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옛 범물동 모습
범물동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산골 오지 마을이었다. 1990년대 ‘주택 200만호 건설계획’으로 지산동과 함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급성장했다.
범물동의 범(凡)은 ‘평범’, 물(勿)은 ‘금지’의 뜻이다. 범물동 지명유래에는 범이 많이 등장한다. 옛날 이곳에 범이 많았고, 계곡 아래에 샘이 있어 범물이라는 설. 임진왜란 때 박·장·최 씨가 이곳에 정착했는데, 범이 자주 출몰해 범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범물이라 했다는 설. 마을 뒷산에서 범이 자주 울어 ‘범울이·범물리’라 불렸다는 설 등이 있다. 또 다른 설로는 용지봉에서 내려다본 계곡 형태가 '凡' 자를 닮아, 또는 산자락 끝(勿) 평탄한(凡) 마을이란 뜻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지명조사철(1959)에도 범물동에 대해 “(생략) 옛날 뒷산에 범이 많이 나온다는 것으로 범물동이라 불렀다.”고 기록되어 있다.
범물동 옛 마을 위쪽으로 ‘고래들’과 ‘윗들’ 보인다. 마을과 들판 사이 물길은 범어천 상류다. ‘매봉지·곶계지·천계지’ 등으로도 불렸던 ‘댕대이못’은 2000년 전후 매립돼 범물차량기지가 들어섰다. 못 상류에 범물동-삼덕동을 잇는 ‘당고개’가 보인다. 당나무가 있어 당고개라 불렸는데 지금은 범안대로가 놓였다. 옛날 대구-경산 간 도로가 없었을 때 당고개가 대구-경산을 잇는 주요 도로였다. 용지봉과 대덕산 사이로 ‘안골’, ‘가락골’, ‘진밭골’이 보인다. 가락골은 ‘아름다운 골(佳谷)‘, ’가래나무 골‘, ’가늘고 긴 골‘ 등에서 유래됐다. ‘진밭골’은 ‘물밭’이라고도 하는데 ‘땅이 질다’, 혹은 ‘골이 길다(질다)’는 데서 유래됐다. 용지봉 골짜기에 ‘범바우들겅이·범바들게이·뱀바들거이’라 불리는 계곡이 있다. 계곡 모습이 여성의 음부를 닮았는데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전설이 전한다. 마을 북쪽에 동서로 이어진 ‘마을숲’이 보인다. 지금의 범물공원 자리인데 현재 이곳에 수령 200년 느티나무 한 그루와 ‘효부 성주배씨 정려비’가 있다. 오랜 세월 이곳에서 범물동 당제를 지냈는데 2020년부터 지내지 않고 있다. 용지봉은 기우제를 지내는 산이란 뜻에서 ‘용제봉(龍祭峰)’으로 불리다가, 산 정상부가 용의 뿔을 닮아 용지봉이 됐다는 설이 있다.
사진 : 국토지리정보원
글 : 수성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 송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