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삶이 많이 달라졌다고들 한다 그중 하나가 종교 인구의 급감이다. 몇 년간 주춤했던 모임.동호회가 원상복귀 돼가고는 있으나 예전만 못한 경우도 있다. 우리 무이회도 전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상.하반기라도 얼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작년 봄, 대부도 나들이 이후 간만에 연천 1박 2일 탐사여행?!을 다녀왔다
무려 2시간 넘게 지하철을 타고 연천에 도착했다(태생 이래 가장 긴 시간 전철 탑승). 쥔장 보살님께서 역에서 미리 대기하고 계시다가 우리를 픽업해 새로 건물 지어 입주한 법무사 사무실에 잠시 들렀다. 우리는 한마음으로 각자 기도했을 것이다.
'일익번창하시라'고!!!
연천의 젖줄은 한탄강이다. 대한민국과 북한에 걸친 경기.강원지역의 강이다. 임진강의 지류로 136km에 달한다. 북한 평강군에서 발원해 철원.연천을 지나 임진강과 합류한다. 크다는 '한' 과 여울 '탄'의 한자어로 '큰여울이 있는 강' 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는 '대탄강'으로 돼 있으니 그 의미가 일치한다고 볼 수 있겠다.
강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매운탕'
연천의 맛집 '불탄소매운탕'은 2시가 가까운 데도 손님으로 북적였다. 어딜 가나 맛집은 식사시간이 따로 없다.
자연산 빠가리.쏘가리 매운탕 국물은 천하일미였다. 감칠 맛 나는 국물은 아무래도 민물새우와 참게가 한 몫 했을 거라는 게 중론이었다. 동석한 어른들 말씀에 "민물고기는 맛이 달다"신다.
식사 후 한탄강 카페서 차담 나누고 연천의 명소 재인폭포로 향했다. 3시가 넘었지만 복사열이 올라오는 시간이라서 땀이 많이 났다. 사위가 초록색인 까닭에 심신의 안정감이 있어 집에서만큼 덥지는 않은 것 같았다.
재인폭포는 높이가 약 18미터 정도로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으로 쏟아지는 것이 장관이다. 땀과 더위가 일순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재인폭포 주변에는 천연기념물 어름치와 멸종위기 분홍장구채 등이 서식한다고 한다.
해가 어스름무렵, 보살님 댁으로 모여 이것저것 준비해 주신 음식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여름 생일자, 칠순,팔순 등에 해당하는 분이 여럿이라 잠시 합동 생축시간을 가졌다.
10층인데도 시야가 트여 연천 전역이 한눈에 보인다. 보이는 건 그저 초록이다. 나무.밭.논...연천사람들은 마음까지도 푸르디 푸르겠다.
이튿 날, 6시를 좀 넘겨 아침 산책에 나섰다. 고향 시골에 온듯 논.밭작물들이 모두 정겹고 낯익다. 1시간여를 가뿐히 걷고 전곡에 있는 양평해장국집으로 갔다. 아침부터 해장국 집 대기명부에 이름 쓰는 진풍경이 일어났다. 자리도 금세 나지 않았다. 기다렸다 먹어서인지 맛났다. 사실 나는 양평해장국을 처음 먹어 봤다. 오늘에서야 먹어본 게 억울할 정도로 깔끔하고 맛이 담백했다.
이어 1시간 여를 달려 철원 순담계곡으로 향했다. 철원은 낯설지 않다. 장원이가 군생활했던 김화읍도 스쳐 지났다. 3사단 백골부대. 입간판만 봐도 반가웠다.연천은 지원이가 군 생활한 곳이라 역시 반가운 지역이다. 연천은 내 고향처럼 아기자기한 시골마을형인데 반해 철원은 탁트인 평야가 보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철원 갈말읍에 위치한 순담계곡은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선정됐다. 화장실까지 에어컨이 설치돼 있고 주변 경관도 빼어났다. 1만 원의 입장료 값을 했다. 65세 이상은 할인 적용이되는데 신분증이 없어 몇 분은 제 값을 다 냈다. "얼굴을 보면 나이를 알 테니 할인해 달라" 했더니 창쪽을 가리킨다 '얼굴은 나이와 상관이 없습니다'라는 메모를 보고 '빵'터졌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신분증을 안 가져온 채 할인 요청을 했길래 저런 멘트를...
순담계곡엔 래프팅 참여자들이 많았다.오래 전 아들들과 강원 조양강에서의 신났던 래프팅이 생각났다.
순담계곡은 한탄강 물줄기 중 화산활동으로 인해 형성된 절벽과 주상절리가 매우 아름다웠다. 특히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잔도는 장가계의 대협곡 잔도 못지 않게 아찔했다. 잔도 아래 비경은 나의 상상에 맡기고 머언 산쪽만 멀뚱히 바라보며 허공을 걷듯 빠르게 지나갔다.
3.6km를 모두 걷기엔 무리가 있어 1.5
km정도를 걷고 돌아와 화강 송어횟집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송어회 역시 내겐 초면이다. 채썬 양배추에 콩가루를 얹고 여기에 회를 곁들여 먹었는데 담백하고 괜찮았다.
아들들 군생활 중 몇 번 면회를 갔었으나 위수지역의 한계가 있어 재인폭포도 순담계곡도 알고만 있었을 뿐 화중지병이었는데 보살님 덕분에 경관에 취하고 배경 설화에 취한 이틀의 여정이었다.
이틀간 외지인 일곱 명 거두느라 애쓰신 청운심 보살님과 포대화상님(윤교현법무사님은 포대화상 像)께 심심의 감사를 드린다. 德을 베푸셨으니 福은 천 배 만 배가 되어 집안으로, 자식들에게로 만대에 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댓글 자리 마련해 주신 청운심과 포대화상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이젠 세월이 지나서인지 행사때 마다 반응이 신통찮은 무이회 회원들 이끄시느라 고생 많으신 회장님과 총무님 고생 많으셨어요.
두분께도 감사드려요.
항상 1뜽 댓글에 무한 감사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