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에는 다양한 학원과 문화강좌가 있지만 서예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은 드물지만 서예 30년 경력의 베테랑이 운영하는 서예학원이 있다. 바로 톈타이(天泰) 한국성에 위치한 다솔서예학원이다.
다솔서예학원을 운영하는 이숙일 원장은 2011년 칭다오에 첫 발을 디뎠다. 한국서예협회 경기도전 초대작가와 서울시전 초대작가 등의 자격을 지닌 이 원장이었지만 칭다오 생활초기에는 그녀가 가진 ‘재능’을 나눌 계기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인을 만나 ‘서예’에 관한 대화를 나누게 됐고 그것이 학원을 열게 된 계기가 됐다. 그래서 이 원장은 2012년 1월 톈타이 한중문화원에서 다솔서예학원의 문을 열었다.
▲열정과 나눔의 큰 결실=30년 경력의 베테랑인 이 원장이지만 서예를 시작한 계기는 매우 단순했다. 하나는 남편 때문. 성격이 급하고 그 때문에 말도 상당히 빨랐던 그녀는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해 보라는 남편의 권유로 서예를 시작하게 됐다. 또 하나는 아이들 때문. ‘엄마는 우리한테 공부하라고만 시키고 엄마는 학원에 등록만 하고 제대로 나가지 않는다’는 핀잔 때문에 마음을 다잡고 서예를 시작하게 됐다는 것.
이 과정에서 한 서예대전에 자신이 쓴 작품을 출품했는데 수상하게 되는 영광을 안게 돼 본격적으로 서예인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 그 이후 각종 서예대전에 꾸준히 작품을 출품해 전시하던 그녀는 중국 칭다오에서 서예에 관심이 많은 수강생, 특히 어머니들의 열정에 힘입어 ‘재능’을 나누고 있다.
수강생들의 ‘열정’과 이 원장의 ‘나눔’은 곧바로 큰 결실로 이어졌다. 2012년 1월 다솔서예학원의 문을 열고 그 해 7월과 11월에 열린 서울시서예대전 ‘금파’에 작품을 출품하게 됐는데, 그 결과 다솔서예학원 수강생 7명이 특선을, 9명이 입선을 하는 결실을 얻은 것.
“이러한 결과가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이 원장은 회상했다.
어머니 수강생 외에 현재 이 학원에는 3~4명의 아이들이 서예를 배우고 있는데 이 원장의 바람은 더 많은 아이들과 젊은 엄마 층에서 더 많이 배웠으면 하는 것이다.
그는 “특히 고령화 사회인 지금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붓글씨를 배움으로써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과 같이 시간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은 더 큰 장점”이라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있는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게 참으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서예작품 교류도 꿈=이 원장은 ‘나눔’을 통해 더 많은 교류를 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 원장은 “중국에서도 서예작품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중국에서는 붓글씨가 하나의 문화이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한글작가로 활동하지만 붓글씨가 하나의 문화인 중국에서 서예를 통해 한글을 알리는 활동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솔서예학원이 더 활발히 활동해서 한글 서예작품과 중국(한자) 서예작품을 같이 전시하는 시간도 가지고 싶다”며 “이런 전시회는 분명 중국인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이는 ‘좋은 것을 함께 교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그리고 중국도 훌륭한 서예작품이 많다. 때문에 동등한 입장에서 작품을 출품하고, 그 작품을 함께 전시하는 한편 양국을 오가면서 서예활동 교류를 하겠다는 게 이 원장의 꿈이다.
또 하나의 꿈은 자신의 재능을 장애인과도 함께 나누는 것.
이 원장은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소외된 계층, 특히 장애인들에게 붓글씨를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며 “붓글씨는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손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애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0년 넘게 배웠지만 선생으로서 함께 하는 게 아니라 먼저 배운 선배로서 함께 나눈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배우고 있는, 미래에 붓글씨를 배우게 될 수강생들이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가더라도 붓을 놓지 않고 끝까지 수양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나중엔 저와 같은 입장에서 함께 나눈다는 마음으로 서예를 계속해 나가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