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설치된 빗물 저금통. 아직은 독일제이고, 생각보다 비싸다. 저 수도꼬지를 좀 더 밑으로 다는 것에 대한 개선안이 한국에서 나왔다고 한다.)
아주 솔직하게, 3부리그 게임을 뛴다고 생각한 다음부터, 나는 아주 마음이 편해졌다.
공중파 1부리그, 종편과 케이블 앞번호들 2부리그 그리고 500번대 채널, 바로 3부리그 아니겠는가?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고, 평소 같으면 전혀 하지 않았을 카페 개설을 처음으로 했다. 그리고 관리도 직접한다...
그렇지만 아무 일도 안 벌어지고, 시청률은 정말 험블...
선대인편 2부가 내 방송 중에서는 시청률이 제일 잘 나왔다.
그래서 전화를 해줬...
그 수치에서 무슨 통계적 의미가 있나요?
선대, 하여간 이해는 하지만 말 한 번 싸가지 없이 하기는...
그래요, 통계적 의미는 없어요, 하지만 아시고 계시는 게 나으실 것 같.
그래도 이 안에 흐름의 변화는 있다.
지난 번 굽네치킨 촬영하면서 나도 느낀 바가 생겼다. 동시에 뭔가 좀 배웠다.
말로만이 아니라 진짜로 촬영하면서 즐거움을 찾으려고 한다.
시청률 험블한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3부 리그에서도 우리가 레전드를 만들 수 있지 않겠나...
최선을 다 해서 좋은 방송을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다.
(옥상 빗물 저류조와 연계된 옥상 공원. 맨날 실내에서 조리개 최대개방 사진만 찍다가 간만에 좀 조여봤다... 시원하다. 마침 해가 좋았다.)
그래도 좋은 일이 아주 안 생긴 건 아니다. sbs 플러스에 이 방송이 나가기 시작했다.
그래봐야 새벽에 몰아서 몇 편 한꺼번에 틀어주는 거지만...
요즘 거기서는 모래시계 틀어주고 있다. 그런 드라마와 같은 시간에 나갈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하여간 일반인들 반응은 잘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피디들에게 sbs 플러스에 나간 다음에는 좀 연락이 왔다.
뜨문뜨문 만나던 사람들이라서 그들도 자세한 내역은 잘 모르지만,
하여간 sbs 플러스에 나오게 되어서 축하한다고, 뭐 그런 전화를 꽤 여러 통 받았다.
이게 2부리그, 3부리그, 막 이러다보면 경계가 어디고, 누가 뭐하는 거고, 이런 거 아무도 모른다.
괜찮다.
이 위기 와중에 우리가 만드는 방송이 어딘가에 재송출되는 게, 그게 어디냐...
(빗물 옥상 공원 앞의 칠판. 학생들은 물론 주민들도 같이 텃밭으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 여기 그대로 드러난다.)
서울대의 한무영 교수는 지금까지 스쳐지나가면서 만날 일이 몇 번이 있었는데, 공교롭게 직접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 만나게 된 것인데, 나름 감동이 있는 스토리였다.
내용은 자신있고, 현장 진행도 꽤 잘 나왔다.
내가 얘기를 어느 정도로 해야할지, 맨날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번 판에는 에라 모르겠다, 막 떠들어댔다.
중수도 등 하수처리와 물관리에 대해서는 나도 할 말이 적지 않은 사람이다...
한동안 초반에 너무 내달려서 일정 조정 등으로 매주 한 번만 촬영을 해서 일정 조정도 하고, 쓰러지기 직전인 우리 스탭들 호흡도 좀 가다듬었었다.
다음 주에는 다시 두 번 가는데... 뭐, 이거 좋은데, 구레 촬영이 끼어있다.
너무 여러 사람들이 추천해준 <맨발의 펀드>가 결국 인터뷰가 잡히기는 했는데, 하필이면 강행군 주간 한 가운데 들어가서...
모르겠다. 살아서 돌아오면 좋겠다. 당일치기 구레행, 지난 번 당일치기 곡성행에서도 죽을 뻔 했었다.
mbc 청룡 시절부터, 오래된 lg의 팬이었다.
이상훈 한참 뛸 때에는 무리해서 경기장에 많이 갔었고, lg 헤매던 시절에도 고관절 수술 이후 돌아온 김재현 복귀전 같은 것도 죽어라고 경기장 가서 봤었다. 그날 홈런 치는 걸 보면서, 아, 삶이란!
뭐, 10년이면 몸에서 사리가 나온다는 lg팬을 오랫동안 하다가, 올해 lg가 그런대로 좀 하는 걸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진짜 배우는 게 많았다.
김기태가, 나보다 어리다...
아직도 프로야구 감독이면 나보다 한참 나이 많은 그런 사람만 보다가, 나보다 어린 김기태 감독을 보면서...
앞으로 뒤로, 안으로 밖으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오죽 내가 좋아했으면, 내 첫 소설의 주인공이 당시 에러왕이었던 오지환을 캐릭터로 가져다 썼겠나.
(드라마 버전에서는 아직 모르겠지만, 영화 버전에서는 주인공 이름은 바뀌는듯 싶다.)
요즘 최근, 나에게는 변화가 많았다.
라디오 진행은 결국 안 하기로 했고... 지금 촬영 나가는 스케쥴에 매일 방송을 더 얹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서, 한 번쯤 해보고 싶던 라디오 진행은 접었다.
영화 사무실은 요즘 좀 한가해진 이준익 감독이 주도해서, 아리랑 고개에서 다시 충무로로 옮겼다.
몇 달 전부터 심심풀이 삼아 기획하던 영화 한 편의 기획을, 일단 공식적으로 맡기로 했다.
원작 영화가 하나 진행되고, 다시 영화 기획 한 편을 맡게 되었으니, 영화에서 만큼은 해피한 케이스이기는 하다.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에니메이션 기획을 하나 해볼 생각인데, 그 전에 저예산 영화 한 편 하는 게, 이래저래 좋을 것이라고 사람들이 판단한 듯.
시나리오를 직접 쓸지, 아니면 누군가를 찾을지, 아직 이 판단을 못했다.
요즘 내 형편상, 쭈그리고 앉아서 차분하게 시나리오를 쓰기가 쉽지는 않고.
(몸이 바쁜 현실, 이건 좀 아닌 듯 싶은데, 형편상 어쩔 수가 없다.)
하여간 연내 계약 들어가는 스케쥴로, 청춘에 관한 영화 한 편 기획하기로 했다.
별로 소득과 결과는 없지만, 다시 광속의 삶으로 돌아가는 듯 싶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