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준중급 수업
땅게로의 자세에 대해 수업을 받고 꾸준한 쁘락과 자기만의 루틴의 중요성을 다시 기억하게 되었다. 그와 관련하여 몇가지 생각나는 에피소드:
1) 함께 탱고수업을 듣던 유명한 교향악단의 비올라 수석에게 들은 이야기다. 탱고수업에서 제일 꾸준히 정기적으로 해야할 수업은 걷기와 안기 수업이라고 말해주었다. "저희같은 프로페셔널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연주자들도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기초적인 곡 몇개를 연습을 합니다. 하루라도 활을 쓰고 손가락을 풀지 않으면 정식 연주 때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어요. 항상 몸, 머리, 목, 팔, 손가락을 풀어 놓아야 해요. 탱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가장 기본인 걷고, 안고, 숨쉬는 것을 소홀히 하면 안정된 피구라와 여유있는 뮤지칼리티를 유지하기 어렵겠죠."
2)어제와 오늘 US Open Tennis 결승전이 있었다. 라파엘 나달이 서브를 할 때 잘 보면, 항상 똑같은 routine을 거쳐서 서브를 넣는다.
먼저 볼보이/볼걸에게 큰 타월을 받아 라켓 닦고, 얼굴 땀을 닦는다. 그리고 타월을 휙 던져서 돌려준다/ 볼을 여러개 받아서 2개를 고른다./ 서비스 준비를 하면서 정해진 시간 30초를 거의 다 사용한다/ 먼저 손가락으로 코를 닦고/ 손목 밴드 안쪽으로 귀에 땀을 닦고/ 공을 몇번 땅에 튀긴 후/ 서브를 넣는다).
조코비치도 루틴을 거친다. 조코비치는 자신이 완전히 서브할 준비가 되었다고 확신하기 전까지 계속 공을 땅에 튀기는 루틴으로 유명하다. 땅에 튀기고 튀기고 또 튀긴다. 내가 세어 본 중 한번은 15번 바운스 한 후에야 서브를 넣더라.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들도 routine의 중요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항상 준비가 되었을 때 동작을 시작한다. 즉, 자기가 가장 성공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고 동작을 시작한다. 제대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고 성공할 확률과, 확실히 준비하고 시작했을 때 성공할 확률 중, 어느 확률이 더 높겠는가?
3) 개인적으로 3가지 문제를 계속 지적받는다: - 엉덩이가 뒤로 빠지고 가슴이 앞으로 무너져서 춤을 춘다; 파트너와 몸이 일치되지 않아서 마치 팔로어를 오른쪽 옆구리에 안고 추는 것 같다; 바닥을 단단히 밀어서 걷지 못한다.
몸이 딱딱하기야 피노키오와 같은 수준인지라, 이런 문제점을 고치려면 아직 갈 길이 멀고 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 여름부터 항상 다음 4가지를 확인한 후 밀롱가에서 파트너와 춤을 시작하거나 수업시간에 동작을 시작하는 버릇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보기로 하였다.
- 아브라소했을 때 내 명치와 파트너 명치가 서로 몸 중앙에 일치해 있는가
- 파트너의 얼굴을 보지 않고, 내 왼쪽눈으로 파트너의 오른쪽 귀 건너 정면을 응시한다 (골반이 삐뚤어져 있는 관계로, 왼쪽 눈으로 봐야 몸 균형유지에 도움이 된다)
- 파트너와 내 가슴이 항상 parallel 을 유지한다. 특히 피구라를 사용할 때 신경을 쓴다. 내가 가슴/몸통을 파트너와 평행을 유지하고 있는가? 아니면 가슴은 저쪽을 향하고 있고 얼굴만 파트너와 평행을 유지하고 있는가?
- 여유있고 당당하게 걷는다. 탱고는 후진구동 자동차라고 생각한다. 파트너 발 밟을까 먼저 걱정하지 말아라. 네가 여유있고 당당하게 걸으면 파트너는 리드를 확실하게 받아서 발 밟힐 일이 없어진다. 내가 애매하고 쭈삣쭈삣 걸어오니까 파트너가 당황하는 것이다.
딴따마다 한곡 시작할 때 생각하고, 그 곡이 끝나고 새로운 곡 시작을 기다릴 때 다시 이 4가지를 생각한다.
남 걱정하지 말고 나만 잘하면 세상은 잘 돌아간다고 하지 않던가. 공자님도 탱고 잘하려면 숨 제대로 쉬고 잘 걸는 '수신'부터 잘하라고 하셨다. 제가/치국/평천하는 밀롱가 오거나 전문공연가가 된 다음에나 걱정해도 될 아주 나중나중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