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보아온 민속촌과는 달리 아라리촌은 특이하게도 당시의 생활상 중에서도 사람을 중심으로 민중의 모습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관청에서 관곡을 빌려다가 갚지 않는 사람에게 경고 하는 모습이라든가. 포도대장이 서민을 설득해도 양반을 거부하는 서민모습. 등 여러 민중모습을 표현한 것이 재미있었다.
너와로 지은 노적가리 모양을 한 방앗간도 나름대로 강원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시간이 별서 17시를 넘어 어둑해지는데 광광가이드는 우리를 취나물로 만든 떡이 유명하다는 ‘임계떡집 천년취떡집’이란 곳으로 데려가 우리들에게 출출한 배를 시식 하도록 해주었다. 일부는 맛있다며 사가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다시 출발지점인 정선역으로 데려다준 시각이 17시20분경이었다. 이것으로 정선 시티 투어는 끝이 났다.
당초에는 우리는 여기서 1박 하려고 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동해로 가서 확 트인 바다나, 산행이 하고 싶어 졌다.
계획 없이 무작정 온 터라 나는 오전에 정선5일 장터에서 잠깐 관광 안내소에 들러 열차와 버스시간표를 챙겼던 것이었다.
그래서 시간 계획을 짜보니 여기서 민둥산역으로 나가 사북, 태백을 지나 백두대간을 넘는 영동선으로 이어지는 동해시로 가기로 결정 했다.
정선역에서 마지막 출발기차를 타고 민둥산역에서 내려 영동선으로 환승을 해야 한다. 그러기에는 아직 정선역에서 30분의 여유가 있었다.
낮에 못 먹은 감자부침, 메밀점병 그리고 만드레술 을 한 병사서 잠시 저녁 요기를 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곤드레술과 만드레술이 따로 별개의 막걸리로 팔고 있었다. 점심때에는 곤드래술을 마셨으니까 저녁에는 만드래술로 마셨다.
곤드래술은 옛 토속주로서 원래 이름은 취향주(醉饗酎)라고 한다
찹쌀과 기장쌀을 반반씩 썩어 누룩과 함께 잣, 대추, 밤, 오가피 등을 넣고 발효시킨 술이라고 하며 현재 국순당에서 제조 판매하고 있었다.
정선에서 마지막 열차를 타고 민둥산역에서 내리니까 여기서도 40여분 더 기다려야 동해시로 가는 열차가 온다고 하여 우리가 누군가? 그냥 있을 사람이 아니지 않는가? 잠시 동안 민둥산역 광장 맛 나는 먹자 집을 찾았다.
그런데 시간이 어지 중간 하여 의논 끝에 그냥 편의점에서 소주2병과 마른 안주를 사서 대합실에서 기다리면서 소주 한잔하는 것이 안전 할 것 같아서 그렇게 하였다
대합실에서 소주1병을 비우고는 대합실에 있는 민둥산 광광 등산 코오스 모형을 보면서 이곳 정보를 입수하고 나니 금방 시간이 지나간다,
10분전 플랫홈에 나가니 옛날 간이역이 생각났다. 하긴 미둥산역이 예전에는 간이역 이었다, 지금은 민둥산 산행과 정선행 열차 때문에 교통 요지가 되었지만 말이다.
플랫홈에 들어서니 캄캄한 밤에 전봇대 가로등에서 비추는 희미한 불빛은 옛 간이역처럼 더 낭만을 불러 오게 한다, 그래서 열차에서 마시려던 남겨둔 소주 한 병을 꺼내어서 마저 마시게 되었다.
캬~ 역시 낭만을 떠올리면서 마시는 술은 기분을 한껏 고조 시키면서 여행의 맛을 별미로 느낀 기분이었다. 한겨울밤 매서운 칼바람을 막아주는 플래트 홈 간이대합실에서 우리들의 우정이 한층 더해지는 기분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신의의 눈길을 느끼고 있었다.
예정보다 5분 늦게 도착한 무궁화 열차를 타고, 그렇게 하여 우리는 정선 아리랑고개를 넘어 동해를 향하고 있었다.
캄캄한 밤에 달리는 열차에서 나만이 어린 시절의 옛 추억을 떠 올리는데 바깥이 갑자기 훤하였다 사북역을 지나고 있었다.
슬럿머신의 도시답게 환락의 불빛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울렸을까하는 도박이 있는 도시의 모습이 나로 하여금 잠시 미국 라스배가스를 떠올리게 한다.
환락의 도시 라스배가스! 그러나 지금은 정식으로 허가된 도박장에다 즐기는 도박을 하고 가족과 함께 안락한 휴식공간을 마음껏 이용하면서 즐거운 휴가를 보내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세계적인 이벤트와 공연도 개최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실상은 왜곡되고 그늘진 온상으로 변하는 것 같아 안타깝게만 느껴지는 것은, 창밖에 비치는 저 불빛은 내 마음을 알기나 할까?
태백까지는 태백선 철로이고, 태백시부터 강릉까지는 영동선이다.
태백시를 지나 통리에서부터는 백두대간허리를 넘어 아래로 내려간다. 저 멀리 아득한 도계읍의 불빛이 졸리듯 깜박 가리는 것 같다.
나는 이곳 지리를 잘 안다.
동해시(당시북평읍)에는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 아버님께서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요양을 겸하실 요량으로 자청해서 이곳동해로 거처를 옮긴 것이었다. 아버님은 철도 공무원이셨고 안동에서 북평기관차 사무소 소속으로 옮기시어 생활 하셨기 때문에 나는 방학이나 그리고 CJ에 입사해서도 휴가 때는 늘 들르곤 했게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예전에는(50년대 선로 건설초기) 태백시를 지나 통리역에서 나한정역까지는 사람이 내려서 걸어가고 , 여객, 화물칸열차는 와이어 줄로 끌었다, 내렸다하며 운송했다고 한다. 그 이후 70년대에 와서 디젤기관차가 도입되면서 와이어대신 디젤 기관차 2대가 앞뒤에서 승객을 태운채로 통리역에서 나한정역으로 내려가 도착하면 다시 열차가 뒤로 내려가서 평지에 도달하면 다시 앞으로 가면서 도계역까지 갔었다. 아마도 밤이라서 확인은 안 되지만 지금도 그렇게 운행되고 있을 것이다.
영동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여객열차가 그 빛이 지금은 바랬지만 그때의 추억은 겪은 사람만이 잘 알 것이다.
20여년 만에 도계역을 지나는데 밤이라 잘은 안보이나 도계역이란 조명이 역을 알리고 있었다. 그리고 20여분을 달려 동해(묵호)에 도착 하였다.
시계를 보니 22:00가 다되어 간다. 우리는 무조건 묵호항 쪽으로 발걸음을 분주히 옮겨 포구에 다다르니 벌써 묵호항은 가로등 불빛만 졸고 있었고
조용하였다. 시장은 파하고 주변에 한 두 집 만 횟집이 운영되고 있었다. 그중 한집에 들어가 당초에 생각해 두었던 매뉴, 우리는 물회!~ 동시에 외치며 주문을 하였다.
< 묵호항 물회 맛나게 먹고 있다 >
3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