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정맥 마지막 15구간(광목장-현달산-고봉산-금정굴-목동삼거리-장명산)
1.일시: 2011년 3월 19일 토요일
2.참가인원: '남인'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여 '바람', '딱선생', '그윽한 미소' 그리고 나.
3.날씨: 날씨는 좋으나 황사가 심해 시야도 흐리고 목구멍이 칼칼할 정도로 분진이 심하다.
4.시간및 거리: 97번 종점에서 9시 출발해서 장명산 도착한 6시까지 근 밥먹고 노는 시간 포함하여 9 시간 걸림. 약 14.9km
출발
처음 시작은 미미했었다. 국립공원의 산들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그런 산들을 섭렵했다. 그러다 더 이상 갈만한 산이 없어지고 우리회원들의 체력이 정맥을 하기에 충분할 것 같아 이산 저산을 오르 내리면서 야금 야금 충동질을 했다. 이제 더 이상 갈 산이 없으니 정맥을 시작 하자고...
제일 많이 반대한 사람이 '딱선생' 이다. 우리 체력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행 시간을 줄이고 천천히 가기만 하면 충분하다고 꼬드겼다. 그러나 넘어 갈 '딱선생' 이 아니질 않는가! '그윽한 미소' 는 별반 반대는 안했지만 동조까지는 아니었다. 이 두사람을 꼬신 지 근 일년이 되어서야 정맥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 첫 시작을 수피령 눈 덮힌 설령에서 눈밭을 헤매며 개고생 시키며 시작을 했으니 속으로 분명 그랬을 것이다. "청학이 우리를 잡을 것이다" 정맥을 한다는 명분으로...
솔직한 마음은 회원들이 너무 힘이 들어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첫날 수피령을 지나면서 산산히 부셔졌다.
등산을 하면서 힘이들 때는 속에서 불덩이가 불끈 불끈 치솟아 오른다. 이것을 지긋이 눌러 앉히며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 한점을 올곧게 만끽하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졌다면 그는 이미 정맥꾼인 것이다.
그들이 바로 '그윽한 미소' 와 '딱선생' 그리고 '바람' 이다.
'바람' 은 뒤늦게 합류를 했지만 '그윽한 미소' 와 '딱선생' 의 체력에 버금갈 정도로 탄탄하다. 산을 즐길 줄 아는 것은 자연의 풍광을 즐기는 것도 포함되겠지만 무엇보다도 내면에서 치솟아 오르는 불편한 진실들을 가감없이 그대로 관조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도상거리 159.4km를 일년 동안 지나오면서 흘렸던 땀과 노력 그리고 추억들이, 정맥의 골골마다 서려있고 뇌리에 각인되어 퍼내도 펴내도 고갈되지 않는 이야기의 샘물이 되어 노년을 풍요롭게 장식할 것이다.
어찌 잊을 것인가? 한줄기 시원한 바람, 흩날리는 눈발과 휘몰아치는 비바람 그리고 나무와 하늘과 구름들을...
그리고 비록 아스팔트도로지만 엄연한 정맥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뭉개진 정맥의 산들도 지나오면서 이미 애틋한 오랜 지기가 되어 버렸다. 그 어떤 것도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정맥의 자락에는!
마지막 구간을 음미하기 위해 원당역에서 8시에 만나기로 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내에 오는 인간들은 없다 꼭 오분 아니면 십분 상간으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나타난다.
'그윽한미소'와 내가 먼저 도착하여 원당역 2번 출구에 있었는데, 언제 버스정거장으로 내뺐는 지 '바람' 과 '딱선생' 은 벌써 와 있다.
얼마나 크게 만들었는 지 플랑카드를 질질끌면서...
광농장 출발 9시 16분
표정들을 보니 마지막 구간이라 아쉬워들 하는 것 같다. 괜찮아! 아직 할 정맥 많이 있어!
현달산 도착 9시 33분.
정말이지 정맥길이 아니라면 하잘 것 없는 139m짜리 동내 뒷산 차지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현달산은 엄연한 정맥의 일원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정맥길만 아니면 정말 보잘 것 없는 산이다.
문봉동재에서 길을 건너 포장도로를 따라 하이택 수출 포장 회사를 거쳐 예빛교회을 지나 영천사 입구가 있는 성동재에 도착했다.
성동재 가는 길에 포장도로를 갓 벗어난 산등성이에서 간단하게 막걸리 한잔하고 가려고 했는데, 간단한 게 아니고 막걸리 세 병을 조졌다. 거기다가 안주라고 '그윽한 미소' 가 준비한 도토리묵과 두부의 양도 만만치가 않았는데 싹 집어 넣었다 뱃고래 속으로...
성동재 도착 11시 37분
'바람' 은 혼자 막걸리를 다 마셨나 봐!
고봉산(206m)에 있는 고봉정 도착 12시 28분.
고봉산은 말 그대로 동네 뒷산으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정상에는 군부대가 자리잡고 있고 들판에 우뚝 솟은 산 덕분에 해발은 낮으나봉화가 있었던 곳이란다. 이지역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면서 주민들에게 좋은 휴식처를 제공해 주는 것 같다.
이 중산고개를 건너 산자락으로 들어서면 한동안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던 금정굴이 있는 금정산이다.
이게 웃는 얼굴은 아닐 거다. 불만이나 고통을 수반한 얼굴이지...
잊혀진 굴곡의 역사를 바로 잡으려면 어떤식으로 라도 정부에서 해결을 해줘야 하는데 무엇이 어려워 망설이는 지 알 수가 없다.
이 불행한 양민들 중에는 분명 부역한 사람도 있을거라는 '그윽한 미소' 의 의견도 맞는 말일진데, 그 당시의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사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목숨이 담보되어 있으니...
108봉 도착 1시 2분
여기에서 무덤이 많이 있는 좌측길을 잡아 내려가면 탄현동 성당이 보이고 그길를 따라 내려간다. 큰마을아파트로 진행하다 115동에서 좌회전하여 큰마을 대림아파트 입구 조나단 건물을 보면서 우회전한다.
간락하게 설명하면 일산 가구 공단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 우측으로 난 38번국도를 따라 진행하다가 아미가 골프장에서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를 목표로 진행한다.
비발디 아파트 앞을 지나다 보면 빨간색아치가 있는 다리가 나온다. 여기서 목동 사거리까지 진행하여 월드메르디앙 정문을 지나 우측길을 잡는다. 여기서 월드메르디앙 2차가 나타나면 우측 방향으로 난 산길을 잡는다.
노숙이 아니라 노식이다. 말 그대로 길거리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산이 아니기에 먹을 곳이 마땅치가 않아 어쩔 수가 없었다.
길거리에서 밥을 먹다니 머리털나고 처음있는 일이지 싶다 아마도!
교하 고인돌 산림욕장 도착 3시 44분.
여기서 산림욕장을 지나면 56번국도가 정맥길을 뚝 잘라먹으면서 지나간다. 지하차도로 나와 우회전하여 끊긴 정맥길을 이어간다.
좌측에 깃대봉이 걸려있는 곳이 대망의 장명산이다. 그런데 이곳이 사유지인지 레미콘 공장에 폐기물 처리장까지 있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정맥의 마지막 산인 장명산이 이렇게 망가지다니 가슴이 아프다. 저기를 어떻게 건너가야 한단 말인가?
포크레인이 오고 가는 곳으로 직진을 하는데 포크레인 운전기사가 한마디 한다.
여기는 들어오면 안된단다 사업장이고 위험하다고...
한번의 양해를 구하여 직진하여 길 없는 길을 헤쳐 올라가니 거기 장명산이 있었다.
장명산(102m) 도착 5시55분.
여기를 올라 오느라고 이지역을 한바퀴 돌았다. '딱선생', '바람', '그윽한 미소' 정말로 고생들 했다. 일년 내내 비가오나 눈이오나 한결같이 정맥길을 함께한 안빈낙도 산악 회원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고마움을 보낸다. '딱선생' 정맥 또 하나 시작해야지?
장명산 앞으로는 공릉천이 흘러 한강과 만난다.
원래 지명은 파주 삼릉(공릉,순릉,영릉)의 이름을 따서 공릉천이라고 했는데 일제시대에 비하하려고 곡릉으로 개명했다가 원래 이름을 되찾았다고 한다. 시원 섭섭한 마음은 나만의 심정은 아닐 것이다. 모두의 가슴속에 그런 마음들이 있을 것이고 그런 마음을 간직하고 다음목표를 향해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들 너무 힘들어 이제는 안한다는 소리는 안하겠지?
뒷풀이 장소로 파주에 있는 능골매운탕집에서 빠가사리에 민물게을 넣고 진하게 우려 낸 매운탕으로 했다.
맛도 맛이지만 이 무쇠 솥단지가 제일 마음에 든다.
능골 매운탕(031-944-6759)
여기서 간략하게 배터지게 먹고 연신내로 나와 피터지는 당구 게임을 했다. 결과는 '바람' 이 일등 내가 이등을 했다.
삼사등은 언급 회피다.
억울하면 일등 해!
첫댓글 한북을 완주한 우리의 회원들이 자랑 스럽구나..한명씩 다시 불러보고싶다..청학,딱선생,바람,마무리는 못했지만 찬조출연한 남인..다른친구들도 빨랑 합류해라..바람따라 구름따라 우리의 소중한 추억쌓을 기회가 날아가고있다...모여라..모여라...
더 늙기 전에 빨랑 빨랑 합류해라이~ㅇ! 그윽한 미소 말대로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우리가 찾아 먹기 전에는...
또 한번 반복해서 말하마! 일년 동안 정말 고생들 많았다.
축하하고 또 축하한다. 마무리까지 잘 해낸 것이 참 보기 좋구나. 언젠가 내 나라의 좋은 곳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휘적 휘적 다니고 싶어지는구나.
솔직히 처음 시작 할땐 끝까지 할 거라고 생각 안했는데 하다보니 일년 금방 가버렸네. 혼자 했으면 때려죽여도 못했을 거야. 어떻게하면 산행을 빨리 끝내고 내려갈 궁리만하고 엄살도 많이 부렸는데 이렇게 끝낼 수 있었던건 순전히 대원들 덕분이 생각한다. 이젠 백두대간도 겁 않난다. 송원도 빨리 합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