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의 자치단체장들은 주민들을 위한 밀착 현장행정을 강조한다. 염홍철 대전시장의 ‘금요민원실’, 한현택 동구청장의 ‘동네 한바퀴’, 박용갑 중구청장의 ‘아침청소’, 박환용 서구청장의 ‘다듬이방’, 허태정 유성구청장의 ‘1일동장’, 정용기 대덕구청장은 ‘자전거 행정’의 명칭으로 대민 현장을 챙긴다. 디트뉴스는 현장행정에 나선 자치단체장들을 차례로 동행, 취재했다.
디트뉴스가 동행한 첫 구청장은 정용기 대덕구청장이다. 정 청장은 민선 4기인 2006년부터 9월부터 자전거를 통한 현장행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 21일 2시간 가량 진행된 정용기 대덕구청장의 자전거 행정에 동행해 기자도 자전거를 탔다.
정용기 대덕구청장은 자전거로 2006년부터 현장행정을 펼쳐왔다. 21일 삼정동 삼거리에서 출발한 정용기 구청장의 자전거 행정. |
정용기 대덕구청장의 현장행정 '자전거 행정'
정 청장은 대덕구 삼정동의 대청 호반길에서 출발했다. 삼정동 삼거리에서 자전거에 오른 정 청장은 수행비서 신탄진동장과 함께 대청길 자전거도로를 빠른 속도로 내달렸다. 함께 출발한 기자도 열심히 페달을 밟았지만 정 청장의 빠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자전거로 달린지 15분 남짓, 대청호반길을 지나 SK 석봉주유소를 거쳐 한진새여울 아파트 어귀로 들어 섰다. 초반에는 평지여서 달릴 만 했지만 아파트 주택가에 들어서자 고개길이 만나 기자는 체력방진과 함께 힘겹게 자전거를 끌고 갔다.
한진 아파트에 도착한 정 청장은 기다리던 주민들과 대화에 나섰다. 이날 장재숙 통장과 주민들은 보훈병원 뒷산 등산로 입구를 정비해 달라며 정 청장에게 민원을 호소했다.
정 청장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눈 후 민원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 주민들이 건넨 배즙으로 목을 축인 정 청장은 곧장 석봉초 방향의 주택길로 자전거를 몰았다. 기자는 앞서가는 정 청장과 간격을 좁혔다고 생각했지만 직진길에서는 30미터 이상 차이가 났다.
대덕구의 좁은 골목길과 찻길을 누비는 정 청장의 자전거 행정. 기자가 동행을 했지만 따라 잡기 어려웠다. |
힘든 자전거길 동행에 나선 기자 20분만에 포기
결국 정 청장을 끝까지 뒤따라가 가려 했던 본 기자는 이어지는 주택가 고갯길에서 도저히 자전거를 탈 엄두가 안나 중간에 포기했다. 자전거를 대덕구청 트럭에 싣고 차에 탑승해 정 청장의 뒤를 따라갔다. 지난 7년 간 자전거 행정을 해왔던 정 청장은 대덕구의 작은 골목길과 고갯길도 쉽게 다녔다. 자전거를 많이 타지 않는 일반인은 따라가기 힘든 코스였다.
석봉문구 앞에 도착한 정 청장은 유순식 통장을 만나 골목길 반사경 설치에 대한 건의를 들었다. 석봉문구의 건물이 높아 교차로를 지나는 차가 보이지 않아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주민들과 대화를 나눈 정청장은 이내 다음 행선지로 떠날 채비를 했다. 한 주민들이 비타민 음료병을 들고 나오자 정 청장은 부담주기 싫다며 정중히 거절을 하고 다음 민원장소로 향했다.
이날 정 청장은 자전거로 2시간 남짓 6.6km 신탄진동 구석구석을 다니며 주민들을 만났다.
신탄진동 석봉문구 앞에서 반사경 설치에 대해 건의 사안을 듣고 조치를 당부하는 정용기 청장. |
정용기 청장, "즉각반응 행정에 보람"
정 청장은 자전거 행정을 하는 이유에 대해 ‘즉각반응’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전거 행정에 나서면 일단 생생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서 좋다” 며 “과거 행정기관에 건의를 하면 검토를 거쳐 답이 오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현장행정에 나서면 즉각 반응을 할 수 있어 주민들이 좋아하고 (구청장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전거 행정의 장점은 구정현안에 대해 세세히 살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관용차로는 좁은 골목길을 섬세하게 다닐 수 없다. 반면 도보만으로는 많은 지역을 빠르게 다닐 수 없다. 자전거는 기동성 있게 여러 곳의 민원인들과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 청장은 이날 신탄진 육교를 지나면서 자전거 행정의 장점을 길게 설명했다. 신탄진 육교 바닥이 파손이 되어 통행에 불편하다는 현장 민원이 제기 됐던 곳이다.
신탄진 육교 바닥 들뜸 현상, 정 청장은 자동차로는 볼수 없는 민원현장이라고 설명한다. |
"자전거 타면 차로 보지 못하는 현장 구석구석 살펴"
정 청장은 “오늘 신탄진 육교위 포장상태가 들떠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었다” 며 “차로 다녔으면 못 봤을 곳인데 자전거를 타니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대덕구의 자전거 도로가 열악하다 보니 사실 육체적으로 무척 힘이 든다는 말도 솔직히 털어놨다. 자연형성 된 골목길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다니다 보면 20단 기어의 자전거도 페달이 무겁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주민들과 소통하며 즉각 민원을 해결하는 보람에 자전거 행정을 계속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용기 청장의 올해 자전거 행정의 일정은 28일이 마지막이다. 겨울철에는 안전을 위해 잠시 자전거 행정을 멈추고 따듯해 지는 봄에 다시 재개할 예정이다. 정 청장이 지난 2006년부터 지난 10월 말까지 현장행정에 나선 횟수는 260회. 대덕구의 2,189 곳에서 16,800명의 주민을 만나 2,303건의 건의사안을 받아 행정에 반영했다고 대덕구는 통계 자료를 내 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