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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노동자의 날 이었습니다.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곳은 일하기 좋은 직장에서 일하는 것일 것입니다. 일하기 좋은 기업이 어떤 곳인지 알아 봅시다.
내일은 몸이 행복해 지는 자세가 보내집니다. 기대해 주세요.
즐거운 날 되세요.
지은이: 박재림, 한광모
펴낸곳: 기획출판 거름
발행일: 2003년 11월 25일
▣ 저자 박재림, 한광모
박재림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쿄토 대학교에서 동남아시아 지역경제를 연구했다. 한국경제신문사 기자, 이데일리 팀장을 거쳐 현재 엘테크신뢰경영연구소에서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의 훌륭한 일터 선정을 총괄하면서 기업의 변화 관리와 조직 진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광모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히토츠바시 대학교 상학부에서 ‘일본식 경영’에 대해 연구했다. 대학 졸업후 삼성물산을 거쳐, 다국적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에서 HP(Human Performance) 컨설턴트로 활동했고, 현재 엘테크신뢰경영연구소의 수석연구원으로 있다.
▣ 책머리 요약 --- 일하기 좋은 기업은 어떤 곳인가
엘테크신뢰경영연구소가 컨설팅 활동을 통해 도달한 결론은 하나다. 변화는 구성원들의 동의와 참여가 필요하며 그것은 단순히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상호 신뢰의 기업문화를 구성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훌륭한 일터(Great Work Place)를 구현하는 문제는 모든 기업이 당면한 시급한 과제임을 깨닫는다.
진정으로 조직 내부의 변화와 혁신을 이루고 싶다면, 먼저 그 조직이 훌륭한 일터(Great Work Place)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는 그것을 실제로 수행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현황파악(As-Is), 바람직한 상(To-Be), 차이에 대한 대안(Gap Alternatives) 이라는 순서를 염두에 두고 씌어졌다. 이 책의 제1부에서는 IMF 이후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황폐화하는 일터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있고, 제2부에서는 이런 과정을 앞서 겪은 서구의 기업들이 어떻게 새로운 일터상을 정립하고 기업문화를 구축해 갔는지 이론과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으며, 제3부에서는 기업들의 경영 철학과 가치를 담아내는 그릇으로서의 국내외 기업들의 다양한 모범 사례를 소개하고 있고, 제4부에서는 새로운 일터로 변화하기 위한 방법론으로‘훌륭한 일터 변화관리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 차례
제1부 우리의 일터는 어떤 모습인가
제1장 일, 일터, 직업
제2장 사오정과 오륙도의 하루
제3장 일과 일터를 보는 다양한 관점
제2부 탁월한 기업문화를 찾아서
제4장 일하기 좋은 기업 모델
제5장 GWP는 어떤 곳인가
제6장 왜 기업문화를 바꾸어야 하는가
제7장 개혁과 변화의 방향에 대한 다섯 가지 개념
제8장 진정한 리더는 누구인가
제3부 위대한 기업을 향한 노력
제9장 포춘 100대 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
제10장 국내 기업들의 베스트 프랙티스
제4부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가는 길
제11장 변화관리의 핵심 원칙은 무엇인가
제12장 세부 활동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제13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무엇인가
제1부 우리의 일터는 어떤 모습인가
제1장 일, 일터, 직업
몰입의 즐거움 / 돈 벌기만을 위한 노동인가
일이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자.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은 종종 진정한 몰입의 상태에 빠져, 더운 줄도, 추운 줄도 모르고 열심히 뛰어 논다. 그런데 놀이에 몰입해 천진난만하게 뛰어 놀던 아이들이 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이때부터 새로운 형태의 일에 부닥치게 된다. 예컨대 숙제 같은 것이다. 내일까지 해야 하는 과제는 분명 익숙하지 않은 노동이라 할 수 있는데, 아이는 곧 익숙해진다. 뭔가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종종 몰입도의 하락과 같은 것이다. 그나마 초등학교까지는 형편이 나은 편이다. 아직까지는 그들의 왕성한 호기심을 충족해 줄 환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순간, 대다수 학생들에게 신나는 공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좀더 나이가 들면, 이제 직업을 갖고 일을 해야 한다. 놀이와는 전혀 다르며, 공부와 비교해도 역시 차원이 다른 노동이다.
최근 일을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업무도 놀이처럼 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을 놀이처럼 한다는 것은 결국 업무에 대한 몰입을 높이자는 의미다. 그러나 직업적인 일과 놀이는 속성상 큰 차이가 있으며, 그것을 수행하는 환경도 같지 않다. 어떤 물리적 환경보다도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환경은 함께 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다. 따라서 누구나 일하고 싶은 일터를 구현하려면, 상호관계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참고로 직업과 직업으로서 일은 다의적 -경제적인 의미, 생명유지의 의미, 정신적인 의미, 사회적인 의미- 인데, 직업의 다중적인 의미 중에서 어느 쪽에 한층 큰 비중을 두고 일을 하는가는 사람마다 다르다.
일터와 직장의 차이 / 일터와 가정의 균형
일터는 직업이 갖고 있는 다양한 의미가 구체적으로 펼쳐지는 장소인데, 일터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환경은 상호관계라는 부분이다. 상호관계는 장기적인 노력을 통해 개선될 수 있으며, 그 효과는 서서히 발휘되는데, 이 점은 늘 시급한 과제를 다루어야 하는 최고경영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일터와 직장은 거의 같은 뜻으로 사용되지만, 두 개의 단어가 갖고 있는 어감에는 분명 차이가 있는데, 일터란 표현은 직장이란 단어에 비해 대단히 정서적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직장이란 단어는 상대적으로 경제적 의미를 강하게 담고 있다.
직업이 많은 사람에게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듯, 일터도 그것이 구현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기능과 역할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곳, 끊임없는 학습과 교육이 실행되는 공간, 놀이터와 같은 역할이 병행되는 장소- 이 수행되어야 한다. 거꾸로 말하면 일터가 반드시 경제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장소로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한편 사람들은 가정과 일터 사이에서 곡예를 하듯 인생을 살아가는데,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일터에서의 생활이 오히려 가정생활보다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일터는 삶의 터전으로서 한 인간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구체화하는 곳이어야 한다. 그래서 초일류기업들은 ‘일과 가정의 균형’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도와 방침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그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우수한 인재를 끌어 모아 유지하기가 점차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제2장 사오정과 오륙도의 하루
우리들의 대부분은, 상아탑을 나와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때는 지금의 생활과는 다른 꿈과 포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덧 젊음의 패기는 물론 과거의 예리함과 부지런함도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우리가 토로하는 일터에서의 생활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우선 매우 불안하다는 점이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몸은 있으되 자신의 일터에서 마음이 떨어져 있다. 일터를 사랑하지 않고, 몰입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한마디로 소극적이다. ‘잘하는 것보다 실수하지 않는 것이 장수비결’이라는 말이 금언처럼 되어 버리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마음의 이반을 보여주는 대목은 현재의 일터에는 꿈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성과지상주의에 시달린다. 성과지상주의는 원칙을 무시하게 만드는데, 영업과 같이 성과를 분명하게 계산할 수 있는 분야는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지만, 사무직에서는 무엇으로 성과를 계산해야 하는지, 요구하는 윗사람이나 지시 받는 아랫사람이나 불만이 쌓이기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리가 점검해 보아야 하는 것은, 일터의 문화와 제도가 높은 소명의식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열정을 갖고 매진하는 사람을 외롭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들을 소수로 전락시켜 고립시키지는 않은지, 허탈하게 만들어 좌절시키고, 결국에는 포기하여 안주하게 만들고 있지 않은지 하는 점이다.
제3장 일과 일터를 보는 다양한 관점
과학적 관리이론 - 프레더릭 테일러
상사는 고급의 지적인 일을 담당하고, 부하는 틀에 박힌 반복적인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만일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당신은 필시 프레더릭 테일러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는 관리직으로 있으면서 작업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험을 거듭했으며, 그 결과로 『과학적 관리의 원칙(The Principles of Scientific Management)』이라는 책을 썼다. 과학적 관리이론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 - 동작의 연구인데, 기본적인 동작, 작업, 도구의 특성을 정확하게 연구하여, 가장 빠른 처리 방법을 뽑아내고, 이를 표준 작업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은 숙련공의 작업이다.
아울러 테일러는 과업을 정하고 성과에 따른 보상을 주장했는데, 한 사람에게 부과되는 1일 과업량은 표준 작업량보다 약간 높게 설정하였고, 그 과업을 초과 달성했을 때는 시간당 임금을 높게, 미치지 못했을 때는 낮게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과학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에서는 근로자들이 효율 개선에 몰입하게 되어, 전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고, 회사는 효율이 높아진 만큼 노동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그것이 근로자들에게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과학적 관리기법은 아주 비극적이라 할 수 있는데, 테일러의 목표는 천성적인 게으름뱅이가 공장에서 도태되고 사라지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근로자들을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을 통제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관계는 양쪽의 조화를 낳기보다, 한쪽의 자부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근로자는 자기 일에 대해 아무런 만족을 느낄 수가 없게 되었던 것이다.
심리학적 인간관계론 - 엘튼 메이오
산업 심리학자 엘튼 메이오가 주창한 인간관계론은 1933년에 출간한 『산업문명의 인간 문제(The Problems of An Industrial Civilization)』에 정리되어 있는데, 세계 경영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메이오는 인간의 몸과 마음은 모든 변화에 대해 반응하기 때문에, 산업 피로라는 문제를 생리학적 측면으로만 파악해서는 안 되며, 심리학적ㆍ사회학적인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 반복 작업이 주는 단조로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작업 행동의 변화, 시간 목표가 아닌 산출물 목표, 개인 작업보다는 그룹 작업, 그리고 휴식 시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메이오가 경영학에 뿌린 씨앗은 심리 측정, 직무 심화를 위한 조사, 인간관계 스킬 교육 등 다양한 형태로 결실을 맺었다.
목표에 의한 관리 - 피터 드러커
드러커의 경영 사상 중 가장 널리 퍼진 이론은 목표에 의한 관리(MBO, Management By Objectives)인데, 관리자가 구체적으로 목표를 설정해 관리 행동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또 관리자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부서에게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명확히 기술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드러커가 경영자들에게 경영 목표에 집착해, 냉혹하게 직원들을 착취하라고 권고한 것은 아니다. 그는 근로자들을 단지 비용이 아니라 자원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열정과 탁월함의 경영 - 톰 피터스
피터스는 『초우량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이라는 책의 공동 저자인 워터만과 함께 미국에서 과거 20년간 탁월한 재무적 성과를 보여준 43개의 기업을 찾아내고, 이 기업들에서 8가지의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고객 밀착(Close to the Customer), 자율과 기업가 정신(Autonomy and Entrepreneurship), 사람을 통한 생산성(Productivity through People), 가치 중심(Value-Driven), 작은 것에 대한 성실(Stick to Knitting), 단순한 형식(Simple Form) 등이었다.
피터스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비이성적 존재라는 성찰을 하고, 그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심리적 욕구(승자가 되고 싶어 하는 욕구, 운명을 통제하고 싶은 욕구 등)를 이용하는 기술을 사용하라고 권했는데, 피터스가 주장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탁월함의 경영’은 국내에서도 많은 영업조직의 관리이론으로 도입되었다.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경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좋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구성원을 존중하지 않고, 오로지 심리적 욕망을 자극하는 관리로는 탁월한 기업이 될 수 없다. 이런 관리방식의 피해자는 헌신을 강요당하는 대다수의 구성원들이기 때문이다.
제2부 탁월한 기업문화를 찾아서
제4장 일하기 좋은 기업 모델
사람들은 어디가 좋은 직장이자 훌륭한 일터(GWP; Great Work Place)인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일터가 개인의 삶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포춘 100대 기업’(미국의 경제 전문지인 <포춘(Fortune)>이 해마다 신년호 특집으로 선정 발표하는 기업)은 일반적으로 GWP의 대명사로 통하는데, 포춘 100대 기업의 정확한 명칭은 ‘일하기에 훌륭한 미국의 100대 기업(Fortune 100 Great Companies to work for in America)’이다. 이들이 눈길을 끄는 것은 훌륭한 시설뿐만 아니라, 그들의 제도나 방침 같은 것들이다. 포춘 100대 기업은 단지 일만 하는 곳이 아니다. 그곳에서 공부하고 휴식도 취한다. 먹고 마시고 놀고 사귀는 생활이 일터를 중심으로 영위된다. 이 같은 일터의 모습은 종종 최고경영자의 ‘튀는 행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요한 것은 튀는 행동의 이면에 기업의 분명한 경영 철학과 가치 체계가 있다는 점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살펴보자.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은 미국에서도 기업문화가 독특하기로 정평이 난 기업이다. 창업자 허브 켈러허(Herb Kelleher)는 재미있는 일터를 추구했는데, 조직이 추구하는 핵심가치는 사랑이다. 켈러허 회장은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다. 나아가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모든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유머가 넘쳐야 한다. 어떻게 하면 승객들을 즐겁게 할 것인지 늘 궁리한다. 예를 들어, 승무원이 기내에서 승객의 생일 축하를 위해 기타를 치거나 짐칸에 숨어 있다가 나와 승객을 놀라게 한다. 구성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재미있는 일터가 만들어질 때, 고객 만족도 가능하다는 것이 창업자의 경영 철학이었다. 켈러허 회장은 개인의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최대한 존중했다.
포춘 100대 기업은 경영 철학과 가치 체계가 탄탄하기 때문에 한두 가지의 제도나 방침이 무너져도, 새로운 형태로 정비되어 다시 시행되고, 회사의 경영 철학, 가치 체계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는 변함없이 이어진다. 상기 내용 외에 이 장에는 컨테이너 스토어 사례, TD인더스트리즈 사례, SAS 사례, 시노버스 파이낸셜 사례, 에드워즈 존스 사례 등이 소개되어 있다.
제5장 GWP는 어떤 곳인가
구성원의 입장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작업을 최초로 시도한 사람이, 바로 현재의 포춘 100대 기업 선정 주관자인 로버트 레버링이다. 로버트 레버링은 초기의 공동 연구자였던 밀턴 모스코비츠와 함께 불황 속에서도 여전히 이익을 내는 기업들을 찾아, 이런 기업들의 공통점을 찾아내고자 했다. 그러나 취합한 인터뷰 결과로도 훌륭한 기업의 공통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사람에 따라 동일한 제도에 대해서도 상반된 견해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연구 기관이나 매스컴이 훌륭한 회사로 지목한 기업과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랑스럽게 칭찬하는 회사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레버링은 하나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는데, 일하기 좋은 훌륭한 기업의 구성원들은 한결같이 경영진을 ‘신뢰’한다는 것이었다. 또 자신의 업무와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응답했다. 레버링은 이 연구 결과를 묶어, 1984년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이라는 책을 출판했는데, 이 책은 출판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될 만큼 독자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미국 기업과 독자들의 비상한 관심에 고무된 레버링은 다시 10년에 가까운 현장 조사와 연구를 거듭해, 1993년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속편을 출판했다. 이 책 또한 전편 못지않은 관심을 끌었다.
한편 레버링은 방법론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조사 대상 기업의 수에 있어서도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버링은 통계학 박사였던 부인 에이미 라이만(Amy Lyman)을 비롯한 여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표준화된 조사 도구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는데, 바로 오늘날 포춘 100대 기업의 선정 도구인 ‘훌륭한 일터 신뢰경영지수’가 그것이다. 이것은 흔히 레버링의 신뢰경영지수(Levering's Trust Index)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신뢰경영지수는 조직 내부의 관계의 질을 파악하기 위해 설계된 55개의 설문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들은 구성원들의 상사 경영진에 대한 신뢰, 업무와 회사에 대한 자부심, 함께 일하는 동료와의 재미 수준을 측정할 수 있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신뢰는 다시 믿음(credibility), 존중(respect), 공정(fairness)으로 나눠진다. 결국 레버링의 신뢰경영지수는 믿음, 존중, 공정, 자부심, 재미를 5가지 범주로 각각의 수준을 측정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레버링이 신뢰경영지수를 하나의 표준화된 신뢰 수준의 측정 도구로 정착시킨 것은 큰 의미를 갖고 있는데, 그동안 비교 평가가 불가능했던 기업 내부의 신뢰 수준을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볼 수 있는 벤치마크를 얻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뒤 레버링의 GWP 선정 작업이 많은 미국 기업들의 지지를 받고 있음에 주목한 <포춘>은 그에게 공동 작업을 제안했는데, 과거 10년에 한 번씩 발표하던 것을 매년 신년호 특집으로 조사 선정해 발표하자는 것이었다. ‘포춘 100대 기업’이란 명칭은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 등장하게 되었다.
GWP 모델의 확산
1998년부터 2003년까지 6년 동안 포춘 100대 기업의 리스트를 보면, 등위의 부침이 꾸준히 있었다. 그러나 약간의 순위 등락에도 불구하고, 톱클래스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기업들 -페덱스(FedEx), 퍼블릭스 슈퍼마켓(Publix Supermarkets), 메리어트 인터내셔널(Marriott International) 등- 이 있는데, 이 기업들의 경영 철학과 관리 방식은 경영 컨설턴트들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한편 포춘 100대 기업의 발표는 각 국가별로 GWP 모델에 근거해 기업의 신뢰 수준과 일터의 경쟁력을 비교해 보는 다양한 시도를 유발했는데, 중남미의 브라질, 칠레에서는 단발적으로 자국의 훌륭한 일터를 선정하는 직업이 있었고, 유럽에서도 영국, 스위스, 덴마크, 네덜란드, 포르투갈에서 레버링의 신뢰경영지수를 도구로 활용해 훌륭한 일터를 선정했다.
2002년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엘테크신뢰경영연구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주도해 ‘한경-레버링 훌륭한 일터상’을 제정하고 한국의 훌륭한 일터 20대 기업을 선정 발표했다. 2002년 20대 기업의 발표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이었다. ‘한경-레버링 훌륭한 일터 20대 기업’은 한국에서 기업의 순위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매우 드문 선정 제도인데, 유럽식으로 순위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특별 부문을 두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제6장 왜 기업문화를 바꾸어야 하는가
인재, 리더십, 신뢰
소수의 유능한 인재에 의해 윈도우나 게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 종업원 수천 명이 거뜬히 살아갈 수 있다. 따라서 그 같은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재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 그런데 사람은 기계처럼 투입에 비례해 산출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산출물은 투입량과 무관하게 0이 될 수도 있고 100이 될 수도 있다. 리더십은 그래서 중요해진 것이다. 사람이 주요 자산으로 떠오른 시대이기 때문이다. 칭찬, 대화, 설득, 유머와 같은 관리 기술이 중요해지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그러나 상사와 부하 직원 간에 서로를 불신하는 마음이 팽배한 상태에서, 상사가 부하를 칭찬한다고 부하 직원이 상사의 칭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겠는가? “저 양반이 왜 또 저러나.” 십중팔구 이런 반응이 나올 것이다. 결국 상사가 칭찬을 한다거나 유머 있는 언행을 보이는 것도, 부하 직원과의 관계가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는 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신뢰란 무엇인가 / 기업 경영에서 신뢰의 의미
기업에서의 신뢰는 대외적 신뢰와 대내적 신뢰로 구분되는데, 대외적으로는 채권자, 주주, 고객, 거래업체, 사회가 신뢰관계를 형성해야 할 대상이고, 대내적인 신뢰는 구성원들과의 관계를 말한다. 참고로 고객이 특정 회사의 제품을 신뢰한다는 것은, 제품이나 제품의 생산 과정, 생산 회사를 믿는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경쟁사보다 더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데, 이러한 시장 환경이 기업 간의 품질 경쟁을 촉발하게 되었다. 이는 기술 경쟁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어, 경쟁력이 없는 기업들은 도태되었고 살아남은 기업들 간의 기술 수준은 상향 평준화되었다.
그러나 이제 제품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제기하는 고객들이 늘어나, 기업간의 경쟁은 자연스럽게 거래 과정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얻는 데 모아졌는데, 고객만족에 대한 개념이 널리 확산되면서 거래 과정에 대한 많은 혁신과 개선이 일어났으며, 이는 거래 과정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거래 과정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 평준화되어 표준화된 서비스 기준만으로는 기업간의 서비스 경쟁력을 차별화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일선 현장에서 고객을 접하는 구성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순발력에 점차 의존하는 방식으로 고객 서비스에 접근하게 되었다. 결국 치열한 시장 경쟁이 기업들에게 인재의 중요성을 부각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기업들 간의 새로운 경쟁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구성원 상호간의 신뢰, 구성원과 조직과의 신뢰는 일터 자체에 활력을 불어 넣으면서 우수 인재를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유지할 수 있는 동인이므로, 기업들은 관계 관리를 통해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자산을 조직의 토대로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신뢰가 높으면 솔직해진다 / 신뢰가 높으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신뢰가 높은 일터에서는 구성원들 상호간에 서로 상대방을 신뢰하고 도와주려고 한다. 즉, 협력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관계의 질이 높은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의 영향력이 위에서 아래로 일방적으로 흐르지 않고, 상하 간에 토론이 활성화된다. 결과적으로 신뢰가 높은 일터에서는 리더와 구성원들 간의 관계에서, 영향력 행사가 쌍방향으로 활발하게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신뢰는 비용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신뢰가 없다면 거래 관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담보하기 위해, 별도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처음 거래를 트는 관계에서는, 상대방의 납품 실적이나 연구개발 능력, 재무제표, 영업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확인하는 과정은 모두 비용을 유발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한두 번 거래하여 신뢰가 쌓이면 많은 부분을 생략할 수 있어, 신뢰를 얻고 신뢰를 쌓는 것은 그만큼 거래 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건전한 기업문화를 위한 필수 요소
기업의 문화를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문화적 규범과 가치이다. 참고로 문화에는 이중적 속성 -문화 자체가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주지만, 반대로 구성원들 간의 사고와 행동도 문화를 형성하는 요인이 됨- 이 있는데, 기업문화에서 신뢰와 구성원들의 행동도 문화의 이러한 이중적 속성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겠다. 즉, 신뢰는 구성원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지만, 구성원의 행동 또한 신뢰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문화의 형성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신뢰도가 낮아 기업문화가 건강하지 못한 곳에서는, 정확하지 않은 소문과 험담이 떠돌게 되고, 반면 신뢰가 높은 기업문화에서는 구성원들이 서로 상대방의 사고와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더더욱 건강한 문화로 거듭나게 된다. 따라서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들고자 하는 관리자와 임원은 무엇보다도 조직 내부의 신뢰 문화 구축을 중요한 과제로 삼아야 한다.
제7장 개혁과 변화의 방향에 대한 다섯 가지 개념
GWP 관계 관리의 모델을 신뢰경영이라고 부르는데, 신뢰를 구성하는 세 가지 범주 -믿음, 존중, 공정성- 와 자부심, 재미를 합쳐 신뢰경영의 다섯 가지 개념적 범주로 부르고, GWP 구현을 위해서는 범주 안의 각각의 개념들을 향상할 수 있는 기업 나름의 제도와 방침을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믿음 - 은행보다 높은 사장실 문턱
신뢰관계를 위해서는 부하가 상사나 최고경영진을 바라볼 때 기본적으로 믿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상사나 최고경영진이 구성원들의 믿음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 가지 개념 -가시성과 접근 가능성, 정직성, 개인적인 역량- 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이 세 가지 개념들은 어느 것 하나도 등한시할 수 없다. 그러나 최고경영자나 상사라고 해서 슈퍼맨 같은 사람일 수는 없다. 상사나 최고경영진이 세 가지 개념 중 하나만이라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 준다면, 구성원들의 믿음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다.
존중 - 개인 생활도 배려하라
회사는 구성원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구성원을 존중한다는 것 역시 세 가지 개념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자기계발의 지원이고, 둘째, 참여의 보장이며, 셋째, 구성원간의 개인 생활에 대한 보살핌이다. 최근 들어 이슈가 되고 있는 ‘회사와 가정의 조화’는 구성원의 사적인 영역을 회사가 배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적인 면을 수용한 결과다. 이 같은 흐름에 맞는 제도와 방침들을 더 많이 개발하고 실행해야 한다.
공정성 - 잘한 사람 더 주는 것은 공정한 것
상하간 신뢰관계를 잘 지키려면 상사나 최고경영자가 무엇보다 자신이 통솔하는 조직을 공정하게 운영해야 한다. 우선 회사는 이익 배분에서 공정성을 지켜야 하는데, 공통의 이익 배분과 차등적인 성과급 배분을 동시에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차등적인 이익 배분이 없다면 조직은 오히려 활력을 잃어버릴 수 있고, 이익 배분을 하면서도 오히려 공정하지 못하다는 불평을 듣게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정한 이익 배분은 평가의 공정성과 기회의 공정성으로 연결된다. 참고로 평가는 다면적이어야 하는데, 평가 대상자의 상사, 동료, 부하 모두가 평가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자부심 - 일등과 최고의 경험이 낳는 힘
회사와 업무에 대한 자부심은 구성원들로 하여금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든다. 꼭 일등이나 최고가 아니더라도 지역사회에서 크게 기여하고 있는 기업, 특정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기업의 구성원들은 높은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아울러 상하간의 관계에 높은 신뢰 수준을 깔고 있다면, 자부심은 당연히 따라붙게 된다.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나, 무엇보다 상사는 부하 직원의 업무에 대해 꾸준히 의미 부여를 해 줄 필요가 있다.
재미 - 유머집 외워서 뭐 할 건데요
재미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 간에, 또 업무 자체에 대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재미라는 개념을 곧잘 유머와 혼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신뢰경영에서의 재미는 유머가 아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간의 재미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 감사, 인정, 칭찬 등을 통해서 높아지는 것이고, 또 업무에 대한 재미는 자신에게 맞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업무를 맡고, 주위 동료들의 협력을 통해 그 업무를 성취했을 때 얻을 수 있다.
제8장 진정한 리더는 누구인가
어떤 형태의 조직에서든 리더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과제 중심의 업무관리(task management)이고, 둘째는 업무 현장에서의 관계관리(relationship management)이다. 전문적인 지식과 스킬은 과제 중심의 관리를 위해서 매우 중요하고, 함께 일하는 구성원과의 관계를 관리하려면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날 서번트 리더십의 개념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서번트 리더의 철학과 행동이 상하간의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서번트 리더십의 연원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소설 『동방으로의 여행(Journey to the East)』에서 출발하는데, 이 소설은 동방으로 여행을 떠나는 순례단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 레오는 순례단이 여행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서번트였는데, 레오가 한동안 순례단을 이탈하면서 동방으로의 여행은 계획과는 달리 완전히 엉망진창이 된다. 소설에서는 이를 통해 순례단의 진정한 리더는, 서번트 역할을 담당했던 레오였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하겠다.
로버트 그린리프는 1964년 AT&T를 퇴사하기까지 38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는데, 1970년, 우연한 기회에 헤르만 헤세의 소설을 접하고, 레오의 모습에 크게 감명을 받아 서번트 리더십을 하나의 철학으로 정립했고, 직장생활과 대학 강의를 통해 얻은 연구 성과와 사례 분석으로 서번트 리더십의 개념을 더 구체화했다. 서번트 리더와 전통적 리더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서번트 리더는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자원이 부하들이라고 생각하는데, 전통적 리더는 부하가 많은 자원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둘째, 서번트 리더는 조직의 생산성을 측정할 때 일의 결과와 함께 구성원들 간의 자발적 업무 수행 정도를 평가하는데, 전통적 리더는 시간, 경비, 생산량 같은 가시적인 기준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셋째, 서번트 리더는 팀 성과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커뮤니티의 형성을 강조하는데, 전통적 리더는 개인의 경쟁심을 조장하여 부하들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넷째, 서번트 리더는 부하들의 능력을 믿는데, 전통적 리더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이 부하보다 우위에 있다고 여겨 부하들을 자신의 틀 안에 가두려 한다.
다섯째, 서번트 리더는 다른 사람을 신뢰하며 그들의 생각을 수용하는 개방적 가치를 가진 코치인 동시에 지원자인데, 전통적 리더는 자기중심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부하들이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줄 것을 요구한다. 여섯째, 서번트 리더는 구성원들을 위하여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할애하는데, 전통적 리더는 스스로 시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곱째, 서번트 리더는 목표 수립 과정에서 부하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서 정보를 공유하는데, 전통적 리더는 상의하달식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 있다.
제3부 위대한 기업을 향한 노력
제9장 포춘 100대 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
미국의 포춘 100대 기업은 일하기에 훌륭한 기업의 대명사이다. 이 기업들은 독특한 경영 철학과 가치 체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제도와 방침들을 개발해서 프랙티스(practice)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 프랙티스는 미국은 물론 다른 나라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몇몇 사례를 살펴보자.
고객과 기업의 접점은 ‘현장 종업원’
최고경영자의 방문을 항상 열어 놓고, 누구라도 찾아와서 의견을 개진하도록 하는 것이 이른바 오픈도어(open door) 정책인데, 오픈도어를 통해 실효를 거두는 기업은 사장실의 위치부터 다르다. TD인더스트리즈의 경우 일반 사무를 보는 부서의 한 켠에 사장의 집무 공간이 있다고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늘 구성원 곁에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한데, TD인더스트리즈의 잭 로웨 주니어 회장은 연간 20회 이상 무작위로 뽑은 10~15명의 종업원들과 조찬 미팅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오픈도어 정책도 물리적 환경과 조화를 이룰 때 실효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그것이 어려우면 문을 열어 놓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가면 된다. 미국의 유력 반도체 기업 자일링스(Xilinx)의 사장은 매달 부서를 변경해 가면서 한 달씩 현장에서 근무한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의 믿음을 끌어내겠다는 경영자의 실천 의지와 행동이라 할 수 있다.
회사와 구성원은 한 배를 탄 동지
GWP에서 나타나는 공통점 중의 하나는 무엇보다도 회사가 구성원을 존중한다는 점인데, 존중의 구체적 표현은 우선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아동교육 관련 업체인 브라이트호라이전스(Bright Horizons)는 ‘CDA(Child Development Associate)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이것은 전 직원에게 정식 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회사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존중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적극적으로 정책과 제도에 반영하는 노력을 통해서도 표출되는데, 제약회사 릴리(Lilly)에는 ‘어깨동무(Ride-along)’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임원들이 시간 날 때마다 영업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고객 서비스에 대해 한 수 배우고, 이것을 정책에 반영하는 제도이다. 또 구성원의 가정에 대한 배려는 인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는데, 제약회사인 화이자(Pfizer)는 저녁에 반찬거리를 사내 식당에서 가져갈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정의의 여신이 눈을 가린 이유
어떤 일의 결과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이 상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공정하다면 결과에 대해 승복하지 않을 수 없다. 포춘 100대 기업들은 공정하게 관리되는 다양한 평가 보상 제도를 가지고 있다. 합성섬유 제조업체인 고어앤어소시에이츠(Gore & Associates)는 사내 상설기구로 보상위원회를 운영하고, 동료들끼리 서로 평가한 결과를 금전적 보상 프로그램에 반영되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승진이나 인사이동에도 공정하기 위한 제도와 방침이 필요하다. 제조업체인 아킵코는 12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 직원 관련 제반 문제를 경영진과 함께 의논하고 있는데, 이 중 2명은 구성원 대표로, 인사와 보상이 공정하고도 일관되게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한다.
업무에 대한 끊임없는 의미 부여
자부심 고취는, 구성원들이 현재 몸담고 있는 소속 집단과 자신이 희망하는 준거 집단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데, 전 세계에 6,000여 개의 매장을 가진 스타벅스(Starbucks)는 ‘지역과 하나되기(Commitment to Origin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이 진출해 있는 지역사회나 환경 문제에 대해 이슈를 제기하고, 그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배려하는 마음이 일하는 재미를 낳는다
일터의 재미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높이려는 노력과 활동이 필요하다. 금융회사인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의 휴가 나누기(time for giving) 프로그램은 이 같은 성격을 띠게 되는데, 구성원들은 각자의 휴가 시간을 최대 2일까지 원하는 동료에게 기증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모아진 시간은 심각한 병에 걸린 동료나 배우자, 부모의 간병을 위해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한 동료에게 전달된다. 즉 구성원이 서로 가족처럼 느끼고 도와가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팀워크가 향상되고 협력의 수준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제10장 국내 기업들의 베스트 프랙티스
“인정받으면 기분 좋지요” - 삼성SDI의 기네스 히어로
삼성SDI에는 ‘기네스 히어로’ 제도라는 것이 있다. 한마디로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신기록 인증 제도다. 회사는 ‘도전과 개척 정신을 장려하고 기록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록 보유자가 얻는 것은 명예인데, 기네스 히어로에 선정된 임직원에게는 사장 명의의 인증서와 사원증에 부착할 스티커를 준다. 이렇게 구성원을 적극적으로 인정해 주는 문화는 훌륭한 일터의 공통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팀 단위의 기록도 인증하기 때문에 팀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도전할 수 있는 열린 가능성 - 모토로라코리아의 사내 우선 충원제
모토로라코리아는 사내충원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조직 개편으로 새로운 자리가 생겨났을 때 인사팀은 사내 공고를 하고, 해당 자리로 이동을 원하는 사람은 지원 요강에 따라 지원부서의 매니저와 면접을 갖는다. 지원부서의 매니저가 OK사인을 주면 지원자는 현재 소속된 부서의 매니저에게 의사를 전달하는데, 이때 현재 부서의 매니저는 이견을 달지 않고 지원자의 의견을 존중하여 다른 부서로 보내 주어야 한다. 물론 내부 지원자가 없는 경우에는 외부에서 충원하는 절차로 넘어간다.
사내충원제가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그것이 구성원들의 경력관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제도와 함께 운영될 필요가 있다. 모토로라코리아는 분기별로 한 번씩 구성원의 업무 성과나 능력, 경력관리 등을 매니저와 의논하는 미팅을 실시한다. 이 미팅에서 업무 목표를 짜는 것은 물론 이를 위해 필요한 장애 요인의 제거나 지원 사항도 논의된다. 나아가 스스로 원하는 교육 과정을 설계하기도 하고 자신의 적성을 고려한 경력관리를 위해 필요한 회사의 지원과 배려를 점검하기도 한다.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 CJ의 카페테리아식 복리후생
CJ는 카페테리아식 복리후생 제도를 1998년에 본격 도입했는데, 우선 법적 복리후생을 제외한 기존의 복리후생 항목 중에서 카페테리아 방식으로 전환하여도 무리가 없는 선택형 항목을 선정하고, 추가로 전환된 항목 이외에 카페테리아 메뉴로서 제공할 항목을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선정했다. 제도 도입 초기에 제공된 메뉴는 종합 검진, 콘도 이용, 선물, 문화생활 지원, 자기계발 지원 등 다섯 가지였다. 현재는 이러한 도입 절차에 따라 정착된 카페테리아 제도 하에서 매년 12월 다음 연도의 제공 메뉴와 개인 예산이 확정 공지되고, 연도 중에는 메뉴의 변화나 개인 예산의 가감이 없다. 2001년부터는 주택자금 대부, 학자금 대출 등 일부 요건형 복리후생 항목을 카페테리아 방식으로 전환했다. 요건형이란 결혼을 했다거나 자녀가 취학하는 등의 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상기 내용 외에 LG석유화학의 대화경영 사례, 페덱스 코리아의 하이파이브 사례, 한국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의 피드백 상자 사례, 동부화재의 멘토 제도 사례, 이수화학의 퇴직자 트랙킹 사례, 삼성전자의 아웃플레이스먼트 사례, 한국 피자헛의 챔스챌린지 사례, 한일시멘트의 성과 배분 보상제도 사례, 한솔제지의 바로바로 포상제 사례, 삼성 SDI의 Welcome New Family 사례 등이 소개되어 있다.
제4부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가는 길
제11장 변화관리의 핵심 원칙은 무엇인가
GWP 변화관리 모형을 이해하려면 우선 다음의 세 가지 원칙을 이해해야 한다. 첫째, GWP 변화 방향은 ‘위로부터의 변화’를 기본으로 한다는 것이다. 최고경영자가 먼저 GWP를 자신의 경영 이념이자 철학으로 확고히 해야 하고, 임원은 이를 지지하고 조직 내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중간 관리자는 GWP를 직접 전파하고 조직 내에서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은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문화적 토대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GWP 변화관리는 ‘여정에 대한 관리’라는 것이다. GWP는 기업문화를 바꾸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과 그에 걸맞은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GWP 변화관리를 위해서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략이란 단어를 가장 함축적으로 잘 나타내는 말은 ‘선택과 집중’인데, 즉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목표 청중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는 방법을 택하지 않으면 힘은 힘대로 들고 효과는 없다는 것이다. 넷째, GWP 변화관리는 기업문화를 변화시키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즉 문화의 변화는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변화 활동을 추진함으로써 가능하기 때문에, 그 변화관리는 전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제12장 세부 활동은 어떻게 할 것인가
최고경영자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GWP는 경영자의 경영 철학으로, 기업의 핵심가치로 자리매김해야 하는데, GWP 변화관리란 이러한 경영 철학을 기초로 구성원간의 관계의 질을 강화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GWP 구현을 위한 변화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부분은 바로 최고경영자이다. 최고경영자는 비전 제시와 변화 주도 단계에서 조직 전체에 변화의 신호를 보내고 전사적인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경영자와 관리자들이 주체가 되어 모든 구성원들이 GWP를 향한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엔진을 점화해야 한다.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목표를 설정하라
최고 경영자는 핵심 가치를 명확히 한 후 임원진과의 교감을 통해 기업문화의 비전을 그리는 과정을 이행해야 한다. 즉, 우리 회사의 GWP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것인가를 회사의 특성에 맞추어 이미지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참고로 임원 및 관리자들에 대한 공감대 형성은 여러 가지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서 전개가 가능하겠지만, 대면접촉(Face-to-Face)만큼 강력한 커뮤니케이션채널은 아직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의 워크숍에서는 각 조직별로 GWP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세분화된 자료를 제공하고, 각 조직이 자신들의 강점/약점을 파악하고, 목표를 설정하여 전개할 수 있도록 비교 분석 자료를 함께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임원과 중간 관리자가 변해야 한다
임원과 조직 책임자들의 리더십 변화는 GWP 구현을 위한 핵심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 특히 임원 계층은 계속해서 저항세력으로 남기 쉽다. 따라서 임원이나 관리자들에게 먼저 자기 선언을 시키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리더십 진단을 통해 먼저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자료를 마련한 후, GWP 비전을 선포하듯이 위에서부터 다시 대면접촉 방식의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게 하라
이 단계는 변화의 메시지를 인지한 구성원들이, GWP 구현을 위한 전사적인 노력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조직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GWP를 향한 액션을 일으킬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는 단계인데, 이 경우 이러한 구성원에 대한 대대적인 프로그램 전개는, 위로부터의 변화가 어느 정도 성숙된 후에 해야 효과가 크고 강력하다.
참고로 조직구성원의 계층은 크게 주도적 후원자(initiating sponsor), 실무적 후원자(sustaining sponsor), 변화 전도사(change agent), 변화 참여자(change target)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처럼 전 조직구성원을 대상으로 하여 변화관리를 하기 전에 반드시 구축해야 하는 것이 ‘변화전도사’라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다. 변화 전도사란 변화를 실질적으로 일어나게 만드는 조직문화 담당자 집단인데, 각 지역에서 프로젝트팀원 분신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GWP 개념을 제도와 방침으로 정착시켜라
제도와 방침으로서의 GWP 개념 확산 단계는, 전 조직에 GWP 개념이 확산됨에 따라, 회사 내의 기존 제도와 방침을 이러한 새로운 경영 철학에 부합하도록 바꾸고 맞춰가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GWP 정착을 위한 진행에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인데, 새로 생기는 환경ㆍ제도 혹은 변경되는 환경ㆍ제도에 대하여 GWP 구현이라는 통합된 개념을 가지고,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13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무엇인가
GWP 변화관리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은 새로운 변화 도입을 위해 전 조직의 모든 구성원에게 변화에 대한 확신을 심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확신을 심어 주기 위한 전략은 관련자들에게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변화에 대한 주체 의식을 심어주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청취자를 파악하라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변화의 목적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활동에 기초해야 함. 전략에는 궁극적으로 이루려는 비전과 함께 어떻게 전체적인 변화를 지원할 것인지 언급해야 한다.
실행계획 시간표를 짜라
커뮤니케이션 실행계획은 말 그대로 실행을 위한 일정별 계획을 잡는 것이다. 메시지 전달대상,커뮤니케이션 수단, 주기와 빈도 등의 피드백 방안에 대하여 각각의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에 대해 정의해 놓음으로써 실행계획이 완성되는 것이다.
간단명료하게 하나씩 전달하라
커뮤니케이션 자료를 개발할 때 반드시 명심할 것은 한꺼번에 많은 메시지를 담으려 하지 말고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여러 개로 쪼개서 던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구성원들에게 반드시 피드백하라
변화관리의 최종목표는 전 구성원 모두를 프로젝트 팀원과 같이 만드는 것이다. 한사람 한사람의 의견을 소중히 수용하고 이를 반영하고자 노력할 때 구성원들은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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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휴일날 쉬는곳이 좋은 곳이재...