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선생 2부 ( 깔끔하게 해고 시키기)

[물찬제비]

 

단선생전 2부 ( 깔끔하게 해고 시키기 )

일단, 해고 시키겠다고 마음 정하니,, 왜 그리도 꼴 보기 싫은지...

그 마음은 미스 마이도 같았나 봅니다.  냉큼 들고 온 퇴직금 내역...

월급여 320만동 X 11 ( 근무 연수 ) X 0.5 ( 반달치 월급) = 1,760만동

1,760만동이라...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100만원....

솔직히 좀 적다고 느꼈습니다.  11년 근무하고, 100만원은 너무 적은 것 같은 느낌..

회사 창립부터 근무한 직원인데..  약간의 보상은 더해주자.. 생각했지요.( 내가 바보지..)

그래서 내가 생각한 금액은 매년 반달치 월급이 아닌 1달치로 계산해서 3,500만동 정도를  퇴직금으로 생각 했습니다. ( 창업주와의 관계도 쬐끔 배려해서...)

미스 마이가 길길이 뜁니다.

절대 안 된답니다. ( 그래서 평소 인간관계는 잘 유지해야...)

( 여기서 베트남 노동법에 관한 설명 들어갑니다.  베트남 변호사와의 장시간 상담으로 나온 결론입니다. 

유의할 점은,, 법령상의 제도에 대한 모든 판단은 실제 모든 칼자루를 들고 있는 지방 노동사무소 직원의 마음인데.. 그 판단의 폭이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 전문적인 변호사의 경험에서 나온 결론을 드립니다.  법규상의 해석 그대로 믿고 해고 하면,, 당할 수 있습니다. )

 노동법상 퇴직금 계산 :

    1.  노동자의 실수나 비행으로 인한 해고시 :  퇴직금 땡전 한품 안줌.

           그러나 그 실수나 비행의 판단은 해당 노동사무소에서 하는데,, 100% 인정 안됩니다.  공장에 방화를 했거나,  사람을 사망케 했거나.. 등등 극단적인 아닌 이상,  노동자 인민의 나라 베트남은 회사 공금 유용,  삥땅,  근무태도 불량,  출퇴근 미준수.. 그 딴 사소한(?) 사유로 퇴직금 지급을 0으로 할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인서가 필요합니다.  그것도 단기간 (3개월)에 서 너번 자인서를 써야지 노동자의 잘못 사유를 인정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베트남인들은 관공서를 극도로 두려워 하여서 자인서를 들이 밀면, 대부분 알아서 퇴직금 포기하고 나갑니다.  단선생 같은 머리 좋은 사람 (?) 은 절대 안 그러지만....

    2.   노동자 스스로 회사 다니기 싫어서 퇴직하는 경우  :

    통상 임금 X 근무 년수 X 0.5  =  퇴직금

   여기서 통상 임금이 좀 문제가 있는데,, 관례상 마지막 월급 액수를 기준으로 한답니다.

    상여금의 개념이 별로 없는 베트남에서,, 평균 임금.. 이런 건 안 따진 다네요.

   3.  회사의 사정에 의하여 해고 하는 경우

예를 들면, 회사의 자수실을 정리한다고 했을 때 설비 담당 등이 더 이상 필요 없기에 해고해야 할때는,,

   통상 임금 X 근무년수 = 퇴직금 ,  그리고 보상금 추가

여기서, 회사 사정에 의한 경우라는게 상당히 애매한데,, 대부분 베트남 사람들은 위 2의 경우를 제대로 된 퇴직금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상금이란 아주 애매한 단어가 들어갑니다.

다시 스토리 진행 합시다...

곧 밝히겠지만, 여자의 한은 오뉴월에 서리라 하지요?  미스 마이.. 단선생에게 엄청 악감정을 가진듯 합니다.

“  사장님,  원래 퇴직금 한 푼도 주면 안됩니다.  다른 직원들도 따라 할까봐 두렵사와요..

   본을 보여 줘야 합니다.  1,750만동도 아까워 미치겠는데.. 그 배를 주라니요.. ( 지 돈인가? )  “

“ 그람,  알아서 단선생에게 액수 통보 해 봐라... ”

귀찮은 마음에 칼자루를 마이에게 넘겼습니다.   미스 마이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감돕니다.  (  단선생 !  넌 이제 듀우~겄어...  헤헤..)

단선생이 노크를 하고 들어옵니다.

내방 입구에 신발을 벗고, 공손하게 인사합니다.  ( 엥? 쟤가 왜 저러냐? )

“  사장님,  저를 용서 하시고.. 해고 철회해 주십시오..

앞으론, 말 잘 듣고, 성실하게 근무 하겠습니다.. “

“ 노우 !  이미 물 건너갔다..  하지만, 내,  다른 일자리는 함 봐 줌세.. ”

“ 그러시면,  할 수 없군요..  근디 내 친한 친구가  노동사무소에 있는디... 미스 마이가 헛 지랄 한다고 하네요?

제가 계산한 퇴직금과 보상금 ( 헉 !  이건 뭔 말이여? ) 서면으로 올려 드리겠나이다.

돈 많은 사장님께서 헤아려 주시길 바라나이다...  “

 그 명세서가 도착했습니다.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퇴직금 :  월급여 320만동 X 11년 = 3,520만동

보상금 :  퇴직금과 동일

그 외  :  2년전 6개월동안 밀렸던 사회보장료 납입금액  약 160만동

         그때 병원가서 낸 병원비 : 500만동

         해고후 지급해야 할 1달반치 월급 + 구정 보너스 보전분 : 600만동

     도합 :  8,300 만동 !!!!!!!!!!!!!!!!

위 명세서를 보내면서 쓴 짤막한 메모엔

“  11년간이나 근무한 정 땜시롱, 많은 손해에도 불구하고 줄여서 보내드립니다..

한국사람 한달 월급치 밖엔 안되네요...  흐흐.. “

단선생의 계산은 위 3의 경우에 해당한,  자기는 아무 잘못 없는데, 회사에서 해고 했으므로 그 보상을 달라는 말인데...

그때까지, 노동법의 노자도 모르는 나는 그저 황당하기만....  그러면서 슬슬 생겨나는 오기,

우리측 제안대로 일단 1,760만동을 준비하고, 받아 갈려면 받고, 아님 니 맘대로 해라..식으로 통보 했더니 다음날 낼름 그 돈을 받아 가더군요.

문제는 그 다음날에도 계속 회사에 출근하는 겁니다.  그게 뭔 뜻이었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다시 베트남 노동법 이야기...

회사의 판단으로 근로자가 미적격으로 해고를 할 경우,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

1.  사전에 회사 노동조합에 서로 협의후 동의를 얻어야 함.

2.  해고 통고는 적어도 45일 이전에 해야함 ( 정식 직원일 경우 )

    그동안 정상 임금을 지급 하여야 함.

만일 그 해고 행위가 불법이라고 판단되면, 회사는 무조건 그 직원을 복직 시켜야 하며, 임금과 수당외에 별도의 보상금을 주어야 함.

단선생의 속셈은 회사측에서 노동조합에 통보도 안했고, 그 사전 통보도 없었기에,, 불법이므로, 자신은 계속 회사에 다니고 보상금으로 1,760만동을 꿀꺽 하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이때까지도 나는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단선생과 미스 마이만 닦달하고 있었는데...  회사로 공문이 들어 왔습니다.

From 호치민시 떤번 지방 노동 사무소,,,,

귀사에서 불법 해고 사례가 신고 들어 왔으므로 모월 모일까지 대표이사가 직접 와서 해명 하시압 !!!!

문제가 심각해 졌습니다.

할 수 없이 변호사를 선임하고 자문을 구했습니다.

따발총을 연상케 하는 변호사와의 만남.

1분에 600마디가 쏟아지는 변호사의 달변,  그리고 1분에 10마디 가능한 통역 ( 베트남 직원)..   틀림없이 그 조합상 많은 내용을 통역에서 빠뜨렸겠지만,,  요지는..

100 % 회사의 잘못임 ( 해고 과정 미준수)

so,  반드시 단선생의 귀책 사유로 인한 강제 해고로 몰아 가야 함... ( 이러면 단선생은 한푼 받지 못함).  그러나 그러기 위해선 많은 증거물( 자인서 등)이 필요 하나 , 미련한 니네 사장이 그것을 미리 확보 못함.

so,  단선생과 별도의 합의를 통해 해결하는것이 바람직 함.( 그냥 돈주고 계속 고용)

여기서 미스 마이의 활약이 들어 갑니다. 오뉴월 서릿발의 무서움...

마지막 유일한 증거물...   단선생이 갈갈이 찢었던 근무 기록표..  아마 조각으로 치면 100여개가 넘을 듯한 그 조각을 버리지 않고 완벽히 재연해 놓았던 겁니다.

그림 맞히기 퍼즐,, 그걸 맞추기 위해서 하얀 밤을 지새웠을까.. 이래서 여자의 한을 조심하라는 건지...

변호사가 약간 적극적으로 변했습니다.  우습게도 마이의 위대한 역작 때문이 아니라, 단선생의 무리한 요구 금액을 듣더니 분개합니다.  터무니 없는 금액이라고..

( 이런말 하면 좀 뭐하지만,, 마치 사촌 땅 부자 되면  배 아프다 ? )

위기를 느낀 단선생,  요구가 달라졌습니다.  조용히 회사 나가 줄테니,  애초 요구한 금액(8,300만동)을 달라는 겁니다.    기호지세..  so, No !

노동위원회에서 재 공문이 왔습니다.

이제는 단선생의 이름이 고소인으로 되어 있군요. 

드디어,  노동위원회에 출두 했습니다.

나, 변호사, 베트남 영업부장( 통역)

분위기가 살벌합니다. 웬 노동위원회에 총기를 휴대한 군인( 경찰인가?)들이 보이고..물어 찾아간 사무실....

흐미,,,  어두컴컴한 사무실에 바닥은 콘크리이트,  그리고 허름한 나무 책상 2개, 옛날 시골 기차 대합실에서 본 긴 벤치의자.... 그리고 큰 물주전자..( 헉 ! 물고문? )

제일 눈길을 끈건 천정에서부터 전선 하나 달랑 의지해서 내려온 백열전구 하나..

무언가 기죽게 만드는 분위기입니다.

그 구석에 단선생이 조용히 앉아 있고,  다른 1명이 있는데,, 심판관이랍니다.

심판관과 단선생이 서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는데,, 뭔가 불길한 예감..

“ 서로 아는 사이인가?    불안합니다.  그런데 그 심판관이 무척 낯이 익습니다.

한참 있다가 또 다른 심판관이 들어오는데, 찬바람이 부는 분위기에 또한 낯이 익습니다.

그 친구 나를 쳐다 봅니다. ( 쬐려 본다는 표현이 더 맞을듯..)

거북스럽게 쬐려 보는데, 오기가 생겨서 나도 맞 상대로 쬐려 보았지요..

한때, 내 날카로운 눈매에 울 마누라도 한방에 갔는데.. 까짓..  함 붙어 봐?

상대의 눈매가 서서히 풀림을 느꼈습니다.  o,k  이겼다..

심판관이 관련 서류를 살펴보더니, 단선생에게 질문을 하는데..  갑자기 고성이 나옵니다.

기죽은 단선생.. 의자밑으로 발이 떨리는 걸 보았습니다.

고양이 앞에 쥐라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나한테 질문 할 때도 저 태도로 나오면 어찌 할거나..  걱정되는데..

갑자기 희색이 만연한 영업부장..  나에게 귓속말 합니다.

“  사장님,  무슨 경우건 영어로 YES 만 대답하십시오..  우리가 이겼습니다..”

이어서 심판관과 나와의 대담..  무조건 예스 했더니 30초만에 끝났습니다.

심판관의 최종 결정문..

단선생이 회사내에서의 부적절한 근무 내용은 미스 마이의 찢어진 공문서로 약간의 심증은 가나, 강제 해고의 근거는 될수 없음.  그러나 단선생의 무리한 요구 금액은 c8 ! 너무 많아서 본관의 배가 좀 아프니,, 그것도 해당 사항이 될수 없다.

현재 상황으로 회사의 해고 통보는 그 절차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무효이며, 그대로 고용상태가 유지 되어야 함. 그에 대한 피해보상은 없다.

참고로, 이건 내 사견인데,, 귀사 사장의 인상이 좋으므로 한 충고 드리자면,  복직은 반드시 지켜야 하지만, 그 복직 지위나 근무처에 대한 제한이 없다.. ( 뭔말인지 알어? 수위로 복직시키고 정상 절차 밟아서 해고 하시압.. )

자!  두 당사자분,  요오기 다 사인하시고,, 의의 가 있으시면 다시 항소하셔두 되는데..그 결말은 잘 알겠징??

솔직히 그 결말이 좋은건지, 나쁜건지도 파악 못햇습니다.  하지만 변호사와 영업부장의 얼굴엔 의기양양함이 가득하고, 단선생의 얼굴엔 고뇌에 찬 예술가의 뽄새가 나오길래, 좌우간 나에게 좋은 결말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믿을수 없게도, 사무실에서 환호성이 났습니다.  그리고, 미스 마이는 조용히 직원 시켜서 단선생의 사무 책상을 치우더군요.  그리고 진짜로, 공장 내부 청소부로 임명 하라고 건의합니다.

그날로 단선생은 스스로 와서 사직서에 싸인을 하고 나갔습니다. 물론 정식 절차를 밟아서 노동조합에 신고를 하였고, 당연히 허울뿐인 조합은 동의하고, 단선생에게 45일분의 월급 지급 했습니다.   이것으로 상황 종료..

글로서 그 때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자니ㅡ 너무 길어지고..힘들군요.

애초, 노동법상으로 주의 할점 더 상세히 적으려 했는데.. 역시 필력이 안되네요.

확실한건 그당시, 무척 바쁜 상황속에서 나에게 많은 고통을 주었고, 시간을 뺏어갓습니다.

변호사와의 재미있는 일도 많았지만 생략합니다. 변호사 수임료 100불 주었습니다.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

그 심판관 두명,  정확히 헤어질때 왜 얼굴이 눈에 익은지 알았습니다.  먼저 악수하며 얘기를 하더군요.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베트남에서 사업하다 보면, 여러 준조세(?) 많이 들어갑니다

특히 구정전이나, 새해, 등등.. 여러 곳에서 방문합니다.  노동사무소도 그중 하나였고..그 두명 , 내 기억에 방문시 마다 50만동씩 건네 주었습니다.

먹은자는 말이 없다...

그보다 더 큰 이익을 보았습니다.  운이 좋았단 거죠..  변호사도 운이 좋았다고 말하더군요.   그만큼,  이곳에서는 공공 기관의 힘이 막강합니다.  주의 하시길..

건승하십시오...

[나대로씨]

잼있게 잘 읽었습니다만 그 당시에 얼마나 고생을 하셨을지는 눈에 선합니다. 통상 warning paper(giay canh cao)는 3개 월 안에 3장이 주어지면 자동 퇴사 처리되지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중국을 닮아서인지 베트남 역시도 quan he(관계)가 대단한 특권이 되기도 함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님글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시구요.

[나대로씨]

아! 그리고 평상시 맘에 안드는 노~ㅁ이 있으면 조그만 트집을 잡아서라도 경고장을 받아 놔야 큰소리를 못칩니다. 뭐~ 지각이 잦다, 사고를 쳤다, 어디 짱박혀 노는 걸 발견시 등등..., 지도 이러기 싫습니다만 어쩌겠습니까? 안그럼 관리가 되지 않는데... -__-;;

[베트젬]

재밌으면서.. 영양가 만점 글, 고맙습니다.

[구슬이]

좋은 글 읽고 갑니다. 많이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숙취엔견디셔~]

정말 좋은글이십니다....경의를 표합니다....ㅎㅎ

[inmul]

정말 고생이 많으셨군요,,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