두루 시방 보리수 밑에 앉아있다./부다가야의 석가모니 부처님이 앉았던 그 자리만이 보리수하가 아니다. 어디든지 우리가 한 생각 돌이키면 그 자리가 바로 깨음의 자리인 것이다. 일체제불일법신(一切諸佛一法身)이여 혜명화 님, 정말 고맙습니다_()()()_
부처님이나 깨은 사람은 일체 국토가 모두 업의 바다에 의지해서 거기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관찰하신다.... _()()()_ 혜명화님^^ 스케치와 더불어 읽어 나가노라면 3D로 보는 듯이 느껴져서 참 좋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_()()()_
혜명화님 매번 감사합니다. _()()()_
佛行廣大不思議라 一切衆生莫能測이니 / 如來無量智慧光이여 能滅衆生癡惑網하사 .._()()()_ 고맙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상이 없어야 무너지지 않는 선근이 된다..혜명화님 태풍 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폭우를 뚫고 먼길 마다 않고 _()()()_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진짜 화엄경에서 말하는 불신이란 모든 존재가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그 근원적인 실제, 실상을 말한다. 우리들 자신, 이 말을 듣고 있는 여러분들 모두가 다 이 속에 포함된다.
여래, 여래일모공중, 불안, 등등에는 사람만 포함된 것이 아니고 모든 생물 모든 존재가 다 포함된다. 그러면서 또 때로는 특수한 어떤 존재로서의 부처님을 그려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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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명화님 수고하셨습니다,_()()()_
如來無量智慧光이여 能滅衆生癡惑網하사 ...고맙습니다. _()()()_
상이 있으면 어떤 선근도 무너져 버린다 혜명화님 감사합니다 _()()()_
如來無量智慧光이여 能滅衆生癡惑網하사...혜명화님 고맙습니다_()()()_
어디든지 우리가 한 생각 돌이키면 그 자리가 바로 깨달음의 자리...혜명화 님! 수고하셨습니다.._()()()_
혜명화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_()()()_
고맙습니다._()()()_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혜명화님 고맙습니다..._()()()_
상이 없어야 무너지지 않는 선근이 된다...혜명화님,변함없이 정진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고맙습니다._()()()_
如來無量智慧光이여 能滅衆生癡惑網하사 切世間咸救護하시니 此是堅法所持說이로다 ...고맙습니다._()()()_
일체 제불의 법신...고맙습니다._()()()_
혜명화님, 변화무쌍한 날씨에도 변함없는 그 열정 덕으로 편안히 공부합니다. 보살행이 따로이 없음을 실감하면서 고마와 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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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_()()()_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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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고맙습니다
나무 대방광불화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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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方廣佛華嚴經 - 7-1. 世主妙嚴品 第1의3. 大衆의 得法과 讚佛(十回向位衆 第2廻向-第1廻向 阿修羅王衆의 得法, 油印物-스티븐 호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