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전국민이 문학에 열광하는 색다른 시공간의 1980년대 영국. 그 열기는 갈수록 증가하는 문학범
죄만을 집중적으로 취급하기 위해 문학전담 조사반 리테라텍이 생길 정도다. 이 조사반의 형사
인 서즈데이 넥스트는 시간의 문을 통해 책속에서 납치된 제인 에어를 찾기 위해 사건 속으로 뛰
어드는데... SF와 판타지 그리고 문학을 사랑하는 작가의 지식과 열정이 훌륭하게 섞인 맛있는
문학 만찬. 꼭 영국 문학을 잘 알지 못해도 주인공들의 흥미로운 모험과 재미있는 이야기 전개만
으로도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유명 작가들의 초판본이 상상 못할 가격으로 거래되고, 자녀들의 이름을 자신이 존경하는 작가
의 이름을 따서 짓는 이 시대, 영국 국민들에게 제인 에어의 납치 사건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
다. 또한 주인공이자 화자인 제언 에어가 소설 밖으로 빠져나가버림으로써 소설의 줄거리는 엉
망진창이 되어 버린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제인 에어의 운명은 리테라텍 요원 서즈데이가
납치범 아케론 하데스와 벌이는 대결에 달려 있다!
셰익스피어의 실제 저자가 누구냐에 대한 논쟁, 햄릿의 명대사 중 일부분은 사실 서즈데이의 아
버지가 집어넣은 것이라는 등 영문학 작가들의 캐릭터가 한껏 두드러진 설정과 대사들로 독자들
은 문학 속에서 자유로이 즐길 수 있다. 또한 멸종된 도도새를 자가 복제 세트를 통해 살려내 키
울 수 있다든가, 크림 전쟁이 131년째 계속되고 있다는 대체 역사적인 자유로운 상상들도 SF와
판타지팬들을 즐겁게 해준다.
문학과 장르 독자들을 두루두루 포괄하는 재스퍼 포드만의 독특하고 유쾌한 소설. 책읽는 즐거
움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다. 시간 여행을 다룬 유명한 코니 윌리스의 SF 「개는 말할 것도 없
고」를 흥미롭게 읽는 독자라면 이 책 또한 반기게 될 것이다.
지은이 소개
재스퍼 포드(Jasper Fforde) - 20여 년 이상 영화산업에서 일해왔다. 그는 잔심부름꾼에서 시작
하여 <엔트램먼트>와 <퀼스> 촬영 때 카메라맨 보조로 경력을 넓혀나갔다. 처녀작「제인 에어
납치사건」으로 그만의 독특한 장르를 탄생시키며 열광적인 독자층을 형성시켰다.
송경아 - 소설가이다. 작품으로는「성교가 두 인간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문학적 고찰
중 사례 연구 부분인용」「책」「테러리스트」등이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는「철학자의 돌」
「불사판매 주식회사」등이 있다.
저자의 말
"나는 제인 에어를 좋아해요. 멋진 책이죠. 책 속의 인물들이 나름대로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상상
해보면 재미있습니다. 독자들이 읽지 않을 때 등장인물들은 엑스트라들처럼 앉아서 빈둥거리거
나 잡담을 하고 있는 거죠. 난 이 작품에서 제인 에어에게 딱 한 줄의 대사만 허용했어요. 왜냐하
면 제인 에어 자체가 굉장히 복잡한 캐릭터여서 그녀가 하릴없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될 것 같았거든요. 제인은 심각한 인물이니 아주 심각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하죠. 반면 로
체스터는 약간 웃긴 면이 있어요. 그래서 나는 로체스터 쪽을 다루기로 마음먹었죠."
- 북셀러와의 인터뷰에서
책 표지 글
움베르토 에코와 해리 포터가 만나다
비범하고도 기지에 넘치는 반전들로 가득 찬 모험 이야기! - 타임 아웃 뉴욕
재치에 넘치는 대화, 문학에 빗댄 기지와 암시들과 더불어 해리포터, 스티븐 호킹, 버피 더 뱀파
이어와 같은 요소들로 가득 찬 매력적인 작품 - 월스트리트 저널
움베르토 에코와 해리포터가 만나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무너진다면, 또한 고전의 중요한 한
순간 속으로 들어가 내용을 공유하거나 심지어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면, 어떤일이 벌어질까를
탐구한 매우 독창적인 작품 - 반스앤노블스
여주인공 서즈데이 넥스트는 원더우먼과 브리짓 존스의 혼합! - 유에스에이 투데이
빅토리아 시대 소설들과 사회 풍자를 즐기는 독자라면 이 책 속으로의 여행을 즐기게 될 것이
다. - 워싱턴 포스트
재스퍼 포드의 데뷔 소설「제인 에어 납치사건」은 브론테의 '고전'을 싫어했던 독자들도 즐겁
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제인 에어를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말할 것도 없이 시간이동과 칼과
외투가 난무하는 이 작품속에서 순수한 기쁨을 얻게 될 것이다 -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제인 에어 납치사건」은 한 줄기 신선한 바람과도 같다. 이 작품은 근래의 가장 뛰어난 데뷔 소
설들 가운데 하나이다. - WA SF Journal
만약 루이스 캐롤이 추리소설을 썼다면「제인 에어 납치사건」과 같은 작품이 탄생했을 것이
다. - 바스 크로니클
독서자의 로망
김태희 님 | 2004-05-14
「제인에어 납치사건」(이하 납치사건)이 매력적인 이유는, 독서자의 암묵적인 소망 - 작품과의
공명 - 을 짜릿하게 자극한 그것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인에어」를 고 2때 독서실에서
읽으면서 그 결말 때문에 눈에 살짝 안개가 끼어본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더더욱 짜릿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글의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글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영도 씨의 글을 이
야기하면서, 이영도 씨는 꼭두각시 놀음을 한다, 라고 말하는데, 저는 오히려 그런 글을 더 좋아
하는 편입니다. 그렇기에, 아무 것도 없는 글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
다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주제에 맞춰져 있는지라, 주제가 잡히지 않는다면, 저
는 이야기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단지 좋아만 할 뿐.
「납치사건」이 바로 그러합니다. 주제? 없습니다. 글쎄요.. 위에서 언급한대로 ‘독서자의 로망
을 짜릿하게 드러낸’ 책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주제’는 분명히 아니죠. 단지, 작가
의 의도일 뿐. 그렇다면 ‘주제’가 박약하거나 전무한 책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뭐, 특별히 그런 것이 있겠습니까? 그냥 재미있게 읽으면 되죠. 후훗.
결국, 우리의 독서는 ‘왜’의 문제로 수렴될 때 더 깊고 폭넓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때 우리
는 ‘오독’에 대한 면죄부를 받을 수 있기도 하지 않을런지요. (^^)
「납치사건」에서,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찾기는 아주 힘이 듭니다. 결국 오독의 여지는
넓어지고, 또 그 방향성이 글쓴이의 의도와는 어긋나, 요상한 작가 - 독자간의 문답이 오고갈 수
도 있겠지요. 그러나, ‘왜’ 작가가 납치사건」을 썼는가, 의 문제를 이야기하자면, 쉽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스로 재미있으니까.
결국, 작가는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겝니다. 그 유명한 ‘셰익스피어의 진위(眞僞)’의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석에서부터, 역사와 텍스트의 다양한 변주까지. 약간의 영문학적인, 혹은 역사적인 배
경지식만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쉽사리 이 책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을 것입니다.
개연성이란, 있음직하게 글을 만들어내는 능력입니다. 작가는 이 글을 쓰는 것이 스스로에게 재
미있기에 글을 쓴 듯 합니다. 특별한 주제도, 글의 지향점도 없지만, 스스로 즐길 줄 아는 자의 글
에서 우리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가 단순한 재미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생각했는지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첫 작품이라, 약간의 어긋남이 존재하지만, 아니, 인간이라면 누구나에게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기에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작가는 단순한 재미를 위해서 철저하게 짜맞
추고 또 재고 있습니다.
결국. 이 글에서 무엇인가를 얻는다는 것은 요원합니다. 그러나 작가가 이 글을 왜 썼을까를 생
각하고, 작가의 의도 위에 우리도 충실할 수 있다면 - 재미, 재미! - 우리의 독서는 단지 시간을
넘나들고 텍스트 속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그것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풍성함을 얻을 수 있으리
라 생각합니다.
하나 더, 작가의 즐거움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은, 그가 다양한 <실재>를 뒤섞어 재배열했
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짧은 글을 마칩니다.
즐거웠습니다. 후훗.
아에드 인 마이오렘 델 글로인
하리야 헌처크
★이상 인터넷서점 리브로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