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뜨거운 가스 행성의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발견하다
외계 행성 대기의 이산화탄소
한국 시각으로 7월 12일 오후 11시 30분(미국 동부 표준시로 7월 12일 오전 10시 30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관측 결과가 공개된 이후로 대중과 천문학과의 간극은 한층 더 가까워졌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첫 관측 결과
이후 미 항공 우주국(NASA)은 계속해서 놀라운 발견을 세상에 선보이고 있다.
(관련 기사 보기 –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첫 관측결과를 공개하다’)
미항공우주국은 지난 첫 번째 관측 결과에서
뜨거운 가스 외계 행성 WASP-96b의 분광 스펙트럼을 공개한 바 있는데,
0.5 – 2.75µm (마이크로미터; 10의 -6승 m) 파장의 스펙트럼 관측을 통해서 뜨거운 거대 가스 외계 행성의 대기에 수증기나 연무(haze: 수증기가 아닌 공기 중 먼지나 연기 등으로 인해서 시정이 흐려지는 현상) 등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관련 기사 보기 – ‘제임스 웹, 뜨거운 가스 행성의 대기에서 물을 발견하다’)
외계 생명체 발견의 Key – 탄소 순환의 핵심 물질 이산화탄소
미항공우주국은 한국 시각으로 8월 26일 새벽 (미국 동부 표준시로 8월 25일 오전),
또 하나의 흥미로운 발견을 공개했다.
이번에도 뜨거운 가스 외계 행성 WASP-96b의 분광 스펙트럼을 공개했는데, 지난번 공개되었던 결과와는 다른 파장의 분광 스펙트럼을 공개하며 행성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있음을 밝혀냈다.
천문학자들은 외계행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 외계 행성의 대기 성분에 주목하고 있다.
행성의 대기 구성을 이해하면 행성의 기원과 진화에 관해서 자세히 알 수 있다.
특히, 유기물의 중심이 되는 탄소로 이루어진 화합물을 찾는 것은 외계 생명체 연구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생명활동과 연계될 수 있는 물질들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탄소 순환의 핵심 물질이며 대기 중 광합성의 재료이자 동물의 호흡으로부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 그리고 원시 대기 성분 중 하나인 메테인(CH4) 등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횡단법을 통하여 외계 행성을 관측한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행성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하여 주로 근적외선 촬영기 및 슬릿 리스 분광기(NIRISS: Near Infrared Imager and Slitless Spectrograph, Fine Guidance Sensor와 함께 장착되어 있음,
대략 0.8~5.0 µm의 파장을 통한 관측 수행)나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 대략 0.6~5.0 µm의 파장을 통한 관측 수행)를 이용한다.
구체적으로, 행성이 모항성을 통과하게 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는 광도곡선
(모항성에서 나오는 빛의 밝기 변화)을 자세히 조사하는 방식의 횡단법을 통하여 외계 행성을 관측한다.
대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행성의 외형을 보통 직접적으로 촬영하지는 않는다.
횡단법을 통하여 행성의 존재를 밝히는 일은 매우 직관적이기 때문에,
최근 여러 행성 탐사에서 이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행성이 항성 앞을 지나갈 때(광도 곡선의 작은 변화가 있을 시), 행성의 대기에 어떤 물질이 존재하는지 밝히려면 분광스펙트럼을 파악하면 된다.
특히, 민감한 망원경일수록 여러 다양한 물질이 존재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허블 망원경에 비해서 최대 100배 정도 민감한(파장별로 다름) 망원경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적외선 우주 망원경이다.
뜨거운 가스 행성 WASP-39 b
지구에서 약 1,150광년(1광년: 빛이 1년간 이동하는 거리로 약 9조 4,600km) 떨어진 우리은하 불사조 자리(Phoenix, 봉황자리라고도 부름, 지구에서 바라볼 때 남쪽 하늘에서 찾을 수 있음)에
WASP-96이라 명명된 G등급의 별은 태양계를 거느리고 있다.
위 태양계는 최소 한 개의 행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위 행성은 거대한 가스행성으로
지름은 목성의 약 1.2-1.3배 크지만, 질량은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목성의 0.28배, 토성의 0.94배) 알려져 있다.
위 행성은 별에서 0.0486AU(Astronomical Unit, 천문단위, 1천문단위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평균 거리로 약 149,597,870,700m, 0.0486AU는 대략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의 1/20 미만의 거리)
떨어진 거리에서 별을 공전하고 있으며, 지구 시간으로 4일 정도 만에 해당 별을 한 바퀴 돌게 된다.
위 행성은 별에 너무 가깝기 때문에 한쪽 면이 항상 별을 향하도록 조성 고정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행성의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발견하다
여전히 성공적으로 우주를 관측하고 있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선배 망원경인 허블(Hubble)과 제임스 웹 이전 가장 성공적이었던 적외선 망원경 스피처(Spitzer)망원경 등으로 위 행성을 관측했을 때에는
수증기, 나트륨 및 칼륨(포타슘) 등의 존재가 암시되었던 적이 있다.
이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NIRSpec(근적외선 분광기)은 3~5.5µm 정도의 파장을 이용하여 위 행성을 관측하였고,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행성의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존재함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행성의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 NASA, ESA, CSA, Leah Hustak (STScI), Joseph Olmsted (STScI)
위 분광 스펙트럼은 본 행성이 모항성 앞을 이동할 때 대기를 통해서 필터링된
별빛과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가지 않을 시와 비교하여 만들어졌다.
위 그래프의 95개 데이터 (흰색 원) 각각은 행성에 의해 차단되고
대기에 의해 흡수되는 특정 파장의 빛의 양을 나타낸다.
대기에 우선적으로 흡수되는 파장은 투과 스펙트럼에서 피크를 나타낸다.
특히, 4.3µm 부근의 피크는 이산화탄소에 의해 흡수된 빛을 나타내기에 이산화탄소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다.
각 데이터 위아래로 확장된 회색 선은 각 측정의 불확실성 혹은 오차를 포함하여 실제 관측 가능한 값의 합리적인 범위를 나타내주는 오차 막대를 나타낸다.
또한, 파란색 선은 WASP-39 b 행성이 주로 수소 및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가정하며,
대기에는 소량의 물과 이산화탄소 등이 존재한다고 가정한 후,
WASP-39별의 크기, 질량, 온도 등의 물리적 특징이 포함된 항성 모델을 적용하여,
대기 특성을 고려한 가장 적합한 모델을 나타내준다.
천체의 모델링은 실제로도 천문학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인데,
천문학자들은 모델링에 이용된 대기의 구름 높이 및 다양한 종류의 기체, 각 기체의 양 등 수많은 매개변수를 변경하며 실제로 행성의 대기가 어떠할지 이해하고자 노력하기 때문이다.
횡단법을 이용한 밝기 변화도 비교 – 이산화탄소의 존재
4.3 µm 파장의 빛은 이산화탄소에 흡수되기 때문에 다른 파장의 빛보다
밝지 않다. © JWST, ESA, CSA, Leah Hustak (STScI), Joseph Olmsted (STScI)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총 500개 이상의 개별 밝기 측정값이 포함되어 있는 위 결과를 얻기 위하여
8시간 이상 WASP-39 태양계를 응시했다.
행성이 모항성을 통과하기 약 3시간 전부터 해당 태양계를 관측하기 시작했으며,
행성이 모항성을 횡단할 동안 3시간 동안의 추가 관측도 이루어졌다.
또한, 통과가 완료된 후 약 2시간 더 해당 태양계를 관측했다.
여러 파장 (각각 다른 색상)의 빛은 행성과 대기에 의해 어느 정도 공통으로 차단되며 흡수되지만,
일부 파장은 다른 파장보다 더 많이 흡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대기의 각각 다른 기체가 특정 파장을 다르게 흡수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파장은 약간 다른 빛 커브(Light curve)를 보여준다.
특히, WASP-39 b 행성이 모항성을 통과하는 동안 4.3 µm 파장의 빛은 이산화탄소에 흡수되기 때문에 다른 파장의 빛보다 밝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다만 해당 행성은 매우 뜨거운 온도 때문에,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살기 어렵다.
제임스 웹의 최종 목표는 위 행성과 비슷한 대기를 가지며 온도가 적합한 지구형 행성을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