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 끝에 피어난 연꽃과 모란꽃 - 손맛이 살아있는 현대 민화 수업 현장을 찾다
2025. 06. 24(화) 문수실버복지관 기자봉사단 정의필
2025년 6월 24일, 오후 2시 문수실버복지관 기자(필자)는 복지관에서 열리는 민화 수업 현장을 찾아보았다. 10분의 복지관 회원(남자 2분, 여자 8분)님들이 시간보다 일찍이 교실에 나와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현대인의 감성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전통 예술, 민화(民畵), 그 생생한 현장을 직접 참관하며, 민화의 매력과 수강생들의 열정을 가까이서 들여다 봤다.
민화는 조선시대 서민들이 즐겨 그렸던 그림으로 꽃, 새, 호랑이, 해와 달, 책거리 등의 주제를 통해 건강, 희망, 행운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정형화된 구도 속에서도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며, 색채가 풍부하고 상징이 뚜렷해 현대인에게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김채완 강사는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현재 울산에 있는 세 곳의 복지관에서 민화를 교육해 온 전문가다. 선생님께서는 “민화는 기법도 중요하지만, 바림을 잘 해야 하고, 상징성이 중요하므로 색감이 선명하고 대담해야된다”고 한다.
조용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어르신들이 정성스럽게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이날 진행된 민화 수업은 지난주의 모란꽃 작품을 마지막 손질하고, 연꽃 그리기를 시작하였다. 고운 색감과 깊은 상징을 담은 전통 꽃 그림을 통해 어르신들의 손끝에 생기가 깃들어 있었다. 연꽃은 '청렴'과 '깨끗한 마음', 모란꽃은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오래도록 사랑받아 왔다. 이날 수업은 이러한 의미를 함께 나누며, 어르신들이 직접 그 의미를 붓으로 표현하는 자리였다. 수업은 선생님이 주로 가지고 온 재료로 부터 실습 위주로 진행되었다. 선생님의 지도방식에 따라 수강생들은 본이 그려진 도안을 바탕으로 선을 따라 그리고, 전통 채색 기법을 이용해 색을 입혔다. 붓을 들고 한 선 한 선 따라가며 완성해가는 과정은 마치 명상처럼 고요하고도 집중된 시간으로 젊은이 못지않았다.
수업 반장인 박종걸 회원은 “처음에 수묵화를 하다 보니 민화가 좋아 보여서 민화를 하게 되었는데, 민화를 그리는 과정 중에 기분이 좋고 집중이 잘 된다”고 한다. 또, 수강생 원은수 회원은 “평소 옛날 고전에 있는 민화에 관심이 있었고, 실제 해보니 재미있고 선 따라 색칠하다보니 집중력도 좋아지고 시간가는 줄 모른다. 조선시대 선조들의 그림 세계를 조금이라도 느끼고 이제는 수업시간이 기다려진다.”라고 감동을 전했다. 민화는 단순한 취미활동을 넘어, 기억을 떠올리고 감정을 나누는 귀한 시간이 되고 있었다. 어르신들의 붓끝에서 피어난 연꽃과 모란은 그들만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