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님께
안녕하신지요. 지난 9월 24일 남해군에서 주최하고 경남도에서 후원하는 팔만대장경 세계축전
에 다녀왔습니다. 남해가 대장경판각의 성지임을 밝히는 그런 성격의 학술 세미나였지요.
박상국 원장(한국문화유산연구원)의 "해인사 고려대장경판" 을 통하여 강화도 선원사는 대장경의 판각장소일 수 없고 남해군의 관음포가 그 현장일 수 있다는 요지의 발표가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발표가 끝나고 저와 더불어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보각국존비명'에 따르면 일연선사가 남해 정림사에서 판각을 주도하면서 그 때 필요했던 "대장수지록(大藏須知錄)"이 대장경판을 판각함에 있어 반드시 알아야 할 요목을 적은 요록임을 유념하여야 함을 강조하였지요. 그렇겠다고 하면서 강화도 판각설을 반대하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더욱이 저녁에 정상운 선생(남해향토문화연구가)과 만나 차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1245년 무렵에 최우가 세운 강화도의 선원사에서 진명 스님이 주석하였는데 이때는 벌써 이미 대장경이 다 만들어 졌을 무렵이니까 선원사설은 거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결론이 됩니다. 박상진 명예교수(경북대)의 "고려 대장경 경판 나무로 본 판각지 추정"이란 발표에서 나무의 재질이 주로 '산벗나무, 자작나무, 후박나무, 산돌배나무 등으로 된 점으로 볼 때, 특히 후박나무는 지리산 이남에만 자생하는 군락지가 있음을 보아 남해 중심설의 개연성이 더욱 크다는 요지였지요.
제가 쓴 논문 "보각국존 비명의 문화콘텐츠 탐색"(2011)에서도 밝힌 바 있습니다. 참조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가을에 삼국유사와 함께 행복하소서. 정호완 두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