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공기, 풀 냄새, 꽃향기, 실바람… 그 모든 것들이 절묘한 조화를 부리는 5월의 제주. 혹시 이번 5월 제주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인터넷을 부유하는 뻔한 리스트 말고 토박이들이 가는 맛집에 들러보시기를. 제주 출신 기자와 제주도에 거주하는 맛집 트렌드세터들 아껴두었던 숨은 맛집 리스트를 공개했다.
Course 1 아기자기한 볼거리의 서쪽 해안 제주시를 중심으로 왼쪽으로 이어지는 서쪽 해안을 여행할 때는 근거리에 위치한 금릉·협재 해수욕장이 필수 코스. 수년 전부터 CF의 단골 장소로 등장했지만, 여전히 맑고 투명한 물빛과 아름다운 백사장을 간직하고 있다. 이후 남쪽, 즉 중문 쪽으로 이동한다면, 오설록녹차박물관뿐 아니라 초콜릿박물관, 소인국 테마파크 등 가족 여행객들을 위한 아기자기한 볼거리도 많다. 안덕의 산방산과 애월, 하귀 사이의 해안도로도 절경으로 유명하니 들려볼 것.
옥돔식당 Recommended by 서명숙 보말은 제주도 바닷가에만 서식하는 독특한 생김새의 고둥. 골뱅이나 다슬기의 사촌쯤인데, 씹는 맛은 전복과 흡사하다. 제주도에서는 보말을 국수나 국밥에 말아 먹기도 하고 골뱅이처럼 무쳐 먹기도 하는데, 보말국은 보말과 미역이 어우러져 걸쭉한 국물이 특색. 이 집의 보말국은 깊고 부드러워 해장국으로도 인기가 많다. 대표 메뉴 보말국 6천원, 보말칼국수 5천원 찾아가기 대정읍 하모리 1067-23 문의 064·794-8833
물뫼골 Recommended by 박영환 사찰 요리로 유명한 선재 스님께 직접 요리를 배운 불교학자가 운영하는 곳이다. 연잎밥, 들깨수제비, 된장국수, 쉰다리 차 등의 사찰 음식을 내놓는데, 보말죽처럼 제주도의 전통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도 있다. 자극적인 양념을 전혀 쓰지 않는 채식 식단이지만 식재료 자체의 맛을 잘 살린 것이 이 집 요리의 장점. 대표 메뉴 보말죽 7천원, 들깨수제비 6천원 찾아가기 애월읍 수산리 795-1 문의 064·713-5486
산방식당 Recommended by 박영환 우동 면발처럼 통통한 밀면으로 유명한 집. 살얼음 동동 뜬 차가운 육수에 겨자와 양념장을 섞어 시원·새콤하게 즐길 수 있다. 고명으로 나오는 돼지고기가 맛있을 정도이니, 부드럽고 고소한 수육의 맛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누린내 없는 돼지고기 편육은 씹히는 식감 또한 일품. 대표 메뉴 밀면 4천원, 수육(소) 5천원 찾아가기 대정읍 하모리 864-3 문의 064·794-2165
Course 2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동쪽 해안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등 유명 관광지가 있는 동쪽 해안은 사실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드라이브 코스로 더 유명하다. 특히 구좌읍 하도리에서 성산일출봉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바다와 바로 접해 있어 환상적인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에서 20여 분 거리인 삼달리에는 제주 사진으로 유명한 고 김영갑 작가의 갤러리 두모악도 위치한다. 폐교를 개조한 사진 미술관으로, 작가가 찍은 제주의 생생한 사계를 구경할 수 있다.
다미진 Recommended by 홍주희 초밥, 회덮밥만 시켜도 멍게, 해삼, 소라, 새우 등의 해산물 밑반찬이 웬만한 서울의 횟집에서 회를 시켰을 때보다 더 화려하게 차려 나온다. 대표 메뉴 초밥 8천원, 돔지리 1만원 찾아가기 표선면 표선리 40-51 문의 064·787-5050
그때 그 맛 Recommended by 홍주희 돼지뼈를 곤 국물로 만드는 돼지국수는 일본 돈가츠 라멘보다 더 고소하고 깊은 맛이 있다. 하지만 외지의 관광객들은 자칫 돼지고기 육수 특유의 냄새를 싫어할 수 있는데, 이 집에서는 잡냄새 없는 부드러운 고기 육수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 제주도에서는 결혼식 같은 잔칫날 반드시 먹는 몸국(돼지뼈 육수에 모자반을 넣어 끓인 국) 또한 이 집의 별미. 대표 메뉴 돼지국수 4천원, 몸국 5천원 찾아가기 성산읍 수산리 2411-1 문의 064·784-1431
동복리 해녀촌 Recommended by 박상길 쫄깃한 면에 듬성듬성 썬 회를 푸짐하게 올리고, 각종 야채를 얹어 서빙하는 방식. 춘천 막국수처럼 매콤한 양념장에 비벼 먹는데, 가격 대비 양이 푸짐하다. 대표 메뉴 회국수 6천원, 성게국수 6천원 찾아가기 구좌읍 동복리 1638-1 문의 064·783-5438
하늘식당 Recommended by 박상길 잘 알려지지 않은 허름한 집이지만, 푸짐한 갈치 요리로 유명하다. 특히 무를 넣어 맑고 시원하게 끓이는 갈칫국이 이 집의 별미. 크고 싱싱한 갈치가 매일 조달된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대표 메뉴 갈칫국 7천원, 갈치조림(소) 2만원 찾아가기 조천읍 대흘리 1677-3 문의 064·783-7799
Course 3 아이와 함께라면, 서귀포&중문 서귀포와 중문 지역은 제주 관광의 중심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따라서 제주도를 두어 번 찾은 사람이라면 자칫 식상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아이가 있다면 빼놓지 않고 들르게 되는 코스다. 쇠소깍, 주상절리 등의 유명 관광지 혹은 테디베어박물관, 아프리카박물관 등의 박물관 관람이 식상하다면, 중문 옆 조근모살해변 같은 조용한 해변에서 여유를 즐기기를 권한다.
전원일기 Recommended by 박영환 제주도 방언으로 돔베, 즉 도마에 방금 삶은 돼지고기를 두껍게 썰어서 내기 때문에 돔베고기라 불리는 제주식 보쌈이 주 메뉴. 고기는 쫄깃하고 지방은 부드러운 제주 흑돼지를 주문 즉시 삶아주는 것이 특징. 대표 메뉴 돔베고기(소) 2만원 찾아가기 서귀포시 천지동 330-25 문의 064·762-5630
기억나는 집 Recommended by 박영환 해물탕을 시키면 전복과 비슷하게 생긴 오분작 20여 마리가 꽉 찬 탕이 서빙된다. 각종 해물 위에 올라간 오분작은 심지어 살아서 꿈틀거리는 상태일 정도로 신선하다. 재료가 좋아서인지, 빨간 국물 또한 텁텁하지 않고 시원하다. 대표 메뉴 오분작(소) 2만원 찾아가기 서귀포시 정방동 486-4 문의 064·733-8500
안거리밖거리 Recommended by 서명숙 제주 출신 고영우 화백이 운영하는 곳. 메뉴는 보리밥 정식과 비빔밥 2가지뿐이지만, 단돈 6천원 정식에 10여 가지가 넘는 맛깔스러운 반찬이 차려져 나온다. 돔베고기는 진짜 도마에 서빙되고, 싱싱한 나물 무침과 반찬도 조미료 맛이 없어 깔끔하다. 도자기와 인테리어 또한 정갈한 느낌. 대표 메뉴 보리밥 정식 6천원 찾아가기 서귀포시 송산동 584-3 문의 064·763-2552
아서원 Recommended by 서명숙 사골 국물로 만든 깊은 짬뽕 국물 맛 때문에 제주도 곳곳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 점심시간에는 줄이 길어 식사를 못할 정도다. 새우살, 홍합, 오징어 등의 건더기가 모두 싱싱하고 풍성한데, 일반 중국집의 짬뽕 국물이 느끼한 것에 반해 이 집의 국물은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 든다. 대표 메뉴 짬뽕 4천원 찾아가기 서귀포시 하효동 629-2 문의 064·767-3130
Course 4 일상 맛집이 많은 제주시 제주 관광을 할 때 도착과 출발을 위해 필수적으로 들르게 되는 제주시. 작은 지방 소도시이기 때문에 큰 관광거리는 별로 없지만, 용두암 근처의 해안 카페에서 노을을 보거나 탑동의 야외 공원을 산책하는 등의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제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숨은 맛집이 많은 것도 제주시의 특징.
제주보쌈 Recommended by 홍주희 맛있다고 소문난 제주산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집. 흑돼지도 아니건만, 쫄깃하고 기름기가 적당하여, 처음에는 고기가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느낌을 받았다. 퍽퍽한 서울의 체인식 보쌈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살코기가 부드럽고, 무를 듬뿍 넣은 보쌈김치는 시원하고 감칠맛이 난다. 대표 메뉴 보쌈(중) 2만6천원 찾아가기 제주시 삼도2동 1238-5 문의 064·753-6614
유리네 Recommended by 홍주희 제주도 관광 음식점이지만 기자가 중·고등학교 시절 많이 찾았을 정도로 현지인들도 인정하는 맛집이다. 관광객들에게는 칼칼한 고등어조림, 구수한 전복뚝배기 등의 식사류가 인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이 집의 한치물회, 자리물회를 추천한다. 된장이 들어간 국물에 회를 듬뿍 넣고 칼칼한 고추를 썰어 넣은 것이 특징. 대표 메뉴 전복뚝배기 1만3천원, 한치물회·자리물회 7천원씩 찾아가기 제주시 연동 427-1 문의 064·748-0890
청해원 Recommended by 박상길 유리네와 비슷한 콘셉트로 식사류 위주의 향토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보말국,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등이 인기 메뉴. 유명하지는 않지만, 주변 현지인들이 점심·저녁 식사를 하러 많이 찾을 정도니 정갈한 맛은 보장할 수 있다. 구수한 된장 국물이 들어간 자리물회 또한 이 집의 추천 메뉴. 대표 메뉴 보말국 5천원, 자리물회 6천원 찾아가기 제주시 노형동 944-19 문의 064·744-6677
시골길 Recommended by 박상길 낙지+청국장 단일 메뉴로만 17년째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은 식당. 매콤한 낙지는 씹으면 톡 터질 정도로 살이 통통하고 신선하다. 둘이서 1인분만 시켜 먹고 싶을 정도로 낙지 양이 풍부하고, 소면도 무한 리필된다. 대표 메뉴 낙지볶음(소) 1만원 찾아가기 제주시 연동 문의 064·743-1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